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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익산역에 다녀오다 백구면에 심상정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는 걸 보았다. 거기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농민 기본소득 보장"


그걸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현수막이 걸려 있는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기본소득이란 개념을 알까? 아무리 좋은 뜻이어도 그 말이 어려우면, 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사람들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아닐까? 


기본소득 대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단어를 넣는다면 역시나 월급밖에는 없겠다. "농민의 월급 보장!"이라고 적는다면 머리에 확 들어오겠다.
'뭣이여? 나라에서 농민에게 월급을 준다고? 아니 왜 나라에서 농민에게 월급을 준다냐? 우리가 공무원인가?' 하는 말들이 돌고 돌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과거 조선의 농민들도 북쪽 빨갱이들이 그 한 맺힌 땅을 공짜로 나누어준다는 소문에 웅성웅성했던 것 아니겠는가? 그런 민심을 읽고 마지못해 남쪽에서도 토지개혁이란 시늉을 낸 것이 아니겠는가?


몇몇 지자체에서 농민 월급제라고 벼 수매를 전제로 한 요상한 제도를 먼저 시행하고 있긴 한데, 누가 먼저 썼으면 어떠랴. 그냥 쉽고 확 다가오는 말로 바꾸어버리면 좋겠다. 기본소득이라 하면 가만 있어도 준다는 느낌도 들지만, 월급이라 하면 무언가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도 생기는 것 같고 좋지 않은가? 나라에서 월급을 주고 대신 농민들에게 어떤 어떤 것들을 지키고 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에도 좋지 않은가? 


나도 나라에서 월급을 주고 일 좀 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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