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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선생 묘 맞은편에는 성호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2002년에 개관했으니 어느덧 8년이 되었네요.

저는 안산에 사는 5년 동안 오늘을 포함해 2번 가보았습니다.

 

 

 

입장료는 아주 쌉니다. 볼거리에 비하면 좀 비쌀 수도 있지만, 안산에 살면서 한 번쯤은 가볼 만한 곳입니다.

어른은 500원, 아이는 200원이고,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는 무료지요.

 

 

 

1층에 들어서니 선비들이 쓰던 물건을 간단히 전시해 놓았습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복숭아 모양의 연적입니다.  

 

 

다음은 '고비'라고 하는 물건입니다. 편지나 간찰을 사진처럼 모아 놓는 것이라 합니다. 예쁘네요.

 

 

붓을 걸어 놓는 붓걸이도 참 보기에 좋습니다. 은은한 먹향이 나는 듯하지요.

 

2층은 전시실입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고 전시물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만, 안산과 조선 후기의 실학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제가 사는 동네인 일동(옛 첨성리 또는 점성리)와 성호 선생의 관계를 해설한 안내판입니다.

 

 

전시실에는 없지만 계곡 장유 선생의 시 한 수가 눈에 띄어 적어 봅니다.

농사짓는 사람에게는 재밌는 내용입니다.

 

남정네는 하얀 대오리갓 머리에 쓰고

여인네는 푸른 무명치마

삶은 박에 오이 썰어 생새우도 듬뿍 얹고

이 빠진 옹배기엔 막걸리가 찰랑찰랑

풀 덮인 언덕 위 뽕나무 그늘 아래

앉자마자 사방에서 꽃피우는 농사 이야기

저쪽은 이쪽보다 김매기가 늦었다느니

아랫배미가 윗배미보다 더 잘 됐다느니

잔 돌리는 소년들에 노인들은 거나해져

짧은 옷소매, 일어나서 춤도 절도 덩실덩실

일 년 내내 고된 농사 이 날 하루 즐거움

농촌 들녘 모든 근심 이 날만은 잊고 사네

                   <이하 생략>

 

 

성호 이익 선생의 반숙가도 재밌는 내용입니다. 안내판이 있으니 그걸 보시죠.

 

 

그밖에 귀한 자료로는 성호 선생과 그 학통을 이어받은 제자들의 친필 서찰 등입니다.

 

먼저 이익 선생의 친필입니다. 솔직히 뭐라고 썼는지 하나도 모르겠군요.

이런 암호문 같으니라고...

 

 

 

다음은 성호의 큰 제자이면서 "동사강목"의 저자인 순암 안정복 선생의 친필 편지입니다.

이때는 종이가 귀한지라 쭉 쓰다가 칸이 모자라면 빈곳에다가 빽빽하게 다 채웠답니다.

요즘은 종이 아까운지 모르고 막 쓰지요. 뭐든 풍족하면 소중함을 잊게 마련입니다.

 

 

다음은 성호 이익의 제자이면서 조카이기도 한 이용휴의 친필입니다.

글씨를 참 예쁘게 잘 쓰지요. 이 정도만 되어도 알아보겠는데 말이죠.

내용은 조카의 자字를 지어주면서 쓴 글입니다. 

 

 

 

다음은 마찬가지로 여주 이씨 집안의 사람인 이가환의 편지입니다.

여주 이씨 집안에 학자들이 많네요. 제가 아는 분도 한학자셨는데... 

 

 

말씀드렸다시피 성호기념관은 규모가 크지 않아 이렇게 구경하는 데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지나는 길에 잠시 숨 좀 돌리며 느긋하게 둘러보기에 적당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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