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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누구나 싸지만 말하지 않는 것.

'밥' 잘 먹었냐고는 인사하지만 '똥' 잘 쌌냐고는 인사하지 않는 것.



솔직히 혐오스러움이 드는 똥도 많았지만, 소똥거름으로 대신한다. 그냥 똥만 있으면 거시기하지만, 이렇게 거름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면 흐뭇해진다. 보라, 소똥이 마치 마가레트 과자 같지 않은가?



'똥'은 함부로 입에 올려서는 안 될 하나의 금기다.

특히 방송에서는 '똥'이야기는 그저 웃긴 소재의 하나이거나 자막으로도 처리되지 않는 X라고만 나오는 그러한 것으로 취급된다.


왜 '똥'은 이렇게 금기시되었을까?


첫째, 위험함 때문일지 모른다. 똥을 먹으려고(분해하려고) 달려드는 각종 벌레와 미생물들로 인해 똥과 가까이 살면 병에 걸린다는 경험이 똥을 위험한 것으로 여기도록 만들었을지 모른다.

둘째, 같은 맥락이지만 더러움 때문일지 모른다. 그렇게 병을 일으키는 무서운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더럽다고 생각하게 되었을지 모른다. 

셋째, 냄새 때문일지 모른다. 똥에서 꽃향기가 나는 사람은 없다. 뭔가 이상하고 기분 나쁜 냄새가 풍긴다. 그것으로 인하여 똥을 기피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똥, 이게 그렇게 나쁜 것일까? 사람들에게 똥 이야기만 하면 자지러지며 싫어하니 말이다.

아니다. 똥은 나쁘지 않다!

농사에서는 똥만큼 구하기 쉽고 효과 좋은 거름이 없다. 한마디로 농사에서 똥은 소중한 자원이다.

하지만 우리 현대인들의 삶에서 똥은 더럽고 쓸모없는 것으로 취급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양변기에서 똥을 싸고 물과 함께 정화조로 내려버릴 것이다. 그걸 똥차가 와서 퍼 가고, 그렇게 퍼 간 똥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뒤 슬러지화되어 바다에 내다버린다. 

이제는 그것도 못하게 되었다. 2013년부터는 런던협약에 따라 분뇨의 해양투기가 금지되었다(http://blog.daum.net/stonehinge/8725869).


그렇다면 이러한 똥을 내다버리는 것이 아니라 되살리는(?) 일이 필요하다. 

똥을 되살리려면 우리의 주거구조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양변기에서 편하게 똥을 흘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퇴비변기 같은 걸 설치하여 똥을 모아 발효를 시켜야 한다. 

그렇게 주거구조를 뜯어고친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꾼다는 것을 뜻한다.


똥으로 거름을 만든다고 하여 더러운 푸세식 화장실을 떠올리곤 한다. 그건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엉성하고 서둘러 화장실을 만드느라 그랬던 것이지, 제대로 생태농업을 실천하는 곳에서는 이처럼 화장실이 깔끔하다. 저 뚜껑을 열고 똥을 싸면, 똥이 아래로 떨어지고 거기에 톱밥이나 재를 뿌려주면 끝이다. 그러면 지들이 알아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발효가 이루어진다. 물론 냄새를 맡으려고 킁킁거린다면 똥냄새가 약간 날 수는 있지만 지독하지 않다. 오히려 향긋하다고 할까나? 



서양에서는 오히려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이렇게 퇴비변기통을 대량 제작하여 보급한다. 얘네들은 늘 보면 나쁜 건 지들이 먼저 시작해 놓고 우리가 그걸 따라할 때쯤 되면 지들은 다시 우리가 옛날에 쓰던 방식을 개량해서 활용한단 말이지. 그래서 서구사회를 따라가다가는 평생가도 뒷꽁무니만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로 각자 주체적으로 문화를 향유해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단 말이지.


아무튼 이에 대해서 KBS에서 방영한 환경스페셜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http://goo.gl/C6FBS

이외에도 똥을 다루는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있으니 찾아서 보시는 것도 좋다.


'똥'을 되살리려면 똥을 공부해야 한다! 똥만 잘 싼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아래와 같은 책들이 출판되어 있으니 열심히 읽고 '똥'을 공부하자.


농사에서 똥은 어떠한 의미인가를 이야기하는 안철환 샘의... <시골똥 서울똥> http://goo.gl/cDp2S

우리가 이미 다 하고 있는 방법인데 외국인이 실천했다는 점이 재밌고 놀라운... <똥살리기 땅살리기> http://goo.gl/1Nf6Y

청소년들에게 똥이 밥이고, 밥이 똥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쉽게 이야기하는... <똥이 밥이다> http://goo.gl/xifsx

똥에 대한 조금은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두 권의 책... <똥> http://goo.gl/mflS7  http://goo.gl/3tehF



똥만 알아서야 쓰겠는가! 똥을 눌 뒷간도 알아야지.

그런 의미에서 뒷간 관련 책들도 있다.


이동범 샘이 직접 발로 뛰어 조사한 한국의 뒷간들 이야기... <자연을 꿈꾸는 뒷간> http://goo.gl/lpK5b

민속학의 대부 김광언 샘의 학술적 뒷간 이야기... <뒷간> http://goo.gl/p61FY

그렇다면 서양의 뒷간은 어떠한가? 서양 뒷간 이야기... <화장실의 작은 역사> http://goo.gl/hFC0n



이와 함께 읽으면 재밌는 책들로는 다음이 있다. 

전통농업에서 똥이 얼마나 소중한 자원이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4천년의 농부> http://goo.gl/iY7Pc

<농업이 문명을 움직인다> http://goo.gl/Dl4G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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