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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인간의 건강, 동물의 복지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육류 산업의 미래는 어떠할지  씨에게 물었다. 




육류의 경제학은 무엇인가?

식량과 농업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부문 가운데 하나이다. 우린 더 이상 인구의 76%가 농업에 종사하던 14세기에 살지 않는다. 하지만 농업은 여전히 전 세계 모든 노동자의 26%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육류 공급망에 종사하는 사람들 -도살업자, 포장업자, 유통업자, 요리사- 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2016년 세계의 육류 생산은 3억1700만 메트릭 톤으로 추산되며,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육류 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수치는 900억 달러에서 7410억 달러까지 매우 다양하다. 

영국에서 농업에 직접 고영된 사람의 숫자는 2% 미만이지만, 먹을거리 사슬에는 현재 농업 관련 기업, 유통업, 방송연예 부문까지 포함된다. 영국의 환경식품농림부에 의하면, 2014년 식품과 음료 제조업 부문이 경제에 270억 파운드, 고용에 380만 명을 기여했다.

육류 생산이 여기에 하는 기여를 -특히 세계적으로- 분리하기란 쉽지 않다. UN 식량농업기구는 가축은 전 세계 농업 생산물의 가치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고 13억 인구의 생계와 식량안보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동물복지란 무엇인가?

영국에서는 약간 불쾌한 이름인 “Humanity Dick” (실제 이름은 Richard Martin)으로 가축에게 잔인하고 온당치 않은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1822년에 통과되어 동물복지를 규제해 왔다.

그러나 동물복지와 동물권이란 발상은 여전히 논란거리이다. 1975년 철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가  <Animal Liberation>에서 인간과 동물 사이의 경계가 완전히 임의적이라고 주장했다. RSPCA (19세기에 설립됨) 같은 운동단체에서는 오랫동안 동물복지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싱어의 책이 현대 동물권 운동을 시작한 건 틀림없다. 

여러 운동과 압력의 결과 많은 규제가 생겼다. 1998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농업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동물에게 “다섯 가지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명시한  지시문을 통과시켰다.  굶주림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불쾌함으로부터의 자유,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부상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가 그것이다.  2009년 리스본 조약에서는 동물을 자각이 있는 존재로 인정했다. 

2012년 국제 과학자 단체가 의식에 관한 캠브리지 선언(Cambridge Declaration on Consciousnes)에 서명하기 위해(스티븐 호킹이 참석함) 캠브리지 대학에 모였다.  이 선언은 which declared that “증거력이 인간만 의식을 생성하는 신경학의 기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모든 포유류와 조류 및 문어를 포함한 다른 여러 생물 등을 포함한 인간이 아닌 동물도 이러한 신경학의 기질을 소유한다”고 선언했다.

세계적으로 동물의 건강을 위한 세계 기구인 OIE에는 여러 표준이 마련되어 있다.



문화적, 사회적 중요성은 무엇인가?


요리된 육류는 호모 사피엔스를 특징짓는 커다란 두뇌에 부분적인 원인이 되었을 것이며 인류를 우리가 현재 있는 곳에 있도록 했을 것이다. 요리는 고기(그리고 채소)의 열량을 날것보다 소화하여 흡수시키기 쉽게 만들었다.

그리고 특정 동물의 가축화 –그와 함께 야생 곡식과 채소의 작물화–는 “비옥한 초생달”지역에서 인류 농경사의 시작을 알렸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육류의 사냥과 사육은 우리의 설화와 신화, 법률과 종교 체계의 일부가 되었다. 방탕한 아들을 위한 살찐 송아지, 잉글랜드의 왕족이 아닌 누구도 사냥할 수 없는 지역을 만든 중세의 숲 법률, 이드 알 아드하의 시작을 알리는 희생양,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가 모험을 마칠 때마다 구워 먹은 멧돼지 등이 그러하다. 

그런데 육류는 여전히 인간의 삶에 중요한가?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고기를 먹어 왔기에 늘 그래야 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식이 영양분과 단백질을 다른 데에게 얻을 수 있다면, 그럴까?



아일랜드에서 크리스마스용으로 사육되는 칠면조. Photograph: Clodagh Kilcoyne/Reuters





육류 생산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밀과 닭, 돼지가 뒤섞인 옛날식 비전도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농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12년 1만 달러 미만의 매출을 올릴 만큼 소규모였다. 그러나 20세기는 어떻게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산출은 최대화하느냐는 산업혁명의 원리가 농업에 적용되는 걸 보여주었다. 


그 결과 닭이 처음으로, 다음은 돼지,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소를 대상으로 하는 공장식 축산이 생겼다. 생산자들은 동물들을 실내에 가두어 곡물을 먹일 수 있으며, 그곳에서 훨씬 더 빨리 자라고 살이 찔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1925년 이후, 미국산 닭의 출하일수는 112일에서 48일로 줄어든 반면, 그 무게는 1.13kg에서 2.81kg으로 급증했다. 

돼지와 소의 사육이 그 뒤를 이었다. 암퇘지는 임신하고 4주 동안 분만틀에 가두어, 혹시나 새끼를 깔고 뭉개는 일을 막는다. 산업용으로 사육하는 돼지는 실내의 울타리 안에서 그들의 삶을 보낸다. 소 사육도 현재 풀밭이나 외양간이 없는 사육장에서 삶의 마지막 몇 달 동안 살을 찌우게 하며 그와 비슷하게 능률화되고 있다.



육류는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산업형 육류 생산은 환경 문제 이외에도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다. 살모넬라와 캄필로박터 같은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박테리아 감염은 대규모 농장을 통해 확산될 수 있다. 이러한 병원균이 농장과 도축장 주변의 환경으로 침투하여 인간이 질병에 걸리게 만드는 일이 현대의 주요한 걱정거리이다. 

동물의 항생제 사용과 인간의 항생제 내성 문제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논란인데, 과학자와 정치인은 이것이 문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인정한다. 그 양은 막대하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모든 항생제의 80%가 농장 동물에게 쓰인다. 영국의 독립된 항균제 저항성 검토 위원장 Jim O’Neill 씨가 실행 권고안을 발표했을 때, 농업 부문에서 불필요한 항생제의 사용을 줄이는 일이 그 세 번째 항목이었다. 



현행 농업 모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농업 모델과 유형의 다양한 영향을 분리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여러 측정은 경작지 대 가축, 또는 산업형 대 소농을 구별하지 않고 농업의 영향을 조사한다. 그러나 다음의 정보는 문제의 규모를 가리키기 시작한다. 



양분이 풍부한 농장에서 유실된 결과 여름철 프랑스의 강에서 부영양화가 일어났다. Photograph: Alamy Stock Photo




  • 물 사용

육류의 물 발자국에 대한 2010년의 유력한 연구에 의하면, 채소는 1kg당 약 322리터, 과일은 962리터의 발자국을 가지는 반면 육류는 훨씬 더 목이 마르다. 닭고기는 1kg당 4325리터, 돼지고기는 5998리터, 양과 염소고기는 8763리터, 소고기는 1만5415리터로 엄청나다. 일부 비육류 농산물도 꽤 많은 물이 필요하다. 견과류는 1kg에 9063리터였다.

이러한 수치를 맥락에 넣으면: 지구는 담수의 저수지와 대수층이 마르면서 늘어나고 있는 물 제약에 직면해 있다. 어떤 사람은 농업이 오늘날 세계에서 사용하는 물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추산했지만, 2013년의 연구에서는 담수의 92%까지 사용하는데 그 가운데 1/3은 동물성 산물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 수질 오염

농장은 여러 방식으로 수질 오염에 기여한다. 그 가운데 일부는 경작과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다른 일부는 가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세계의 곡물 가운데 1/3이 동물에게 공급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FAO는 작물 생산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축 부문이 수질에“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수질 오염의 유형: 양분(비료와 축산 분뇨의 질소와 인), 농약, 침전물, 유기물(식물체와 가축 분뇨 같은 산소를 요구하는 물질), 병원균(대장균 등), 중금속(셀레늄 등), 새로 출현한 오염물질(약품 잔류물, 호르몬, 사료 첨가물). 

그 영향은 광범위하다. 부영양화는 양분과 유기물(동물의 분뇨, 남은 사료와 작물 잔여물 등)이 과다하여 발생한다. 그로 인해 조류와 식물이 지나치게 성장하며 물속의 산소를 모두 소모해 다른 종을 희생시킨다. 2015년의 검토 결과, 이미 415곳의 연안이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농약 오염은 농경지에서 풀과 곤충을 죽일 수 있으며, 먹이사슬이 미치는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동물에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과 인간의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는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완전한 자료를 아직은 얻지 못했지만, 항생제로 인해 수질이 오염된다(동물을 거쳐 물로 간 이후에도 계속해서 활발하게 살 수 있음)는 건 틀림이 없다. 


  • 토지 사용과 산림파괴

가축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토지를 이용한다고 FAO는 말한다. “방목지와 경작지를 포함한 모든 농경지의 약 80%가 사료 생산에 전념한다. 사료 작물은 전체 농경지의 1/3에서 재배되는 한편, 목초지가 차지하는 전체 토지 면적은 얼음이 얼지 않는 육지 표면의 26%에 맞먹는다.”


  • 기후변화

농장에서 수저까지 육류 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GHG)의 양을 정확히 산출하기란 어렵다. 탄소 배출량은 그런 식으로 전체 유통망을 따라 공식적으로 계산되지 않기에, 많은 복잡한 연구와 계산이 그 격차를 보완하려고 시도해 왔다. 

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에 의하면, 농업과 임업, 기타 토지의 이용은 온실가스의 24%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동물 사육의 역할을 집어내려는 시도에서는 6-32%라는 엄청난 차이로 나타났다. Meat Atlas에 의하면 그 차이는“측정 기준에 달려 있다.”가축만인지, 아니면 다른 많은 요소를 포함하느냐? 서로 다른 양식의 농업은 배출 수준도 다르다: 이는 조방한 농업 대 집약적 농업, 그리고 재생 농업-탄소를 격리하면서 기술과 기술을 결합해 토양 및 생물다양성을 재생하는 걸 목표로 하는 모델- 에 관한 활발한 토론을 일으켰다.

이 부문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은 어떠한가? 2017년의 의의가 큰 연구에서는 세 육류 기업 JBS, 카길, 타이슨이 프랑스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음을 밝혔다. 



브라질 아마존의 소 무리. Photograph: Rodrigo Baleia





다음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들은 유일한 건강한 방식으로 채식주의를 주장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모든 미국인이 쇠고기를 콩으로 대체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동의한 온실가스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까워질 것이라 한다.  

그러나 몇 가지 대안이 있다. 품질을 향상시키면서 섭취하는 양을 줄이는 걸 많은 환경단체에서 지지한다. 하지만 이런 육류는 어디에서 구하는가? 유기농 운동은 알프레드 하워드 경의 선구적인 업적에 기반을 하고 있다. 그건 상대적으로 여전히 적다. 유럽에서 5.7%의 농경지만 유기적으로 관리된다. 하지만 영향력이 있다. 생명역동농법과 퍼머컬쳐 같은 다른 농업 모델도 있다. 최근에는 일부 혁신가들이 혼농임업과 산지축산, 보존농업 또는 재생농업의 형태로 환경의 원리와 기술을 융합해 탄소 격리, 높은 생물다양성, 우수한 동물복지를 모두 포함시킨 농법을 창안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관리된 방목(소들을 이동시키며 방목하는 걸 포함하는 기술)이 탄소를 격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한다. 그러나 유기농과 생명역동 육류에는 인증표시가 있지만 재생농법은 아직 그렇지 않다. 그래서 농부를 직접 알아보아야 한다. 


읽을거리

The UN Food and Agricultural Organisation has a huge collection of data, and has also published some crucial reports on this issue, including the groundbreaking Livestock’s long shadow.

The Meat Atlas.

Some institutions doing interesting research include SustainThe Institute for Agriculture and Trade PolicyBrighter GreenSustainable Food TrustIPES-food

Farming bodies the National Farmers’ Union, the Farm Bureau, Copa-Cogeca.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news/2018/may/07/true-cost-of-eating-meat-environment-health-animal-welfare?CMP=share_btn_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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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농부라서 가족과 함께 귀농하여 생명역동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사는 이탈리아의 페드리니 가족의 "파스타 이야기"... 한국에도 이런 가족들이 있지. 아무튼 멋있다.



A Pasta Story from The Perennial Plate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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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우시니아(Ἐλευσίνια). 이는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와 그녀의 딸이자 봄의 여신인 페르세포네를 기념하여 매년 그리스의 엘레우시스라는 곳에서 열리던 의식이었다. 하데스가 대지의 여신에게서 봄을 납치해 갔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신화이다. 그에게 페르세포네가 납치를 당하자 데메테르는 9일 동안 횃불을 치켜들고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딸을 찾았다고 한다. 그렇게 수소문한 끝에 하데스가 자신의 딸을 납치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와 원망으로 엘레우시스라는 곳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자, 땅이 황폐해지며 세상의 작물들이 메말라 버렸다. 이에 신들도 인간에게 제물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결국 제우스는 1년 중 1/3은 하데스가 사는 지하세계에 있다가 나머지는 어머니인 데메테르와 함께 있도록 조치했다.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1년 중 1/3의 기간(늦가을부터 겨울) 동안 봄이 땅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튀어나온다(spring)고 생각했나 보다. 그래서 엘레우시니아는 그때를 기념하며 축하하던 의식이 아니었을까?


동양문화권에서 보면, 春은 艸와 屯과 日의 합성어이다. 이는 날이 따뜻해지면서(日) 땅속에서 조금씩(屯) 풀이 솟아나는 모습(艸)을 뜻한다. 페르세포네가 그 어머니인 데메테르와 만난다는 그리스인들의 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아래는 엘레우시니아 의식을 묘사한 장식판이다. 오른쪽 위에 작은 상자를 깔고 앉아 있는 사람이 바로 데메테르이고, 그 옆에 페르세포네가 횃불을 들고 서 있다.





다음은 풍요의 뿔을 들고 있는 데메테르의 모습이다. 혹시 생명역동농법(바이오다이나믹)은 이 데메테르 여신이 지닌 풍요의 뿔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는가? 이 농법에서는 소뿔을 이용해 퇴비를 만드는데, 이와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난 아직도 왜 소똥을 소뿔에 넣어 증폭제라는 것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직접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 뭔가 효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너무 신비주의적이긴 하다. 여기로 들어가면 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wjl83&logNo=150004634252


참고로 생명역동농법은 독일의 루돌프 슈타이너라는 사람에게서 시작하여 세계 곳곳에 퍼진 농법의 하나이다. 인지학이라든지 발도로프 육아라든지 하는 것들이 그 갈래이다. 막 피라미드의 신비도 활용하고 그런다. http://dsa.or.kr/bobsang/bbs.html?Table=ins_bbs8&mode=view&uid=122&page=1§ion=


다시 데메테르로 돌아가자. 아래는 유명한 루벤스라는 화가가 그린 데메테르 여신이다. 이렇게 그녀의 주변에는 늘 채소와 과일이 주렁주렁 탐스럽고 풍요롭다. 이를 놓고 보면, 서양 철학은 플라톤의 주석이란 말이 있듯이 서양 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연장선인 것 같다.




루벤스의 또 다른 작품, 데메테르와 두 님프이다. 어흑, 아주 풍만하다. 당시에는 이런 체형이 미인이었겠지. 먹을거리가 부족한 시절에는 살이 찐 모습이, 먹을거리가 풍족한 시절에는 살이 빠진 모습이 미의 기준이 된다. '미'는 절대적인 것인가? 이 질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속되는 질문이다. 




Evelyn de Morgan 작, 페르세포네를 잃고 슬퍼하는 데메테르의 모습이다. 알아채셨는가? 데메테르의 머리칼이 밀이고 그렇다. 그녀 주변에 핀 빨간 꽃은 데메테르의 상징인 양귀비! 그렇다, 그녀는 아편의 여신이기도 하다. 엘레우시니아 의식이 한 번 열리면 그녀가 딸을 찾아 헤맨 9일 동안 지속된다고 한다. 그 9일을 어떻게 버텼겠는가? 밀밭 사이에 난 붉은 양귀비꽃, 거기에서 얻은 환각제를 이용했다는 학자들의 설도 있다. 양귀비나 대마가 지금은 마약류로 분류되어서 그렇지, 예전에는 집집마다 한두 포기씩 일부러 재배하거나 저절로 나게 한 뒤 급할 때 비상약으로 활용하곤 했다. 마약으로 거기에 빠져서 인생 종치는 것이 무서운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야... 병원에서는 합법적으로 이러한 종류로 약을 만들어 활용하지 않는가.





그래서인가? 데메테르 여신의 신전 근처에는 이처럼 양귀비꽃이 피어 있다고 한다. 그녀의 상징이어서 일부러 뽑지 않는 것이겠지만 너무 재밌다.






아래의 인물은 인간에게 밀을 재배하는 방법을 전했다는 트립톨레모스이다. 이 사람도 데메테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사람의 이름은 '3번 땅을 갈아엎는 사람'이란 뜻으로 농사와 아주 밀접하다. 그는 엘레우시스의 왕 켈레우스의 아들인데, 뭔가 딱 떠오르지 않는가? 맞다, 데메케르가 딸을 찾아 헤매다가 잠시 머문 곳이 엘레우시스이다. 그때 데메테르는 인간 노파로 변해 우물가에서 쉬고 있는데 그녀를 데려다가 유모로 삼았다고 한다. 


이 날개 달리고 뱀으로 장식된 전차에 탄 트립톨레모스가 바로 데메테르가 기르던 아이였다. 자, 그럼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밀이 자연스레 이해가 되지 않는가. 그런데 엘레우시스가 그리스의 곡창지대였던 것일까?




아래가 현재 엘레우시스에 가면 볼 수 있는 우물이다. 여기에 데메테르 여신이 노파의 모습을 하고 쉬고 있었단다.





엘레우시스는 아테네의 북서쪽에 위치한 도시이다. 엘레우시니아 의식이 시작되면 9일 동안 아래의 지도에 나온 것과 같이 이동을 했다고 한다. 데메테르 여신이 딸을 찾아 헤맨 길을 따라간 듯하다.





1818년 Joseph Gandy라는 화가가 그린 엘레우시스의 데메테르 신전의 모습이다. 엄청난 규모.





현재는 이러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현지에 있는 안내도를 보면 엘레우시스의 데메테르 성소는 이런 식으로 배치가 되어 있었다고. 10번 건물이 바로 데메테르 신전이다.



마지막으로 하데스의 지하세계로 가는 동굴의 입구이다. 페르세포네를 납치하여 여기를 통해 땅속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농사를 알고 보니까 그리스 신화를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 신화의 색다른 맛을 알고자 하신다면, 농사를 지읍시다.



뱀다리; <엘레우시스: 비의의 비밀과 의미>라는 자료를 첨부하니 시간이 되시면 읽어보시길...


엘레우시니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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