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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1월 29일 고양시의 한우농가에서 76마리의 한우가 죽었다는 소식이 있었다(http://goo.gl/joQcl). 그런데 오늘 또 이번에는 천안에서 17마리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린다(http://goo.gl/1uGOP). 이 두 농가의 공통점은 모두 직접 만든 사료를 소에게 먹였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 비싼 사료값 때문에 그런 듯하다.


이러한 일이 여러 곳에서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한우농가에서 사료값 인상에 따른 생산비 압박을 받는다는 반증일 것이다. 소를 키우면서 생산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 결국 사료값 말고 무엇이 있을까? 인건비는 자기가 일하는 것이라서 계산에 들어가지 않을 테고, 송아지 사오는 값을 자기 맘대로 조절할 수는 없고, 결국 소가 먹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줄이느냐에 따라 나중에 소를 팔아 돈을 많이 챙기느냐 아니냐가 결정된다. 

그런데 지난 여름, 세계 곳곳의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곡물 가격이 올랐고 그 영향이 올해 말 내년 초에 닥쳐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현재 사료값의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도 이렇게 자가제조한 사료를 먹이는 곳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니 아마 올라도 오른 모양이다. 그렇게 되면 대규모 축산농가야 조금 더 버틸 여력이 되지만, 중소규모의 농가일수록 생산비에 대한 압박이 커져 심할 경우 결국엔 줄도산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스러운 요즘이다.







거세 한우(600kg)을 생산한다고 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2010년 기준으로 518만원인데, 이때 사료비가 38%, 송아지 구입비가 34%를 차지하여 전체의 72% 비중이라 한다. 특히 송아지의 경우 전체 생산비가 269만원인데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5%나 된다. 결국 생산비를 줄이는 길은 사료비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큰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사료비를 줄이는 방법에는 보통 농후사료(곡물 위주)와 조사료(풀이나 짚)의 비율을 6대4로 주는데, 이걸 거꾸로 4대6으로 주는 방법이라 한다. 곡물사료를 줄이는 만큼 양질의 조사료를 만들어서 주는 것이 관건. 그것이 가능하려면 조사료를 재배하는 농지가 넓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중소규모의 축산농가에게 그런 생산수단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두부 공장에서 비지를 얻어다 먹인다든지, 술공장에서 지게미를 얻어다 먹인다든지 하는 방법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잘못 만들어진 사료를 먹고 소가 죽을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어떤 일이 그렇지 않겠느냔마는, 요즘 농사는 도박과 같아 하나에 올인하여 규모도 늘리고 기계화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그 과정에서 투자비는 상승할 수밖에 없고, 그건 빚으로 충당하게 된다. 그 빚을 잘 갚고 성공하느냐는 역시 생산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판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농사만 잘 짓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농사도 잘 짓고 팔기도 잘 팔아야 한다는 말이다. 대규모일수록 협상력이 높아지는 만큼 그것이 더 쉽고, 소규모일수록 그것이 어렵다. 그래서 소규모 농가들이 함께 모여 영농조합법인 등을 세운 뒤에 협력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소농은 사라지는 농업판을 볼 수 있으리...




아래의 기사는 사료값 절감에 성공하여 안정적인 소득을 올린다는 내용. 축산농가에게 사료값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사료값 절감성공 이상호씨<경기 이천>

조사료 직접재배…농후사료도 자급 “한우값 폭락에도 생산비 걱정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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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는 이상호씨가 소에게 직접 생산한 조사료를 먹이고 있다.

 “한우를 생산할 때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선 자급 조사료의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경기 이천시 대월면 구시리의 이상호씨(50). 한우 600마리를 기르는 이씨는 조사료 자급을 통해 생산비 절감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이씨는 2003년부터 인근에 약 99만㎡(30만평) 규모의 곤포사일리지 제조단지를 확보, 이곳에서 볏짚·호밀 등을 공급받아 조사료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이씨에 따르면 볏짚 조사료를 구입할 경우 사일리지당 6만5,000원가량이 들지만 직접 생산하면 3만5,000원이면 충분하다. 이씨는 “생볏짚은 신선한 상태에서 바로 사일리지를 만들기 때문에 사료 가치가 크고, 가축의 기호성도 높다”며 “조사료 자급을 실천하면 연간 조사료 구입비의 40%가량은 절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조사료 자급으로 생산비 절감에 성공한 이씨는 몇해 전부터는 농후사료도 직접 생산하며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인근 두부공장에서 버리는 비지를 저렴하게 구입, 옥수숫가루·쌀겨·보릿겨·깻묵·비타민제·소금·배합사료 등과 섞어 농후사료를 직접 만든다. 농후사료는 배합 비율을 잘못 맞추면 소에서 지방괴사증·야맹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씨는 거세우·암소 등에 맞는 자신만의 제조법을 얻게 됐다.

 이씨는 “농후사료를 직접 생산하면서 예전에 구입해서 쓸 때와 비교해 35%가량 경비를 줄였다”며 “일부 농가들은 고생을 사서 한다며 이상한 눈으로 보기도 하지만, 요즘 같이 한우값이 폭락했을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조사료와 농후사료를 자급하는 것 이외에도 생산비 절감을 위해 송아지를 직접 생산하는 일관사육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씨에 따르면 송아지를 외부에서 사 오는 것은 질병을 사 오는 것과 같다는 것. 입식경비를 제외하더라도 질병 발생에 따른 손실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또 일관사육한 소는 출하월령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씨는 “보통 입식한 송아지는 출하까지 32개월가량이 걸리지만, 일관사육한 송아지는 30개월이면 출하가 가능하다”며 “체계적인 개량으로 고능력 암소를 만들 수 있는 등 일관사육이 주는 경제적 이익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이천=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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