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에선 요즘 '뒤뜰 양계(Backyard Poultry)'라는 형태의 닭 키우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어떤 닭을 키우느냐, 그게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품종의 닭을 키운다는 말씀.

대형 양계장에서는 생산성만 극대화시킨 닭 품종을 키우지만 개인이 소규모로 몇 마리 키우는데 내가 좋은 닭을 키워야 정도 더 가고 재미도 있을 것 아닌가.

우리는 그런 다양성이 부족하다. 없어도 너무 없다!


여기서는 우리도 그런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린파이어팜(http://greenfirefarms.com/), 즉 녹색이 불처럼 번진다는 농장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닭들을 소개하겠다.

농진청 이런 곳에선 생산성에만 초점을 맞춰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지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 그래 가지고서야 농업이 농업에만 푹 빠져서 고립되는 일을 면하지 못할 걸.




먼저 고기 맛이 좋다는 화이트 브레스(White Bresse  http://en.wikipedia.org/wiki/Bresse_(chicken))라는 품종이다. 프랑스에서 개발된 것인가 보다. 




다음은 Ausburger. 이건 독일어 같기도 한데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멋지게 생겼네. 



다음은 블루 바르네벨더(Blue Barnevelder  http://en.wikipedia.org/wiki/Barnevelder). 이 닭의 품종명은 네덜란드의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 것인데, 19세기에 아시아 품종과 네덜란드의 토종닭을 교배하여 육종한 것이라고 한다.



다음 닭은 그 모습만큼 이름도 특이한 Partridge Barthuhner. 무슨 턱수염을 길게 기른 사람 같네. 이름을 어떻게 읽는지도 모르겠다. 프랑스어인가?



빌레펠더(Bielefelder). 독일이나 독일어를 쓰는 유럽 국가에서 개량된 품종 같다. 잘 생겼네.



인도가 원산인 브라마(Brahma  http://en.wikipedia.org/wiki/Brahma_(chicken)). 무척 큰 닭이다. 고기가 많겠어.



다음은 브레다(Breda). 이 닭의 이름도 네덜란드의 도시 이름과 같은 걸로 보아 그쪽에서 개량된 품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1800년대 말 미국에서 육종되었다는 초코렛 와이언돗(Chocolate Wyandotte  http://en.wikipedia.org/wiki/Wyandotte_(chicken)). 유순한 성격의 닭이라니 키우기도 쉽겠다.



크림 레그바(Cream Legbar  http://en.wikipedia.org/wiki/Cream_Legbar). 이 닭은 태어날 때부터 암수가 구별된다고 하니 감별사가 필요없겠다. 레그혼과 플리머스 락이란 닭을 교배하여 만든 품종이다. 참 신기하네. 



스웨덴의 지명이기도 한 헤데모라(Hedemora). 아마 이 닭은 그쪽 지역에서 육종한 것인가 보지? 애완용으로 키우면 인기가 많겠다.



멋지게 생긴 버첸 루(Birchen Roo). 붓으로 그려놓은 것 같네.



올란드스크 드워프(Olandsk Dwarf). 이름처럼 크기가 작아서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 키우기 적당한 닭이라고 한다. 



영국 왕실과 연결이 된다는 쥬빌리 오핑턴(Jubilee Orpington).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깃털이 정말 예쁘구만.



1947년 영국의 유전학자가 미국의 닭과 영국의 닭을 교배하여 만들었다는 로드바(Rhodebar). 이름에 나오듯 로드 아일랜드에서 자라던 닭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 닭도 앞의 레그바처럼 태어나면서 암수가 구분이 가능하다고. 또한 알을 낳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한다.



스피자우벤(Spitzhauben). 스위스의 국조이기도 한 닭. 머리의 볏이 스위스의 여성들이 입는 전통적인 모자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데 그중의 하나이다.



줄름탈러(Sulmtaler). 오스트리아에 있는 줄름 계곡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걸로 보아 그쪽에서 키우던 닭을 개량한 것 같다.



서섹스(Sussex  http://en.wikipedia.org/wiki/Sussex_(chicken)).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유명한 영국의 품종. 로마가 잉글랜드를 점령한 서기 43년에 육종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아무튼 달걀과 닭고기 둘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품종이란다.



스웨덴 꽃닭(Swedish Flower Hen). 스웨덴에서도 양계업이 활성화되면서 토종 닭들이 사라지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서도 살아남아 한 시골 마을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정말 꽃이 핀 것 같은 깃털을 가졌구나. 스웨덴 출신인 만큼 추위가 강하다고.



마지막으로 톨번트 폴리쉬(Tolbunt Polish). 폴란드의 닭으로 톨번트는 독일어로 다채롭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화려한 폴란드의 닭이란 이름이랄까. 이런 건 죽을 때까지 계속 키워야지 어떻게 잡아먹누...




세상에는 이렇게나 다양한 닭들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국내의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토종 종자 수집으로 농촌을 다니다보면, 참 신기하게 생긴 닭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런 닭들을 가져다가 모체로 하여 새로운 품종의 닭을 육종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농작물의 씨앗만이 아니라 가축들도 한 번 잘 뒤져볼 일이다. 

이러한 일을 개인의 열정만으로 접근하여 실천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제도적인 뒷받침, 특히 금전적인 뒷받침만 된다면 충분히 그런 일을 할 사람들이 많을 텐데 아쉽다. 닭들도 다양해지는 그날이 오면 좋겠.



마지막으로 한국의 토종 닭은 어떤 모습인지 1700년대를 살았던 和齋 변상벽 선생이 남긴 그림을 살펴보자. 


수탉과 암탉. 검고, 갈색에 흰빛깔까지 다양하다. 병아리들의 모습도 이채롭다.



이 닭들은 동남아의 닭처럼 날렵한 모습이 특징이다. 수탉의 색도 더욱 다채롭고 멋진 꼬리털이 인상적이다.


다음으로... 검은 깃털이 눈에 확 띄는 암탉과 병아리들.



아래의 닭과 위의 닭과 같은 품종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토종 닭들이 아직도 사육되는 것 같다. 

토종 닭이란 이름으로 검색되는 다양한 닭들의 모습을 보면 위의 그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언젠가는 꼭 닭을 키워봐야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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