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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지역은 한국 최대의 평야라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나게 많은 보리가 재배됩니다. 그런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뿌연 연기에 휩싸이게 됩니다. 왜 그런가 하면 보리를 수확하고 남은 잔여물을 불에 태워서 없애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위의 기사처럼 보리짚을 소각하는 일로 지자체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래도 농민들은 벌금이 무어냐 나는 하던대로 태운다는 자세로 꿋꿋이 소각을 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도 심각한 환경문제로 인식되는 시기인데, 이런 소각 행위를 이제 그만 멈출 수는 없을까요?

관련 논문도 있습니다

농업잔재물 소각 대기오염.pdf


대안은 없을까 하여 자료를 좀 뒤져보니, 유의미한 것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에 나오는 2010년 토양비료학회 발표회에서는 보리짚을 논 토양에 환원해주면 유기물 함량의 증가로 인하여 벼만 심었을 때보다 수확량도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관건은 보리 수확 시기와 벼 모내기 시기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이건 또 해마다 기후에 따라, 논의 환경에 따라, 보리와 벼의 품종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니 쉽게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기준만 세워 놓으면 그를 기준으로 농가 현장에서 이렇게 저렇게 조정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시도해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무려 16년 전인 2003년의 기사에는 보리짚을 태우지 말고 가축의 조사료로 이용하자는 제안도 있었네요. 다른 용도를 찾아 소각하는 걸 피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http://www.j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926

길은 여러 갈래인데 가던 길만 가려고 하니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애가 타기도 합니다. 네덜란드에서 온 쟁기 교수는 농민의 '참신성'이야말로 농민의 최고 무기라고 강조했는데, 참신한 농민의 출현을 기대해 봅니다.


농업잔재물 소각 대기오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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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로 이주해 2년 넘게 살면서 여러 가지 냄새를 맡아 보았다. 예전 수도권 살 때 맡던 공장 냄새와는 또 다른 종류의 악취들이 나더라.

 

먼저, 인근 공단에서 가끔 바람을 타고 공장 냄새가 넘어올 때가 있다. 흠, 이거야 뭐. 예전에도 자주 맡았던 것이지만, 여기까지 와서 또 맡을 줄은 몰랐다고! 젠장. 이제는 벗어났나 싶었는데 아직이다.

 

다음으로는 축사의 분뇨 냄새. 이건 정말 새롭다. 비가 오려고 공기가 축축하고 무거워지면 똥오줌 사이를 걸어다니는 것처럼 짙게 깔리기도 한다. 요즘 축산업이 그나마 돈이 되면서 혁신도시 인근에 조성되어 있던 대규모 축사에서 넘어오는 것이겠지. 이것도 딱히 해결책은 없겠다. 축사 이전이 근본적인 해결책인데 그게 가능하겠는가? 그나마 혁신도시 동쪽은 서쪽보다 좀 덜하다는 데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올해 가을에 가장 심했던, 농작물 부산물을 태우는 연기 냄새이다. 으아, 누가 날마다 일부러 불을 지르는 줄 알았더니 인근 농경지에서 불을 태워 나는 냄새였다. 정말 매캐하고 지독하더라.

 

이 냄새들은 과연 앞으로 살면서 해결이 될라나 모르겠다.




덧붙임...


1년이 지난 현재, 혁신도시의 악취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좋은 기사들이 작성되었다.


먼저 혁신도시의 악취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보단 정말로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지적하는 주민들의 반응을 실은 기사이고...http://www.kukinews.com/news/article.html?no=586423


다음으로 왜 이런 냄새가 나는지 분석한 기사이다. 이 기사를 보면 왜 이런 똥냄새가 진동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5/2018091500185.html?utm_source=daum&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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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생물연료의 원료로 옥수수만이 아니라 그 부산물까지 걷어가는 경우가 있는가 보다.

한 농학자가 그것이 농경지의 토양 같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단다.

http://www.news.iastate.edu/news/2015/04/02/cornresidueremove


그런데 그와 똑같은 일이 이미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바로 논에서 볏짚을 빼서 축산사료 등으로 이용하는 일이 그것이다.

그 해로움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요즘은 볏짚을 다시 논에 돌려주라고 권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행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0291329311&code=620112


일단 쌀값이 너무 낮으니 자재비와 인건비 등 생산비가 상승하고 있는 수준을 맞추지 못하기에 어떻게든 부족한 소득을 메우기 위해 볏짚을 판다. 또 쌀 생산량이 너무 많다면서 정부에서는 알게 모르게 쌀 생산량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그뿐만 아니라 의무수입량이라면서 쌀 시장을 개방하여 외국의 값싼 쌀을 들여오고 있다. 기업에서는 이윤을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쌀보다 수입 쌀을 이용해서 가공식품 등을 제조한다. 거기에 식생활의 변화로 1인당 쌀 소비량은 점점 더 줄고 있다. 


이렇게 전후좌우상하로 벼농사가 압박을 받고 있는데 볏짚을 다시 논에 돌려주면서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며 농사를 지으라고? 그러다 굶어죽기 십상이겠다. 


사회적으로 안전하게 더 나은 방식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할 일이지 이건 개인 차원에서 노력해서해결될 일이 아니다. 물론 그런 각오로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도 또한 존재하지만, 개인이 하기엔 너무 힘든 일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듯이 할 수밖에 또 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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