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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옥수수 농사에서는 Striga라고 하는 기생식물 때문에 피해가 많다고 한다. 이 풀이 얼마나 지독한지 사람들은 '악마의 풀' '보랏빛 뱀파이어' 등으로 부른다. 이 풀이 발생하면 옥수수 등의 곡물 생산량이 30% 정도, 심할 경우에는 100% 감소한다고 하니 그 무시무시함을 가늠할 수 있다.



예쁜 꽃이 핀 Striga.



이 풀이 발생하면 하나에서 2만~5만 개의 씨앗이 생긴다니 씨앗을 맺기 전에 얼른 제거하는 것이 상책이겠다. 만약 씨앗이 맺혀서 흙속으로 들어가면 15년까지 휴면하다가 다른 식물이 자랄 때, 특히 다른 곡식을 심을 때 다시 자란다고 한다. 흐미 징한 것. 생긴 건 예쁘장한데 정말 징하구만. 


이 기생식물은 숙주의 뿌리에 자신의 뿌리를 박아 넣어 옆에서 영양분을 쪽쪽 빨아먹는다. 그래서 작물이 키도 크지 않고 수확량도 급감하게 되는 것이다.


옥수수 옆에서 그 뿌리에서 양분을 쪽쪽 빨아먹고 있는 모습. 여기는 올해 농사 망했다.



이 풀의 피해를 해결하기 위하여 저항성을 갖춘 옥수수를 개발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옥수수 박사로 통하는 한국의 김순권 씨도 유명한 분이다(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60131).


그런데 또 다른 방법이 있으니, 바로 '밀땅 농법'이 그것이다. 영어로는 Push-Pull이라고 하니 우리말로는 밀땅이지 뭔가? 이 농법은 주로 아프리카 케냐 등지에서 활용되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섞어짓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옥수수 사이에는 도둑놈의 갈고리라는 콩과식물을 심어서 다비성인 옥수수에 거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한편, 뿌리선충이 싫어하는 물질을 내뿜어 그 피해도 막아준다. 또한 Striga 같은 풀이 자라는 것도 억제한다니 참 장하다.

그리고 옥수수밭의 양 끝으로는 네이피어 그라스 같은 사료작물을 심는다. 그러면 도둑놈의 갈고리에서 나오는 물질 때문에 옥수수에서 쫓겨난 해충이 네이피어 그라스에 가서 알을 낳고, 그 알에서 나온 벌레가 네이피어 그라스에서 내뿜는 끈적끈적한 물질 때문에 끈끈이에 달라붙은 파리처럼 꼼짝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다.



밀땅 농법의 모든 것.




해충 피해도 줄이고, 선충의 피해도 줄이며, 수확량도 높이고, 토양도 개선하고, 섞어짓기한 식물들은 사료 등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이 농법이 지닌 장점이 얼마나 대단한가!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아마 대규모 기계화 농업에서는 귀찮아 할지도 모른다. 일단 손이 많이 가지 않는가.


하지만 중소 규모의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 값비싼 농약이나 신품종 옥수수를 사다가 심을 필요 없이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양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농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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