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지역은 한국 최대의 평야라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나게 많은 보리가 재배됩니다. 그런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뿌연 연기에 휩싸이게 됩니다. 왜 그런가 하면 보리를 수확하고 남은 잔여물을 불에 태워서 없애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위의 기사처럼 보리짚을 소각하는 일로 지자체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래도 농민들은 벌금이 무어냐 나는 하던대로 태운다는 자세로 꿋꿋이 소각을 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도 심각한 환경문제로 인식되는 시기인데, 이런 소각 행위를 이제 그만 멈출 수는 없을까요?

관련 논문도 있습니다

농업잔재물 소각 대기오염.pdf


대안은 없을까 하여 자료를 좀 뒤져보니, 유의미한 것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에 나오는 2010년 토양비료학회 발표회에서는 보리짚을 논 토양에 환원해주면 유기물 함량의 증가로 인하여 벼만 심었을 때보다 수확량도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관건은 보리 수확 시기와 벼 모내기 시기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이건 또 해마다 기후에 따라, 논의 환경에 따라, 보리와 벼의 품종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니 쉽게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기준만 세워 놓으면 그를 기준으로 농가 현장에서 이렇게 저렇게 조정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시도해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무려 16년 전인 2003년의 기사에는 보리짚을 태우지 말고 가축의 조사료로 이용하자는 제안도 있었네요. 다른 용도를 찾아 소각하는 걸 피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http://www.j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926

길은 여러 갈래인데 가던 길만 가려고 하니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애가 타기도 합니다. 네덜란드에서 온 쟁기 교수는 농민의 '참신성'이야말로 농민의 최고 무기라고 강조했는데, 참신한 농민의 출현을 기대해 봅니다.


농업잔재물 소각 대기오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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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정말 귀한 동영상 자료를 보았다. 


1989년에 어머니가 비디오 카메라로 아버지가 벼를 수확하는 모습을 찍었는데, 그 농사를 이어받은 아들이 약 30년 뒤인 2017년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되어 그 모습을 보며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인다. 


여기서 재미난 건, 30년 사이에 농기계의 수확 효율이 2배 이상 높아졌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벼를 재배해서 수확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의 그 작업을 떠올리니 헛웃음만 난다. 허허허.

규모와 효율이 정말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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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벼농사 지역을 봅니다. 한국은 한그루짓기(일모작)지역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세계에는 세그루짓기(삼모작)까지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한그루짓기 두그루짓기 세그루짓기 지역별로 언제 모내기가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지는지 봅니다.



지역별로 벼농사가 언제 이루어지는지 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별로 언제 수확을 하는지도 봅니다.




전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data20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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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남아와 아프리카에서 핫한 벼농사 방법인 SRI 농법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System of Rice Intensification"라 하여, 한국어로 옮기면 벼 강화 체계라고 하면 되겠죠?

이 농법은 1983년 프랑스의 예수회 신부인 앙리 뭐시기라는 사람이 개발해 마다가스카르에서 시험하여 크게 성공을 거둔 방법이지요. 핵심은 두 잎인 어린모를, 한 포기씩, 기존보다 듬성듬성 최소 25x25cm 이상의 간격으로 심어 이들이 마음껏 가지를 치고 뿌리를 뻗을 공간을 확보해주고, 논에 대는 물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신, 풀을 제거하는 노동력이 좀 들어가는 그런 방식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바로 물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점입니다. 물 관리법이 기존 벼농사와 다릅니다. 지금은 논에 물을 충분히 받아서 어느 정도 자란 모를 심는 방식이지요. 과거엔 이와 달리 물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웠으니 논에 최대한 물을 받아서 키가 큰 다 자란모를 꽂는 방식이었구요. 이건 아주 어린모를 심기 때문에 논에 물을 많이 받을 수 없습니다. 고작 1-2cm 정도 겨우 찰랑찰랑할 정도만 받아서 모내기를 한답니다. 그러고는 그냥 말려요. 논에 물을 더 댈 필요도 없이 논이 마를 때까지 놔둡니다. 그렇게 논이 마르면 다시 물을 살짝 1-2cm만 댑니다. 단, 벼꽃이 피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물을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삭이 패면 또 물을 살짝 댔다가 말렸다가를 반복하다가, 수확하기 2-3주 전에는 아예 물을 떼어 버립니다. 그러니 기존에 가능하면 계속 물을 담아놓는 방식에 비해, 그리고 그 담는 양에서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겠습니까. 물을 절약하는 벼농사 방식일 수밖에요. 허나, 물을 받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제초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건 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수밖에 없겠네요.

아무튼 가뭄이 이제 주기적으로 더욱 강하게 찾아올 것이라 예견된 이 마당에, 농사방법을 좀 다르게 해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 보았습니다.

사진은 SRI 농법을 실천하는 곳에서 촬영한 모내기 모습이랍니다. 물을 받은 건지 아닌지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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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방글라데시의 산간 지역에서 밭벼 농사를 짓는 농민들. 수확에 한창이다. 낫으로 벼를 베어 머리로 고정시킨 바구니에 휙 뒤로 던져 넣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렇게 수확한 벼 등의 곡식은 절구질을 하여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다. 나무 절구와 공이 등이 예전 한국에서도 쓰던 것과 비슷하다. 



다음은 인도의 벼농사 모습이다. 못자리에서 여성들이 모를 찌고, 남성은 겨리질로 논을 써리고 있다. 써레 같은 것도 한국에서 예전에 쓰던 것과 흡사하다. 논농사 모습은 어디나 비슷한 것일까? 아니, 농사짓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한 것일지도.



족답식 탈곡기를 이용해 벼의 낟알을 떠는 모습. 저 탈곡기는 안 쓰이는 곳이 없는가? 한국에서도 과거 엄청나게 사용하던 것이다 .




무언가를 심고 있는 모습인데 무언지 모르겠다. 골을 타서 거기에다 심는다. 대파 같은 것일까? 저런 자갈밭에 무얼 하는 것인지 가서 물어보고 싶다.




연출된 사진이라는 티가 많이 나지만, 못자리와 거기에서 모를 찌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에서 볼 바가 많다. 한 여성은 대야를 뒤집어 의자 대신 사용하고 있다. 못자리의 규모로 보아 본논이 엄청나게 큰 것 같다. 




역시 아시아는 벼농사가 주를 이룬다. 모내기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일렬로 늘어서 못줄 등과 같은 걸 이용해 모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무렇게나 서서 막모를 내고 있다. 예전 조선의 모내기가 이와 비슷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 정비한 논두렁이며, 모내기를 마친논과 이제 모내기를 하려고 모를 던져 놓은 논, 그리고 아직 못자리가 남아 있는 논이 모두 흥미롭다. 이 날은 아마 비가 오는 날인가 보다. 파란색 옷은 그래서 우비인 것 같다. 한 사람은 우비가 없어 그냥 우산을 쓰고 일하고 있다.






필리핀의 물소. 코를 꿴 모습이며 멍에 등이 한국의 일소와 닮았다. 



미나리인지 고수인지를 옮기고 있는 필리핀의 농부.






인도네시아의 모내기 모습. 길다란 다 자란 모를 심는 것과 못줄을 띄우지 않고 대나무(간격을 표시했는지는 모르겠다)를 이용해 모내기하는것이 눈에 들어온다. 한 그루에 포기 수는 3포기 안팎인 듯하다. 이런 방식도 모두 한국의 예전 농사와 닮았다.



티모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갈아놓은 논에서 줄을 띄우고 있는 것 같긴 하다. 





베트남. 물소에 올라탄 아이가 보인다. 어릴 적 시골에서 저러고 놀기도 했는데...




곡물을 옮기고 있는 베트남의 농부.



베트남 북부의 농민 같다. 써레로 밭의 흙을 고르게 펴는 모습이다. 아이들도 괭이를 들고 돕겠다고 나섰는가 보다.





옥수수를 선별하는 미얀마의 농민.







중국의 농부가 닭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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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장마이다. 장마의 양상이 여느 해와 달라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마른 장마가 찾아오더니, 장마가 끝날 무렵이 된 지금도 계속 흐리고 습한 날씨와 간헐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예전 수리시설과 관정 등이 충분하지 않았을 시절에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면, 장마를 중심으로 모내기가 이루어지던 당시 그야말로 굶어죽는 사람이 부지기수였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대형 댐과 양수기에 감사를 해야 할까?

아무튼 작년에는 장마가 요상해지며 가을 날씨까지 영향을 미쳐 쌀 생산량이 심각하게 감소하기까지 했다. 그 덕에 쌀 자급률이 80%대까지 떨어졌고, 정부는 부랴부랴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서 논에 대체작물을 심도록 유도하던 농업정책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당분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예측할 수 없는 날씨는 계속될 것 같고, 이는 농업 생산에 큰 타격을 입힐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식료품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모르지, 수입산으로 그걸 메우려고 할지도 말이다.


아래의 글은 인도의 사례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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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나갈랜드 주의 북동쪽 디마푸르 외곽에 있는 논에서 농민들이 모내기하고 있다. 


지난 겨울 Vikas Chaudhary 씨의 밀밭은 이상한 쓰레기들로 어지러워졌다. 20년 이상 여기 뉴델리에서 북쪽으로 3시간 떨어진 Taraori의 농업지대에 사는 농민들은 겨울에 밀을 재배하고, 확실히 비가 내리는 여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수확량을 보여주는 남아시아 고유의 향기롭고 길쭉한 basmati 벼를 농사지었다.


하지만 지금은 벼 대신 옥수수 자루와 그 낟알이 땅에 분쇄되어 있다. 


기후변화는 인도 대륙 전역에서 계절풍의 양상을 바꾸어 놓으며 너무 절실히 필요한 강우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것이 세계의 식량 공급에 대한 영향은 중대하다. 인도는 해마다 1억 톤의 벼와 곡물을 재배하는데, 다른 어떤 나라보다 벼를 재배하는 데 쓰이는 농지가 많다. 그리고 Taraori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basmati 벼로 유명한 곳이다. 


아마 오래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름철 장마 —여름의 바람이 바다에서 비구름을 몰고와 한달 넘게 한바탕 폭우를 쏟으며 땅을 휩쓴다— 는 6월부터 9월 사이 인도의 농장과 강, 저수지를 풍요롭게 해 왔다. 그들은 최근 몇 년 사이 늦게 도착하고, 또 주춤거리고 있다. 늦어진 비가 늦여름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며 작물에 해를 끼치고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


“계절풍이 생명줄입니다”라고 Chaudhary 씨는 말한다. “그러나 지난 몇 번의 계절에는 우리가 비를 바랄 때 내리지 않았습니다.”




계절풍이 시작되면 나가족의 농민들이 인도 마니푸르 주의 동쪽에 있는 Senapati 지구에서 모를 심는다. 




이는 길게 늘어선 벼에겐 나쁜 소식이다. 진짜 basmati 벼는 진품 포도주가 프랑스의 포도밭에서만 나오는 것처럼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만 수확된다. Taraori 지역은 하리아나(Haryana) 주를 포함하여 인도의 주요한 basmati 벼의 재배지역이다. 인도 벼수출협회(India Rice Exporters Association)의 수치에서는 연간 basmati 벼의 수확량 가운데 1/3이 하리아나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그 주요한 basmati 재배지역의 논이 계절풍의 변화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그래서 Chaudhary 씨와 그의 친척 중 한 명은 지난해 논의 일부를 옥수수밭으로 바꾸었다. 지난해에는 여름 계절풍이 몰고 오는 비가 2달이나 늦은 8월에 내렸다. 


Chaudhary 씨의 옥수수 농사라는 발상이 뿌리를 내리고, 인도의 장마가 계속 늦게 온다면 벼 대신 옥수수를 심는 곳이 널리 퍼질 것이다. 이는 농민들이 자급하기도 하고 수출하기도 하는 basmati 벼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일부 농촌공동체의 식단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만 변화하는 날씨에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인도 전역의 농민들은 여름철 강우량의 부족으로 피해를 받아, 부채를 안고 있는 빈곤한 소작인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강우량이 부족해지면서 수력발전이 제대로 되지 않아 12억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름에 블랙아웃을 겪으며 고통을 받았다. 가뭄은 양파와 기타 채소를 시들게 하는 원인이 되어, 식품 물가를 상승시켰다.



인도의 나르마다 계곡에서 장마철 달구지를 타고 농지에서 마을로 돌아가는 모습.




인도의 고통은 다른 많은 나라의 지역들과 공유된다. 계절풍은 인도 대륙과 미국의 남서부, 동남아시아, 호주, 아프리카의 넓은 면적을 흠뻑 적신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영향을 받는 지역에 살고 있다. 그들은 음용수와 관개용수의 연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이 장대한 우기의 비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과학자들은 강우량 기록을 연구하고, 지난 세기 중반으로 돌아가 인도 계절풍의 평균 강수량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추적했다. 그러나 최근에야 많은 인도인들이 지구온난화의 괴멸적인 결과와 파괴적인 가뭄의 현실을 깨달았다. Krishnan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물이 증발하여 더 많은 습기가 생겨 여름철의 바람이 축축해지고 계절풍은 조용히 죽음의 종소리를 울리게 될 것이라 한다. 


“대기가 매우 안정될 것입니다”라고 계절풍을 연구하는 인도의 열대기상학 연구소의 과학자 Raghavan Krishnan 씨는 말한다. “대기에 수분이 더 많아지겠지만 비가 내리는 건 아닙니다.”


그 변화는 결국 이곳 하리아나 주의 마을 사람들이 전통적인 벼에 기반한 요리에서 옥수수를 결합시킨 식단으로 바꾸도록 만들 것이다. Chaudhary 씨는 “우린 옥수수는 먹지 않습니다”라고 한다. “하지만 기후가 변하면서 인간도 따라서 변하고 있어요.”



http://goo.gl/HUy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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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벼농사 모습을 보자.


먼저 지난해 잘 갈무리해 놓은 볍씨를 꺼내 못자리를 만든다.





못자리에서 모가 어느 정도 크면 물을 떼서 말린 뒤 모내기를 위해 모를 찐다.

적당한 크기로 모를 쪄서 단을 묶어 놓으면 됨. 

그런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뿌리가 쫙 흙을 붙들고 있어서 잘 안 떨어진다는 것이 힘듦.

바랭이나 피 같은 풀을 뽑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모를 쪄서 단으로 묶어 놓으면 그걸 모내기하는 논으로 나른다. 

논 여기저기에 적당한 간격으로 던져 놓음. 그것은 모내기 할 때 동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이다.





모내기를 하기 전에는 이렇게 논에 거름도 좀 내다가 펼치고...





논도 쟁기질로 갈아엎은 뒤 물을 담아 잘 나라시(물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바닥을 고르게 만드는 일) 해야 한다. 

일제강점기에 나라시라는 말이 널리 퍼져서 아직도 쓰는 분들이 많다. 나부터라도 안 써야지.

네팔의 이 지역에서는 겨리 써레로 바닥을 고르게 써린다.





그러고 나면 모내기에 들어간다. 

논 옆에 있는 소쿠리에 쪄 놓은 못단을 담아서 옮겼나 보다.





조선에 들어온 일본인들이 본 조선의 모내기도 이러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못줄을 잡고 모내기하는 걸 옛날 방식의 농사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못줄을 이용한 줄모 내는 방식은 일제강점기 근대 농업이 들어오면서 퍼진 농법이다.

예전에는 못줄을 띄우지 않고 막모라는 걸 냈다.

그건 오로지 경험이 많은 농부의 감에 의존하는 농법이다.

어찌 보면 규격화되지 않은 낙후된 농법이라 할 수도 있고, 어찌 보면 아주 효율적인 농법이라 할 수 있다.

전적으로 모를 내는 사람의 연륜과 경험, 기술에 의존하기에 그렇다. 사람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말이다.

근대 농법은 사람보다 체계와 규격 등이 더 중요해진다. 체계와 규격에 맞추어 교본대로 농사를 짓기만 하면 된다. 더하고 말고도 없다. 딱 그대로 따르면 예상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온다.

근대 기술이란 것이 모두 그렇지 않은가.





벼를 수확해서 마당에서 잘 말린다. 

벼의 건조 과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밥맛이 달라진다.

일본의 밥맛이 좋은 이유는 이걸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최고의 밥맛을 내는 조건을 잘 맞추기 때문이다.





잘 말린 벼는 방아를 찧어 쌀로 만든다.

거기에서 검불과 싸라기 등을 분리해 내야 하는데...





이렇게 키질을 하면 된다.

보기에는 간단해도 막상 해보면 정말 어려운 기술이다.

채소 농사는 심어서 재배하는 과정이 어렵다. 수확해서 먹는 과정은 정말 간단하다.

반대로 곡식 농사는 심어서 재배하는 과정이 쉽다. 하지만 수확해서 먹는 과정이 정말 까다롭다.





마지막으로 오이밭에서 참을 준비하는 모습.

이것은! 한국의 토종 오이랑 똑같다. 네팔의 오이도 조선오이와 같은 계통이었어.

마운틴 듀가 인상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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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 지역별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모내기에 알맞은 때를 지켜달라 당부 -

농촌진흥청(청장 김재수)은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재배의 첫 단계인 제때 모내기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고 또한 지역별·품종 생태형별에 따른 적절한 모내기철을 제시하였다.

 

중부 평야지에서 조생종 품종은 6월 9~14일, 중생종은 5월 27~6월 2일, 중만생종은 5월 15~21일 사이에 모내기하는 것이 품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호남 평야지에서 중생종은 6월 3~10일, 중만생종은 5월 27~6월 5일 사이에 모내기하는 것이 좋으나, 영남 평야지에서는 이보다 좀 늦은 중생종 6월 11~17일, 중만생종 6월 5~11일 사이에 심는 것이 품질과 수량성 모두 우수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벼의 수량은 이삭 패기 전의 광합성량이 30%, 이삭 팬 뒤의 광합성량이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삭이 패고 벼가 여무는 시기가 훨씬 중요하며, 일반적으로 벼는 날씨가 맑고 볕이 좋은 날이 많으며 낮밤의 온도차가 크고 이삭이 패고 40일 동안의 평균온도가 22℃ 안팎일 때 가장 잘 여문다.

 

반면 일찍 모내기하면 한여름에 이삭이 패서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벼가 여물며, 벼가 여물 때 기온이 적정온도 이상으로 높아지면 천 알의 무게가 감소하고 심복백이 증가하기 때문에 수량과 품질 모두 감소한다.

 

모내기 적기보다 빨리 이앙을 하는 이유는 대체로 2가지인데, 추석 전 햅쌀을 출하하고자 조기에 재배하는 경우와 습관적으로 빨리 심는 경우로, 습관적으로 빨리 이앙하는 농가들은 주위의 일부 농민이 모내기를 일찍 시작하면 마음이 바빠 덩달아 이앙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농가들이 적기보다 10일에서 15일 앞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답작과 김준환 연구사는 “수량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알맞은 모내기철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현재 모내기 적기는 벼가 여물기에 적합한 조건에 출수하도록 정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모내기철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벼 재배농가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및 지대별 최적 이앙기>

지역

지 대

이앙적기(월.일)

조생종

중생종

중만생

중부

중북부내륙평야

6. 4~6.10

5.18~5.24

5.15~5.21

중 부 평 야

6. 9~6.14

5.27~6. 2

5.15~5.21

중     간     지

5.21~5.27

5. 8~5.14

-

중   산   간   지

5.19~5.25

5. 8~5.14

-

해     안     지

6. 2~6. 8

5.20~5.26

5.10~5.17

호남

평     야     지

6.13~6.19

6. 3~6.10

5.27~6. 5

중     간     지

6. 5~6.11

5.28~6. 3

5.25~6. 1

해     안     지

6.15~6.21

6. 9~6.15

6. 1~6. 7

영남

평     야     지

6.13~6.19

6.11~6.17

6. 5~6.11

중     간     지

5.28~6. 4

5.21~5.27

5.19~5.25

중   산   간   지

5.25~6. 1

5.14~5.20

5.10~5.17

냉   조   풍   지

5.21~5.27

5.19~5.25

5.17~5.23

                                     

 

[문의] 농촌진흥청 답작과 김준환 031-290-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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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최근 손 모내기 행사가 많이 있듯이, 일본에도 이미 손 모내기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괜찮은 사진이 있기에 몇 장 올립니다.

 

아름답죠. 일본인답게 논 옆에도 사쿠라가 한창이네요. 어느 지역인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모내기할 때 벚꽃잎이 흩날린다...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네요. 

 

 

모내기에 앞서 하는 행사인데, 정확히 어떤 의미가 있는 작업인지 모르겠습니다.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사인가? 아니면 모내기에 앞서 실제로 행하는 작업인가? 

 

 

모내기에 들어갔습니다. 모판에 자란 모의 길이로 볼 때, 기계모를 내려고 하던 걸 그냥 손 모내기 행사에 쓰는 듯합니다.

아무튼 뒤에서 북을 치며 독려하는 모습이 우리의 두레패를 생각나게 합니다. 어디나 모내기는 비슷한가요? 갑자기 중국의 모내기는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지네요.

모를 내는 사람이 있고, 못줄 잡는 사람, 모를 날라 주는 사람, 북을 치는 사람, 가장 앞에 지휘자인 듯한 작업반장...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네요.

못줄은 가로, 세로로 다 띄웠습니다. 철저한 줄모를 내고 있습니다.

 

 

이 연을 보고서야 지금이 어느 때인지 알았습니다. 일본에서는 5월 5일 어린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잉어연을 걸어 놓습니다.

그러니 지금 모내기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때는 5월 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 일본의 명절에 이제 음력은 전혀 없습니다. 음력 행사였던 것들도 모조리 양력으로 바꾸어 놓았지요. 그래서 뭐랄까 그 맛이 떨어지는 것도 있더군요. 우리도 차츰 일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음력 명절은 동아시아의 독특한 문화 풍습을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것이니 이대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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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13일.

어제 장대비가 내렸다. 그리고 오늘, 밤꽃이 활짝 피었다.

여왕개미들은 신혼비행을 마치고 여기저기 떨어져서 새 보금자리를 찾으러 분주히 돌아다닌다.

밤꽃은 하지 무렵에 피는 꽃으로, 하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식물이다.

하지 무렵은 마지막 모내기로 바쁜 철... 이때를 놓치면 모내기를 실패할 수도 있다.

농민에게는 참 중요한 꽃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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