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4년 4월 6일 서울의 노들텃밭에서 열리는 제1회 토종 나눔축제에서 있을 발표회 자료집에 실리는 일본 발표자의 글입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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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은 생명의 신비를 상징한다.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기반이며, 인간의 노동이 깊이 가미된 최고의 선물이다. 지금, 씨앗의 다양성과 그 미래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다.


 『토양, 물, 유전자원은 농업과 세계 식량안보의 기반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이해되지 않고, 또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식물유전자원이다. 그것은 또한 우리의 배려와 보호에 의존하고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마 가장 위기에 처해 있다』 (FAO: 식량・농업을 위한 세계 식물유전자원 백서 1996)

『유전자의 다양성은 지구적 규모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재배종에서 두두르진다.』 (국제연합 밀레니엄 생태계 평가 2005)

『20세기에 농작물의 유전적 다양성 가운데 90%가 사라졌다.』(CIP-UPWARD 2003)




식물 씨앗의 중요성


생물다양성 조약이 대상으로 하는 다양성은 생태계 수준, 종의 수준에 덧붙여서 종의 변이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의 생활에 가장 친밀한 생물다양성은 재배식물과 가축 종의 변이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변이(품종 등)가 생물다양성의 중요한 일부라는 사실은 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원의 사용과 그 이익배분에 관한 국제정치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논의만이 아니라, 재배식물 종 수준의 다양성으로서 토종을 길러온 지역 농가의 인식이나 직접이용가치의 관점에서 논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식물은 단순한 자원물질이 아니라 생명을 지닌 것이며, 오랜 역사를 통해 생태계 안에서 자연선택을 받으면서 진화를 계속해 생물군집, 종, 개채군 및 유전자 수준의 생물다양성을 축적해 왔다. 또한 재배식물은 근친 야생종과 연속적으로 존재하고, 자연선택 외에도 농경에 의한 인위선택도 받고, 지역 고유의 환경에서 인간과 재배식물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적응하며 풍부한 생물문화다양성을 지탱해 왔다. 그러나 재배식물은 최근 생산효율성을 중시하는 농업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농(農)과 식(食)의 문화다양성과 함께 품종의 다양성이 퇴색되고 있다. 식물의 씨앗(종자 및 번식체를 포함)은 모든 생물의 생명을 연결하는 것이며, 태고부터 자연과 인류의 조상이 키워온 것으로서, 특정 개인과 기업의 상업적 독점물이나 조약으로 주권을 인정받고 있는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다. 자연생태계와 농경지에서 식물 씨앗의 서식지가 보전되어야 창조적, 지속적인 종의 진화가 보장되고, 생물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물다양성과 문화다양성을 통합하는 씨앗의 보존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인간과 씨앗의 미래를 위한 제언


1. 국제연합은 생물다양성 조약에서 생물을 물질적으로 환원하고, '유전자원genetic resources'이라는 가공하여 이용할 가치를 중시하는 경제적 표현만을 사용하며, 구체적으로 생물적 내용을 나타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약의 문언 정의에 구체적으로 "씨앗 등 모든 번식체를 포함한 생명을 지닌 것"이란 표현을 보충하여 추가해야 한다. 

 또한 골고루 식물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특정 유용식물만을 보전해야 할  유전자원의 대상으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2. 각국 정부는 지구환경의 열악화 및 인구의 급증에 따라 앞으로 자연재해의 발생과 식량생산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에, 식량안보에서 세계시장에 대응한 씨앗의 보전・공급 전략을 자리매김해야 한다. 생물다양성 조약에서는 지구적인 시점에서 주요 재배식물종의 보전 및 국가 수준의 식량안보에 관해서만 기술하고 있지만, 지구 고유의 환경에 적응, 진화해 온 유용한 야생식물, 생활문화와 밀접한 재배식물 및 그 토종 품종이 많다는 것을 조사・인지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주권을 인정하고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3. 각국 정부 및 농업 관련 단체는 현지외에서 씨앗을 보존하는 종자은행은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임을 인식하고, 현지내에서 계속적으로 재배하면서 자연선택과 인위선택이 일어나고 있는 농경지에서 재배식물의 씨앗을 보존해야 한다. 그러나 곡물과 환금작물을 생산, 판매하는 상업자본의 진출로 지역의 농경지 자체를 사람들에게서 빼앗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어 농지정책과 연관하여 씨앗의 보존을 위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

씨앗은 국가 수준의 식량안보만이 아니라, 지역・공동체 및 각 가정 수준에서 식량주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불문하고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식물의 신품종보호에 관한 국제조약 등의 보급에 따라, 각각의 국내에서 사람들의 식량주권을 침해하는 지적재산권과 개량품종의 사용을 강제하는 종자법의 정비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개별 지역에서 적응해 온 토종이 자가채종에 의해 존속되는 것이 저해되어, 가족농과 토착민 및 자급하는 시민의 기본적 생활기반이 위협을 받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그들의 전통지식 체계와 농경문화에 존경심을 가지고 지역에서 유용한 야생식물과 토종 씨앗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인정해야 한다.


4. 일본 정부는 농업단체, 환경단체 및 시민과 협동하여 농가와 텃밭에서 자급하는 시민의 자가채종은 기본적 생활기반이기 때문에 씨앗의 자유로운 관계를 미래에도 보장해야 한다. 또 재배식물의 품종에 관해서는 생물다양성 조약과 비교하여, 일정 정도 다양성의 수호자인 농민의 역할에 대해 명시한 식량농업식물유전자원 조약을 비준할 것을 제언한다. 

또한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보장에 대한 본연의 자세 및 종자공급의 공정한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종자회사의 제품에는 방사선 조사, 웅성불임 등의 육종방법에 대해 자세히 표시하도록 국내 관계 법령 및 조직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5. 전 세계의 시민은 생물다양성 조약이 환경윤리, 생명윤리, 미래세대 및 개발도상국・지역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고려하여 인간과 씨앗의 미래를 위하여 지역적으로 시민 종자은행을 만들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널리 협동해야 한다.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었던 재배식물의 토종 및 그 씨앗 보전의 긴급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모든 생명의 생물문화다양성 보전을 평생학습, 환경교육, 평화교육, 먹을거리와 농사교육 등의 중요한 과제로 삼아 이러한 지식과 기술을 널리 알리고 보급, 계발해야 한다.




세계의 현황


세계적으로 보아도 밀, 벼, 옥수수와 이에 이어서 감자, 보리, 콩, 수수 등 주요한 식량작물 등의 몇몇 종은 대규모 단작에 의한 상품작물로, 광대한 면적에서 그 개량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녹색혁명은 어찌 보면 곡물 종자의 생산 증가를 이루었다. 그러나 유축농경에 필요한 식물체의 줄기와 잎을 포함한 바이오매스의 생산이란 측면에서 보면, 또는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성공한 사례는 아니다. 현대의 농업기술이 전통사회의 토지소유제도 등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도입되어 빈부격차를 증대시키고, 지역사회를 분단시키며, 지속가능성을 뚜렷하게 떨어뜨린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현대의 기술로 개량된 품종의 도입은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 유전적 침식을 불러일으켜 토종을 쫓아내는 한편, 일부의 선진국이나 기업에 의하여 수집된 유전자원 종자의 독점, 신품종의 특허등록, 유전자변형 작물의 문제 등 통합적으로 살펴야 할 과제가 산처럼 쌓여 왔다. 한편, 전통적인 자급농, 가족농, 유기농법과 자연농법 등 저투입 지속형 농업은 미래를 향한 전통지식 체계를 계승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으로서 재평가해야 한다. 확실히 씨앗은 개발도상국의 농촌개발 및 인간개발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와 같은 재평가를 실천하고 있는 국제기관, NGO, 시민단체 등의 활동은 많이 보고되어 있고, 유전자원의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는 국제 체제에서 인간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욱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일본의 현황


일본은 남북 3000Km에 이르는 바다로 둘러싸인 길쭉한 국토에 화산과 급류 하천이 많고, 각 지방은 냉대에서 아열대에 이르는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국토의 약 64%는 산지로서 산림 면적의 대개는 인공림이 차지하고 있으며, 2차대전 이후 확대조림 정책에 따라 삼나무, 노송나무, 소나무, 낙엽송 등 제한된 종만이 대규모 단작처럼 심어졌다. 그로 인해 치산치수에 따른 국토보전, 임업의 진흥에 의한 산촌 활성화에 실패하며 과소, 고령화 등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한계마을'이 증가해 왔다. 

평야에서도 광범위하게 도시와 공업지가 확대되고, 농경지는 뚜렷하게 감소해 왔다. 뛰어난 농경기술을 이용한 몇몇 품종의 대규모 단작식 벼농사는 역설적이게도 논이란 특색 있는 농경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약화시켰다. 농경기술의 고도화가 많은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하는 벼 재배 체계를 확립시키는 한편, 과잉생산을 조정하기 위해 농경지 축소 정책을 강요해 왔다. 식량자급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정책을 취하면서, 이상하게도 도시민은 막대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전업농이 계속 줄어들고 농경지도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지는 농경지는 증가하고 있다. 

근대농업이 확립되기 이전 각지의 환경에 적응한 토종이 많이 재배되고 있었다. 그러나 벼농사에서도 밭농사에서도 농경지의 '구조개선'이 진행되어, 현재로서는 몇몇 재배종의 특정 개량품종만 생산되면서 일본의 농경지 생태계에서는 모든 생물종에서 다양성이 심각하게 상실되고 있다. 일본에서 기원한 재배식물은 고추냉이와 머위 등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지만, 무와 순무, 가지, 오이, 절임거리 채소류 등에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훌륭한 토종 품종이 많은 야채의 2차 다양성 센터였다. 에도시대에는 원예문화가 번성하여 벚꽃, 동백, 영산백과 변화나팔꽃 등 꽃나무와 화초에도 여러 품종이 만들어졌다. 유전학적으로도 민족식물학적으로도, 상당한 변이를 나타내는 토종이 여럿 존재하고, 사계절의 생활을 풍부하게 해주고 있었다.

토종 씨앗을 소중히 여기는 독농가, 텃밭 농부와 지역의 종묘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씨앗의 미래에 관한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 연구자료와 목표 달성을 위한 행종조치는 불충분한 상태이다. 생산효율을 중시하는 벼농사 중심의 농업과 식량시장의 세계화, 소수 재배종의 몇몇 품종을 공적으로 장려하며, 지금까지 있었던 지역의 토종이나 농경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이 쇠퇴해 왔다. 이는 벼뿐만 아니라 덩이뿌리, 콩, 야채 등 모든 재배식물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소규모 자급농의 자가채종 전통을 쇠퇴시켜, 앞으로 개별 지역에서 적응진화할 토종의 다양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닫아 버렸다. 씨앗을 지켜오고 있는 지역의 종묘상, 독농가, 텃밭 농부도 '절멸 위기'에 처해 있다. 재배식물의 다양성이 인간과 식물의 지속적인 관계에 의해서만 유지되기 때문에, 지금을 놓치면 우리는 영원히 인류와 공생, 진화해 온 재배식물의 종다양성과 함께 조상으로부터 계승해 온 전통 지혜도 잃게 될 것이다. 



CBD 시민넷  인간과 씨앗의 미래작업모임 사무국

신청・문의:cbdseeds@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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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은 인도네시아의 팜야자를 재배하는 플랜테이션 농장의 사진이다. 

얼마전 큰 산불이 나서 주변국들에게 연기 피해를 심각하게 끼쳤다는 소식은 들으셨을 것이다. 

그 주요 원인이 바로 아래와 같은 팜야자 농장을 개발하기 위해 숲을 불태우는 행위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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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모습을 보면 저 남해의 고사리밭이나 강원도의 고랭지 배추밭이 연상되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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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설탕바구니인 Negros의 Flora 마을은 사탕수수 대농장을 식량과 에너지를 자급하는 쪽으로 다각화하면서 농생태적 마을로 전환했다. 사탕수수 생산이 꽤 줄어들고, 옥수수, 곡물, 콩, 채소 같은 작물로 보완되었다. 농지에서 분해되도록 하여 작물 부산물을 순환시키는 사탕수수 폐기농법이 심각한 생태적 파괴를 일으키는 전통적 화전농법을 대체하고 있다. 농민들은 새롭고 오래된 유기농업 기술을 광범위하게 실행하고 있다. 이 글의 정보는 REAP-Canada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는 "Agro-Ecological Village at the Flora Community"에 기반을 둔다. 




필리핀 네그로스 섬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필리핀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라 함. (사진 http://goo.gl/VGhXZ) 



LEISA Magazine • 16.4 • December 2000

사탕수수 대규모 단작에서 농생태적 마을로

Lindsey Mulkins와 동료들

Negros라는 섬은 필리핀의 설탕바구니로 알려져 있다. 저지대의 농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탕수수 재배에 쓰인다. 사탕수수를 생산하는 대규모 단작과 연계된 사회적, 생태적 문제가 섬에 널리 퍼져 있다. Negros는 1980년대 설탕산업의 붕괴가 수천 명의 설탕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기아를 일으키며 악명을 떨쳤다. 오늘날 Negros의 경관 대부분이 대농장주로 알려진 부유한 플랜테이션 소유주의 관리를 받는 대규모 단작 방식의 사탕수수 생산지로 남아 있다. 농지가 없는 노동자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하루 1.5~2달러를 받으며 빈곤과 부채의 고리에 갇힌 채 육체적으로 고된 노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Negros의 일부 마을은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한 곳 가운데 하나가 Negros Occidental 남부의 Kabankalan 근처의 Flora 마을이다. 1997년, 필리핀 정부의 종합농지개혁 프로그램(Comprehensive Agrarian Land Reform Program, CARP)을 통해 76명의 대농장 노동자와 그 가족(약 375명)이 옛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이었던 26만1000헥타르의 땅을 받았다. 그들은 이를 2460평의 개인 농장과 5만3100평의 집단농장으로 분할했다. 


현재 Flora 마을의 사탕수수를 생산하는 관행농법이 사탕수수 폐기농법으로 전환되고 있다. 사진: REAP-Canada


Flora 마을은 대농장을 다각화하여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생태적 방법을 따르면서 그 생산능력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마을에서는 농민연합인 PAGLA-UM을 결성했다. 마을에서는 또한 지속가능한 농업체계의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는 전문기관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러한 전문기관에는 PDG, MAPISAN, MASIPAG, REAP-Canada와 Los Baños에 있는 필리핀 대학의 농경제학과가 포함된다. 



생태농업 마을

내부의 식량과 에너지 체계를 창출하려는 Flora 마을의 노력은 생계를 점차 더욱 생태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결과다. 마을의 자급을 강조하는 이러한 방법은 ‘농생태적 마을(agroecological village)’이라 한다. 농생태적 마을의 일반적인 특징은 표1에 관행적 방법에 비교해 나타내 놓았다.마을에서는 역량강화를 이루고, 재정안보를 증가시키고, 시장 변동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사탕수수 생산은 규모가 축소되었고 대안적인 생산 체계를 실행하여 생태친화적으로 바뀌었다. 사탕수수는 여전히 마을의 주요한 작물로 남아 있으며 (외부의) 수입과 145마리의 운송용 가축의 사료와 토양비옥도를 유지하는 유기물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발효를 위해 방대한 바이오매스를 생산하는 사탕수수의 능력은 옥수수, 곡물, 콩, 채소 같은 다른 작물의 지속가능한 생산에 중요한 영양분과 유기물의 순환을 구동시킨다.


표1. 필리핀의 농촌 개발에 활용되는 농생태적 방법


네그로스의 사탕수수 농민. 아마 이 소가 운송용으로 쓰이는 가축일 것이다. 옥수수대도 엄청 좋아하는데 사탕수수면 그냥 환장하고 먹겠다.



설탕 생산을 변경하다

Negros의 전통적인 사탕수수 생산방식은 심각한 환경파괴를 일으켰다. 사탕수수 농지는 빈번하게 불태워진 뒤 수확하여 토양비옥도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1970년대 초반부터 1988년 사이, 주요 사탕수수 재배지역에서 토양유기물이 26%까지 감소했다. 감소된 토양비옥도는 사탕수수 생산량의 저하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화학비료를 시비하게 되었다. 현재 필리핀의 사탕수수 시비량은 연간 3000평에 질소 209kg, 인 55kg, 칼륨 74kg으로 추산된다. 또한 고지대의 사탕수수 생산은 토양침식을 유발하고, 그 결과 수체의 약동(siltation of water bodies)을 일으키고 있다. 과다한 질소비료 사용과 simazine 같은 제초제의 잔류로 지하수도 오염되었다. 화전농법은 생물다양성을 감소시켰고, 사람들에게는 호흡기와 안과 질환을 유발하고 암 발병률을 높였다.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폐기(부산물을)하는 대안적인 농법이 Flora 마을에서 실행되기 시작했다. 수확하기 3달 전, 사탕수수 줄기에서 손으로 죽은 잎을 제거하여 흙에다 폐기해 부패하도록 한다. 수확한 뒤에는 사탕수수 부산물을 농지에다 폐기하여 놔둔다. 이 폐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에 질소를 고정시키고고 토양유기물을 높여서 질소비료 사용량을 감소시킨다. 


사탕수수를 수확하는 필리핀의 농민. 이런 식으로 사탕수수대만 수확하고 나머지는 밭에 폐기하는 것이다.


폐기농법은 또한 풀도 억제하고, 토양 수분도 보존하며, 침식도 최소화하고, 태풍에 사탕수수가 쓰러지는 것도 보호하며, 수확시기를 크게 줄인다. 폐기농법은 특히 사탕수수를 베고 놔둔 그루터기에서 자란 싹으로 인해 사탕수수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다. 동남아시아에서 평균 수확량 증가율은 먼저 심은 사탕수수에서 5.8%, 첫 그루터기 싹에서  21.1%라고 한다. 폐기농법은 경제적으로 실용적이지 않기 전인 1~2번 정도 추가로 그루터기에서 새싹이 나오게 하여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하여, 전통적으로 그루터기 새싹과 연관된 수확량 저하를 감소시킨다. 오랫동안 실행하면, Flora 같은 마을의 사탕수수 폐기농법은 토양비옥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생산력을 높이고, 투입재 요구를 감소시키며 그루터기 새싹의 순환을 더 길게 만드는 긍정적인 피드백 체계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 Flora의 농민들은 현재 관행농 사탕수수 농민들이 사용하는 비료보다 절반 이하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적 관습의 변화와 함께 최적의 시비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사탕수수밭은 이렇게 소를 이용하여 쟁기질을 하여 두둑을 짓고 고랑을 만든다. 


그리고 사탕수수는 이렇게 심는다고 한다. 옥수수처럼 씨앗을 심는가 했더니 그게 아니라 사탕수수대를 잘라서 꺾꽂이하는 방식이었음.


폐기농법의 주요 단점은 화재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 노동비용의 상승이다. 사탕수수 폐기는 보통 화재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고랑을 번갈아 가며 부산물을 쌓아서 그렇지 않은 고랑에는 농사를 지을 수 있다. 폐기농법의 노동비용은 투입재 비용이 감소하고 사탕수수 생산력이 높아짐으로써 상쇄된다. 현재 마을의 평균 수확량은 3000평에 약 70톤이다. 


대부분의 작업이 손으로 이루어지는 필리핀 네그로스의 사탕수수 농사. 이걸 산업화한다면 대형 농기계가 한번에 수확하는 방식으로 바뀌겠지. 그럼 여기서 일하던 사람들은 도시로 내몰릴 테고... 농업의 산업화, 과연 바람직한 것이라고만 할 수 있는지 생각할 문제다. 



Flora 마을의 벼와 옥수수 생산

벼농사의 도입이 Flora 마을의 식량 자급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변화다. 그들은 현재 8400평의 논으로 쌀 수요의 약 75%를 충족하고 있다. 농민들은 필리핀의 전국 생태농민연합인 MASIPAG(ILEIA Newsletter Vol.14 3&4, p.47를 보라)가 개발한 유기농법 벼농사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MASIPAG 프로그램은 화학비료와 제초제나 살충제를 쓰지 않고 유기농 생산체계에서 선발된 지역에 적합한 벼 품종을 사용하는 것을 강조한다. 사탕수수 폐기농법과 마찬가지로, Flora 농민들은 수확한 뒤 볏짚을 논에 돌려줌으로써 논의 토양비옥도를 유지한다. 필리핀에서 볏짚의 90%가 태워지는 반면, 덮개 체계는 볏짚이 분해되며 질소를 고정시킴으로써 마을에서 볏짚을 태우는 일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일을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 더 많은 질소가 azolla와 벼와 함께 자라는 질소고정 수생식물에 의해 제공된다. 조리하면서 나온 왕겨와 사탕수수 가공에서 나온 찌꺼지도 논의 비옥도를 유지하는 데 쓰인다. 


Masipag의 벼농사 농법을 설명하는 동영상 (제작 Wayne Clark)



MASIPAG 체계에서 벼는 30cm 간격으로 심는다. 농민은 땅을 깊이 갈아서 벼가 뿌리를 깊이 내려 양분을 빨아먹도록 돕는다. 질병은 듬성하게 심고 병해에 강한 품종을 심어서 최소화한다. 벼는 논에 바람이 잘 통하도록 촉진하고 그늘이 최소한으로 지도록 동서 방향으로 심는다. 50가지 정도의 벼를 심는 MASIPAG의 실험논은 농사철마다 마을사람들이 관리한다. 

Negros에서 가장 심각한 벼의 해충은 먹노린재와 황금왕우렁이다. 먹노린재는 벼가 성장하는 중요한 기간에 물높이를 조절하여 관리한다. 왕우렁이의 개체수는 모내기한 뒤 물높이를 낮게 관리하여 조절한다. 또한 그들은 모내기하고 25일 동안에는 왕우렁이가 좋아하는 토란잎을 줘서 벼모를 먹지 않도록 한다. 


이놈이 바로 황금왕우렁이(Golden Snail)다. 엄청나게 크구만. 풀도 엄청나게 먹겠다.



Flora의 농민은 사탕수수와 함께 집에서 먹고 시장에다 내다팔 찰옥수수를 사이짓기한다. 둘의 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옥수수는 수확하고 60일 뒤에 사탕수수 두둑에 교차하며 심는다. 마을에서는 현재 흰옥수수, 비둘기콩, 호박이나 고구마를 포함하여 더 생태적인 옥수수 생산을 위하여 대안적인 작부체계를 실험하고 있다.



채소 생산

Flora 마을은 집에서 소비하고 신선식품 시장에 내다팔 가지(36000평), 호박(15000평), 무(6000평), 여주, 고추를 포함한 많은 채소 품종을 재배한다. 다양한 채소 생산은 농민의 식단과 수입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지역 시장에 채소 공급을 증가시키고 적당한 가격에 살 수 있게 한다. 마을에서 재배하는 모든 작물 가운데 채소는 가장 농약을 많이 친다. 대규모 채소 생산에 대한 농민의 경험부족과 지역에 적합한 씨앗의 부재는 채소의 완전한 유기농 생산을 저해하고 있다. 농민들은 새로운 채소 품종과 대안적인 병해 방제를 집중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사회적, 생태적 함의

사탕수수 경작의 변경과 작물 다양화를 통하여, Flora 마을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환경에 대한 영향을 축소시키고 있다. 사람들이 안전하고 다양한 식량원을 확보하여 마을의 건강이 개선되었다. 새로운 방법이 마을의 노동능력에 더 적합한 노동체계를 생성했다. 사탕수수의 잎 제거가 보통 노동력 수요가 적은 우기에 하는 일이기에, 이것이 연간 노동력을 분할하는 효과가 있다. 사탕수수 대규모 단작과 달리, 마을의 다양화된 농업 생산은 사탕수수 잎 제거와 씨앗 갈무리, 파종, 시장 판매와 고부가가치 가공 등을 포함해 식량생산의 모든 측면에서 여성이 더 많이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Negros에서 예전에 내팽개쳐졌던 남성과 여성 들이 모두 지역 경제의 참가자가 되었다. 농촌 빈곤층의 소득 수준 상승은 기본 소비재와 아이들의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 농지개혁과 대규모 단작 생산체계의 생태농업화가 조합되어 Negros에서는 농업생산 수준 이상으로 사회경제적 혜택을 창출할 잠재성이 나타났다. Flora의 농생태적 마을 사업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미 대규모 단작 농업체계에 의존하는 마을을 위한 개발전략의 유망한 사례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Lindsey Mulkins and Roger Samson (Resource Efficient Agricultural Production-Canada), Louie Amongo and Emmanual Yap (MASIPAG),  Teodoro Mendoza (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in Los Baños, Department of Agronomy) and Ben Ramos (Paghida-et sa Kauswagan Development Group). Contact address: REAP-Canada, Box 125, Ste. Anne de Bellevue, Quebec, Canada, H9X 3V9, reap@interlink.net




이외에 네그로스의 사탕수수 생태농법에 대한 자료... http://www.reap-canada.com/international_dev_4_3_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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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을 채용한 국가의 농업 생산성은 일정 정도 상승한 이후 그대로이거나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남.

예) 멕시코: 옥수수 수확량 3000평에 0.9톤에서 녹색혁명 이후 4.4톤으로 증가, 하지만 이후 이러한 상승률이 주춤함.


세계 곡물 비축량은 6억 3500만 톤에서 해마다 급격히 줄어들어 2000년대 들어와서는 3억 8200만 톤으로 감소.

녹색혁명으로 인해 농업에서는 여러 가지 '외적 비용'이 상승했지만, 이러한 외적 비용은 생산성 계산에서 무시되고 비용-이익 계산만 실시하여 여전히 생산적이라는 허구에 사로잡혀 있다.



관행농업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까닭


1. 토양 악화

1년에 150만~210만 평씩 농지가 사라지고 있다. 토양침식으로 1년에 250억 톤의 겉흙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겉흙이 생성되는 속도는 3000평에 1톤 정도.

이러한 현상은 집중적 경운, 대규모 단작, 짧은 경작주기, 대량 관개 등으로 인한 염류화로 발생한다.


2. 물의 남용과 수문 체계의 손상

빗물이 지하의 대수층을 다시 채우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지하수를 퍼서 사용.

농업이 사용하는 세계 담수의 양은 2/3를 차지함.

생산을 최대화하는 게 아니라, 물을 보전하는 농법이 필요하다.

육식 문제; 곡물사료를 재배하려고 지나치게 많은 물을 사용. 축산물 그 자체로 농산물보다 2배의 물을 사용.

예) 감자 500칼로리 생산에 물 89리터가 필요하나, 곡물사료를 먹인 소고기 500칼로리 생산에 4902리터의 물이 필요.

     1kg의 동물성단백질 생산에는 1kg의 식물성단백질 생산보다 100배 이상의 물이 필요.

이러한 지나친 물 사용으로 수문 체계가 변화하고, 이는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미기후를 바꾸어 놓는다.


3. 환경오염

. 농약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받음.

9282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13가지 성분의 농약이 검출. 이러한 농약 성분은 식품과 식수를 통해서 오염된 것.

1995년 미국 29개 도시의 수돗물을 검사, 무려 28곳에서 제초제 성분이 검출됨. 

. 화학비료 또한 지나친 사용으로 지하수와 강물 등으로 흘러든 질산염 등의 성분이 부영양화를 일으켜 '죽음의 구역'을 만듦으로써 생태계를 파괴.

. 공장식 축산에서 나오는 막대한 양의 가축분뇨를 '인공 못' 방식으로 처리. 인공 못에서 스며든 가축분뇨로 지하수가 오염되고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감. 또한 인공 못에서 발생하는 암모늄 이온으로 대기오염 문제까지 일어남.


4. 외부 투입재에 대한 의존

관개용수, 화학비료, 살충제, 가공사료, 항생제 등의 생산과 운영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관개 펌프, 축사의 기후조절장치, 유전자조작, 농기계, 농화학물질 제조 등으로 재생불가능한 자원을 낭비.

농민의 수익이 줄어들고 그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외부자들에 의해 통제됨.


5. 유전적 다양성 손실

지난 100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종이 멸종. 1900년에서 현재까지 75%의 종이 멸종. 

세계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70%가 단 6가지 품종의 옥수수. 미국에서 사육하는 칠면조는 단 1가지 품종뿐.

이러한 일로 벌어지는 유전적 획일성으로 인해 질병과 해충의 공격에 작물과 가축은 취약해진다. 그에 대한 저항성을 지닌 작물과 가축을 찾는 일도 그것들이 풍부할 때 가능한 일.


6. 농업 생산에 대한 지역의 관리력 상실

농업의 현대화로 농민의 수는 급감. 미국의 경우 1920년~현재 650만 개의 농장이 20만 개로 줄었다. 또한 농촌에 거주하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2%, 농부나 목동은 0.4%

이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2030년이면 세계 인구의 60%가 도시 지역에 살 것으로 예상됨

이러한 일은 대규모 상품지향형 농업 때문에 일어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저개발국의 경우 선진국에서 수입하는 식량이 점점 늘어나게 되는데, 1970~1990년 이러한 농산물은 5배가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으로 소농의 기반이 파괴되고, 고투입 고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술과 투입재에 의존하게 된다. 그로 인해  푸드 달러에서 소비자의 몫은 38%에서 8% 이하로 감소.

도시의 확장 같은 경우, 캘리포니아는 1988~1998년 사이 사라진 농지의 비율이 2만 헥타르에 달한다.


7. 지구적 불평등 

농업 생산성 향상에도 세계에서는 여전히 기아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식량 분배의 불평등 때문이다.

농업에서 얻는 이윤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관행농업의 구조가 이를 가속화. 

농민과 농업정책은 생태적 지혜나 장기적 예측보다 경제적 고려에 추동되는 경향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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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골드스미스의 취재기

 

 

 

초기 농업은 비생산적이라 치부되기 일쑤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미래에 가장 희망적인 농업이다. 농민인 무디얀세 테네쿤Mudiyanse Tennekoon 씨는 스리랑카의 전통적인 농촌 생활의 선지자이다. 그는 농사지으며 쿠레네갈라Kurenegala의 작은 마을에 산다. 최근 그는 FAO나 특히 세계은행이 스리랑카에 도입한 집약적인 근대농업 체계의 파괴성과 반생산성을 인식한 사람들 사이에 꽤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근대농업에 비판적인 두 박식한 남성과 함께 그와 만났다. 한 사람은 국무총리의 아들 두들리 세나나야케의 조카인 우팔리 세나나야케Upali Senanayake 씨, 다른 한 사람은 스리랑카의 전통 삶을 연구하고 있는 공무원 구나세카라Gunasekara 씨이다(에드워드 골드스미스Edward Goldsmith는 “생태주의자Ecoligist”라는 잡지의 편집자이다).

 

에드워드 스미스와 무디얀세 테네쿤 씨.

 

 

 

예전에 사람들은 자급했다

 

골드스미스(이하 G) : 이 지역의 평균적인 농장 크기는 얼마인가요?

테네쿤(이하 T) : 보통 가구에 2500평 이하입니다.

 

G : 자급하고 있습니까?

T : 유감스럽지만 아닙니다. 아버지 대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소금과 옷뿐만 아니라 전등에 쓸 등유도 사야 합니다.

 

G : 스스로 만들지는 않았습니까?

T : 할머니는 자신과 가족의 옷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마을 뒷산에 있는 땔감을 하고 부대밭을 만들던 숲인 첸나chenna에서 목화를 길렀습니다. 우리는 아직 그러고 있습니다. 게다가 옛날에는 미Mee 나무의 열매에서 추출한 미 오일을 썼기에 등유는 전혀 필요 없었습니다.

 

스리랑카에서 미 나무의 묘목을 심는 영국인 고등판무관(출처 구글).

 

G : 미 오일은 요리에도 자주 쓰나요?

T : 네, 또 약으로도 썼습니다. 코코넛 오일도 그렇구요.

 

G : 인도처럼 현지의 장인들과 옛날처럼 물물교환을 했습니까?

T : 네, 10년 전 마을에서는 도공과 대장장이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식량을 주고 항아리나 도구와 바꾸었습니다. 지금은 마을의 상점에서 이런 것들을 사야 합니다. 게다가 매우 쓸모 있던 점토로 만든 항아리는 이제 구할 수 없습니다.

 

G : 항아리는 주로 무엇을 담는 데 썼나요?

T : 물을 저장하는 데 썼습니다. 왕겨를 채워 그것을 태워 몇 시간 지나 재가 되면 씻어 내고 물을 넣습니다. 이렇게 물을 차갑게 보존했습니다.

 

G : 그거 끝내 주네요. 그런 지식은 아버지가 가르쳐주나요?

T : 물론입니다. 모든 농민은 연구자이자 교사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농민이 아닙니다.

토지와 기후, 용도에 맞는 300종류 이상의 벼를 재배했다

 

G : 여기에서는 몇 종류의 벼를 재배했나요?

세나나야케(이하 S) : 예전에 스리랑카에서는 280종을 재배했는데, 지금은 15~20종만 남았습니다. 정부의 정책에 의해서 그 이외의 품종은 절멸되어 버렸습니다(D.Dreberg에 따르면 1974년에는 300~400의 벼 품종이 재배되었다<superintendent of school gardens quoted in C. Wright, Glimpses of Ceylon>).

T : 저는 지금 123종의 붉은벼를 기억하고 있는데, 남아 있는 건 겨우 3~4종뿐입니다.

 

G : 이러한 품종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T : 먼저 우리는 두 번의 농사철에 맞는 다른 품종이 필요합니다. 북동 계절풍과 관련된 마하Maha와 남서 계절풍과 관련된 야라Yala라는 두 농사철이 있지요. 마하 기간에는 ‘4개월’이라 부르는 품종을 심습니다. 그 이름처럼 자라는 데 4개월 걸립니다. 야라 기간에는 ‘3개월’이란 품종을 심습니다. 마하 기간의 품종에는 갈색과 흰색의 무룬가카얌Murungakayam, 웰라 일란가리야Wella illangaliya, 혼다라와라Hondarawara, 간가라Gangala, 베루위Beruwee가 있습니다. 야라 기간의 품종에는 다하나라Dahanala, 콕칼리Kokkali, 칸니 무룬가Kanni Murunga, 파츠하 페루말Pachha Perumal, 쿠루위Kuruwee, 수반델Suvandel이 기억납니다. 또 ‘6~8개월’이란 품종인 마위Mawee도 길렀습니다.

 

G : 마위는 무엇인가요?

T : 그건 승려를 위한 겁니다. 불교의 승려는 정오 이후에는 음식을 먹지 않아서, 다음날 아침까지 몸을 유지하려면 영양가 높은 음식이 필요합니다. 마위는 매우 영양가가 높고, 단백질 함량도 높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재배한 까닭입니다.

 

G : 그밖에 어떤 품종이 있었나요?

T : 아기 엄마를 위한 헨나티Heenati를 길렀습니다. 지방과 당분이 많아 젖이 잘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두 농사철에도 그것을 길렀습니다. 또 논에서 일하는 남자를 위해서는 탄수화물이 많아 힘이 나기에 칸니 무룬가를 길렀습니다. 그것은 전통 의식에 쓰는 우유를 만드는 데에도 쓰였습니다. 수반델은 독특한 향 때문에 길렀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품종의 일부는 특히 논에 물이 충분할 때 길렀습니다. 반면 물이 별로 없을 때에는 다른 품종을 썼습니다. 물이 많은 곳에 쓰던 품종을 구델Goodel 또는 고다Goda라 부르고, 뒤의 것은 마다위Madawee 또는 알위Alwee라고 합니다. 어떤 품종은 특히 질퍽한 곳에 알맞은 게 있고, 또 진흙이 적은 고지대에 알맞은 품종도 있었습니다. 또 아주 기름진 흙에 필요한 품종도 있고, 매우 척박한 흙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품종은 다른 품종보다 해충에 강해서 전통적인 해충 방제법이 실패했을 때에는 다른 품종보다 그걸 심었습니다.

새를 위한 벼농사, 새는 그것을 알고 있다

 

G : 논의 해충을 방제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T : 해충은 오늘날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하나는 토종 벼는 줄기가 길어 바람에 날려서 곤충이 줄기에 붙어 있기가 어려웠습니다. 요즘 나오는 하이브리드 품종은 줄기가 짧고 훨씬 단단하여 해충이 붙어 있기 쉽습니다. 또 신품종 벼와 달리 토종은 잎이 커서 늘어지며 그늘을 만들어 풀이 자라는 것도 막았습니다. 벼는 특히 생육기 중에 짧지만 결정적인 기간인 약 2주일(이삭이 패고 나서 약 2주일의 물알들 때) 동안 해충을 예방해야 합니다. 이 기간에는 가족 모두가 경계 태세를 취해 어떠한 비상사태에도 대처할 준비를 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늘 하던 일은 다럭daluk이란 선인장 수액을 논에 넣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곤충을 물리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벼가 누렇게 물들면, 우리는 알곡이 생기기 시작할 때까지 논의 물꼬에 대나무 잎을 묻었습니다. 이 단계(물알들 때)에 알곡은 아직 거의 액체입니다. 그래서 곤충에게서 벼를 보호하려고 승려가 버린 옷을 구해다가, 그것을 코코넛 오일에 담가서 심지를 만듭니다. 그 다음 그걸 논의 이곳저곳에 불을 밝혀 놓지요. 승려의 옷에는 밝은 노란색 채소의 염료가 포함되어, 그걸 태울 때 빛과 함께 해충을 물리치는 매우 강한 냄새가 납니다. 또 다른 장치는 여기에서 자라는 덩굴식물의 잎을 부수어 가루를 내서 액즙을 만들어 논의 물꼬에 붓곤 했습니다. 이 액즙은 물에 떠서 벼의 둘레에 붙는데, 그것은 결정적인 2주일 동안 벼를 먹는 해충인 고드웰라Godwella를 죽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우리는 논의 네 귀퉁이에 마크라Makra 잎을 모아서 말린 걸 층층이 쌓았습니다. 또 거기에는 카두라Kadura의 나뭇가지도 심었습니다. 그것은 논의 벌레를 끌어 모으는 코코넛 등불의 받침으로 썼습니다. 또 점성학으로 점을 쳐 가장 좋은 날을 정해 볍씨를 심었습니다. 저는 이것도 해충의 침입을 막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이것과는 별도로 하던 일은, 강바닥에서 모래를 긁어모아 논과 관개수로에 뿌렸습니다. 이것도 효과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또 바라밀에서 끌어낸 매우 끈끈한 물질로 긴 밧줄을 만들어, 아이들이 논을 가로질러 줄을 질질 끌면 논의 벌레가 거기에 달라붙습니다. 그게 아니면 둠말라Dummala라고 부르는 나무의 진을 스며들게 한 여러 헝겊 조각을 묶어서 이걸 끌고 다녔습니다. 피노비아Pinovia란 특별한 도구를 손에 든 아이들이 논에 들어가 수면에 있는 벌레를 잡기도 했습니다.

S : 이 모든 것을 통해 우리는 매우 복잡한 농업 형태가 가능하려면 온 가족의 협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개발의 여파로 가족공동체가 파괴되면서 세대가 끊기고, 그것을 실천할 방법이 사라졌습니다. 서양에서 행해지는 매우 파괴적인 근대농업에 의지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T : 그렇습니다.

 

G : 서양에서는 그런 방법을 ‘생물 방제’라 하는데, 당신은 그것을 했던 겁니까?

T : 네, 사실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해충 방제법의 하나는 코코넛 껍데기를 부수어 논의 네 귀퉁이에 뿌리는 겁니다. 이것은 데말리츠츠Demalichch 또는 일곱 자매라 불리는 회갈색 새를 불러옵니다. 새는 부수어진 코코넛을 먹거나 논의 해충도 잡아먹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2주일 동안 벼를 먹는 벌레인 고드웰라를 잡아먹지요.

 

G : 해충 방제를 위한 전통 의식이 있나요?

T : 우유를 끓여서 흘러넘치게 하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우유가 항아리에서 흘러 나온다’는 것을 뜻하는 ‘키리우투루네와kiriuturunewa’라고 불렀습니다. 논의 주요 해충인 벼멸구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여겼습니다. 또 해충을 물리치는 데에 매우 효과가 있다고 여겨진 다른 의식은, 논 한가운데에 장식을 단 장대를 꽂는 것입니다.

 

G 설치류는 어떤가요? 그게 옛날에도 문제였나요?

T : 쥐를 잡는 데에는 미Mee 나무의 동쪽에서 캔 뿌리의 네 조각을 묻고서, 그걸 논의 네 귀퉁이에서 태웠습니다. 그렇게 하면 쥐는 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G : 새는 어떤가요.

T : 각 논의 농사가 끝나는 쿠룰루 팔루와kurulu paluwa라는 시기에 새를 위해 조그만 부분에 벼를 길러서 잘 대처했습니다.

 

G : 그런데 어떻게 새가 그 벼가 자기 것인지 알았나요?

T : 우리는 몇 천 년 동안 이 일을 했습니다. 새에게 어느 것이 자신의 논이고, 어느 것이 우리 인간의 논인지 가르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새들은 좀처럼 우리의 논 지역에 침입하지 않았지만, 침입하더라도 벼의 해충이나 ‘고드웰라’를 먹거나 아이들이 내쫓거나 했습니다.

S : 마법 같은 해충 방제법은 없습니다. 우리 농민은 모든 해충을 피할 수 있는 ‘기적의 품종’이나 ‘기적의 화학물질’을 팔려고 하는 서양의 과학자를 믿을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산업사회가 붕괴되고 서양의 과학자들이 사라진 훨씬 뒤에도 논의 해충은 주변에 있겠죠.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해충들과 함께 살며 그 약탈을 조절해야 합니다. 각각의 방법은 조그만 기여밖에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지식은 아버지에게서 아이에게로 이어질 겁니다. 아이들을 도시의 학교에 보내 당신의 서양 과학적인 미신을 가르치지 않을 때에만 이 일이 가능합니다. 또한 온 가족이 완전히 협동할 때에만 가능합니다. 작업한 시간마다 임금을 줘야 하는 종업원으로는 이러한 협동을 결코 달성할 수 없습니다.

 

 

질소고정 나무와 과일박쥐의 똥이 거름

 

G : 논의 땅심은 어떻게 유지합니까?

A : 매우 많은 방법을 썼습니다. 하나는 논에 미 나무를 심는 것입니다. 미는 콩과식물로,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고정합니다. 이전에는 1헥타르에 20그루를 심었습니다. 잎에도 질소가 많은데 그 아래에 쌓여 덮였습니다. 또 매우 흥미로운 것은 과일박쥐가 미 나무의 열매를 좋아해 과실이 익을 때에는 엄청나게 모인다는 겁니다. 그 결과 질소를 많이 함유한 박쥐의 똥도 중요한 거름이 되었습니다. 또 첫비(Akwassa) 전에 볍씨를 심어 질소를 얻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러한 비에는 많은 질소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 우리는 쏘라Thora, 안다나Andana, 히리야Hiriya, 니디쿰바Nidikumba, 필라Pila라고 부르는 수확철 사이에 여러 콩과의 풀이 논에서 자라도록 했습니다. 그것들은 논의 옆이나 위에 자리한 작은 구역의 놔두는 땅인 필레와스Pillewas에서 자랍니다. 콩과의 풀씨는 필레와스에서 오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곳에서 농사짓지 않았습니다. 또 그곳은 쟁기질에 부리는 물소가 쉬는 곳도 됩니다. 물소의 똥은 비가 내리면 아래쪽의 논으로 흘러와 이것도 거름이 되었습니다. 또 우리가 똥을 누거나 오줌을 누는 곳도 필레와스에 자라는 떨기나무의 그늘입니다. 이것도 땅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물론 현재는 근대적인 개발로 논의 면적을 늘렸기에 필레와스도 농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땅심의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또 이미 말했듯이 전통적인 벼 품종은 줄기가 길어 지금처럼 줄기가 짧은 품종보다 논에 돌려주는 볏짚이 많았습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각 마을의 뒷산에는 정글이 우거지고, 거기에서 ‘저수지’로 흘러와 논에 물을 댈 때 쓰는 물이 흘렀습니다. 정글이 주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라 홍수가 나면 논으로 흘러오는 흙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방법을 써서 우리는 땅의 힘을 유지했습니다. 그것들이 기능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지요.

 

 

근대 보급(하이브리드) 품종은 가뭄에 약하다. 수확량이 늘어난 것도 수분이 많을 뿐

 

G : 화학비료는 쓰려고 했습니까?

T : 네, 이 몇 년은 화학비료가 필요한 하이브리드 벼를 재배했기에 그래야 했습니다.

 

G : 쌀에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T : 제 논은 1200평입니다. 풍년일 때에는 2800kg을 생산합니다. 우리 가족이 1년에 2100kg을 소비하기에 풍년일 때에는 남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자급적이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잉여물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아마 제 아버지 대에는 필요한 것이 적어서 논의 생산력도 적었을 겁니다. 또 그는 매우 많은 품종을 심었기에 해마다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 생산했을 겁니다. 우리가 문제가 있는 해에 맞부딪쳐도 어떤 품종은 잘 자랐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품종은 현재 심고 있는 하이브리드 품종만큼 가혹한 상태에 취약하지 않았습니다. 가뭄이 나면 하이브리드 벼는 말라 버립니다. 지금 해마다 가뭄이 지독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정글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하이브리드 벼는 보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갈무리해 놓으면 2~3개월 뒤에는 곰팡이가 핍니다.

 

G : 토종은 얼마나 보존하나요?

T : 적어도 3년은 갑니다.

구나세카라 : 저는 아버지가 아직 저장고에 3년 전의 쌀이 있는데 어머니가 햅쌀로 밥을 짓는다고 뭐라 하시던 일이 기억납니다. 보관 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쌀은 쥐가 들지 않는 대에 놓인 커다란 흙항아리에 보관했습니다. 항아리는 숨구멍이 있어서 쌀이 숨을 쉬고 서늘하게 있었습니다. 항아리는 라임 잎으로 안을 대고, 카라Kara의 잎도 해충을 쫓는 데 유용했습니다.

 

G : 근대적인 하이브리드 벼의 보관성이 나쁜 것은 수분 함유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화학비료를 쓰면 생산물의 무게는 늘지만, 이는 주로 수분 함량 때문입니다. 만약 말려서 재면 비료를 쓰지 않는 경우와 거의 같은 무게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유럽에서 두 연구를 통해 제3세계의 저장 문제는 주로 이 늘어난 수분 함량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하나는 서섹스Sussex대학, 다른 하나는 UNEP에서 실시했습니다.

T : 어떤 경우 하이브리드 밀은 밀가루를 만들어 먹어도 아무 맛이 없습니다. 이런 모든 이유 때문에 저는 하이브리드 벼농사를 그만두고 다시 토종으로 농사지을 계획입니다. 허나 문제는 씨앗을 찾는 일인데, 우리는 서로 전통농업의 체계로 돌아가는 걸 도울 수 있도록 현지의 농민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습니다.

옛날 체계에는 다른 이점도 있습니다. 이제는 생산할 수 없는 다양한 먹을거리를 예전에는 생산했다는 점입니다.

물고기가 없어졌기에 말라리아가 늘었다

 

G : 예를 들면 어떤 것인가요?

T : 먼저 예전에는 바울루Baulu, 위라Weera, 바라밀, 힘부투Himbutu, 우드 애플Wood Apple, 히말라야 야생배와 아보카도 등 많은 먹을거리를 구하려고 자주 정글에 갔습니다. 지금은 정글이 벌목되어서 이제는 그런 먹을거리를 구할 수 없습니다. 정글을 재생해야 합니다.

또 예전에는 시내, 저수지, 물을 채운 논에서 수많은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룰라Lula, 카와탸Kawatya, 하다야Hadaya, 아라Ara 등의 물고기는 말라 버린 못에서도 살았습니다. 적어도 이 지역에서 이것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정부가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틸라피아Tillapia에게 먹혀 버립니다. 정부는 틸라피아는 식물만 먹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다른 것들, 특히 논에 사는 물고기는 농약의 독으로 죽었습니다. 어떤 물고기도 더 이상 살지 않기에 말라리아를 전염시키는 모기 유충이 현재 건기에도 살아남습니다. 그 결과 말라리아가 이전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또 저수지에서 번식하던 룰라는 피를 만드는 기능이 있어 늘 임산부에게 먹이던 가치 있는 물고기였습니다. 저수지에서 잡을 수 있던 다른 물고기로는 로랄레Lorale, 페티야Petiya, 히리카나야Hirikanaya, 와라야Walaya, 안다Anda, 안쿠타Ankutta도 있었습니다. 특히 코랄레Korale는 매우 맛있는 물고기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단지 틸라피아만 있을 뿐입니다. 나쁘지는 않지만 모든 토종 물고기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토종 물고기에는 모두 특별한 용도가 있습니다. 틸라피아는 논에는 넣지 않고 저수지에서만 서식합니다. 이 변화로 우리의 식사와 인생도 눈에 띄게 빈한해졌습니다.

 

우드 애플.

 

 

 

부대밭 농업이 부정되었다

 

G : 그밖에 어떤 먹을거리를 구할 수 있었나요?

T : 많은 식물성 먹을거리를 저수지에서 구했습니다. 예를 들면 연밥, 일종의 연의 씨앗입니다. 또 연의 푸른 줄기도 먹었습니다. 게다가 저수지에서는 연근도 자랐고, 카케티의 뿌리로 가루도 만들고, 망고·바나나·코코넛·바라밀·후추·병아리콩과 콩나물 등도 구했습니다. 아직 어느 정도는 재배하지만 그것들은 옛날 것이 아닙니다.

서양에서는 부정적인데, 우리는 첸나chenna나 부대밭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논농사에 맞지 않는 마을 뒷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몇 년 농사지은 뒤 그곳을 버리면 정글이 재생하는 데에 10~14년이 지나면 회복되었습니다. 각 가족은 약 600평 정도 농사지었는데, 그곳은 사유지가 아닌 마을 공유지였습니다. 우리가 거기에서 기른 주요 작물은 조, 쿠루켄Kuruken 외에 건조 곡류였습니다. 요즘은 인구가 늘어나 그 주기가 정글이 완전히 화복할 수 없는 4~5년으로 짧아졌습니다. 현재 첸나 재배는 정부에서 장려하지 않고, 예전에 이 목적으로 쓰던 대부분의 땅은 그에 적합하지 않게 영구적으로 농사짓게 되었습니다.

 

바라밀.

 

 

말라리아의 전통적인 특효약을 정부가 금지했다

 

G : 실제로 모든 전통식에는 약효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효과적인 말라리아 전통요법도 있었나요?

T : 매우 효과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보통 알려져 있듯이 반자Banja나 간자-마리주아나Ganja-marijuana를 씁니다. 이것은 가장 중요한 약품의 하나로, 예전에는 ‘온 세계에 이길 수 있는 잎’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약효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가루로 내 홍차처럼 우려서 자게리jaggery(Kittul palm으로 만든 설탕)를 넣습니다. 그것은 말라리아에 유일하게 효과적이었는데, 해충에도 유효했습니다. 또 피에 흡수되는 시간을 줄이려고 우리는 다른 먹을거리와 섞어서 그것을 먹기도 했습니다. 벌꿀에도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구나세카라 : 16세기에 스리랑카에 난파되어 왕의 죄수로 17년 동안 지낸 영국인 로버트 녹스Robert Knox는 반자를 실론의 말라리아 요법이라 불렀습니다. 그 식물은 ‘세 세계의 지배자’라고 불렸습니다.

 

G : 약용으로 아직도 반자를 씁니까?

T : 아니요. 지금은 정부에서 금지했습니다.

환경에 맞지 않는 일본의 모내기 기술을 정부가 강제하다

 

G : 어린모일 때 모내기하여 수확량을 늘린다고 하는데, 이것을 하려고 합니까?

T : 정부에서는 그것을 강제하려고 합니다. 그들은 이 기술을 일본인에게 배웠습니다. 일본의 벼농사 지역 대부분에는 보통 3주일 정도 이어서 서리가 내리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때 벼가 논에 있으면 손상을 입습니다. 그래서 일본인은 온실 안에서 씨앗을 심어 서리로부터 보호하고, 논에 모내기를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스리랑카에서는 모내기한 뒤에 모가 아프다는 걸 알면 회복에는 최대 2주일이 걸립니다. 이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화학비료를 쓰는 것이고, 약한 벼의 해충에게는 농약을 뿌리는 것입니다. 모내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첸나 농사나 저수지에서 낚시하는 등 다른 활동을 방해합니다. 정부에서는 두그루짓기가 아닌 세그루짓기를 해야 한다고 열성입니다. 정부의 주장은 근대농법에 따를 때 가능한데, 벼멸구가 영구히 서식할 수 있는 곳을 만든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시간이 걸리며 사회생활을 포함하여 우리의 여가 활동에 참견하는 셈입니다.

 

 

트랙터는 땅심을 저하시키고, 실업을 늘린다

 

G : 트랙터를 쓰려고 했습니까?

T : 저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많은 농민이 쓰고 있습니다. 그것은 물소만큼 좋지 않습니다. 한 쌍의 물소는 약 900kg의 무게이고, 그 발은 논의 흙을 밟는 데에 알맞은 모양입니다. 그 결과 논에는 물이 빠지는 걸 줄이는 점토와 딱딱한 표면이 형성됩니다. 한편으로 진흙 위쪽을 휘저어 무르게 합니다.

물소는 1년에 약 680kg의 똥을 싸고, 오줌도 많이 쌉니다. 모두 엄청 땅심에 공헌합니다. 한편, 트랙터는 논에는 너무 무겁습니다. 트랙터가 지나간 곳은 점토층이 파괴되어 물이 지하로 침투됩니다. 트랙터를 쓰면 대량의 물이 필요한데, 오늘날 같은 상황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될 겁니다. 또 흙을 뒤섞어서 가벼운 유기물이 표면에 떠올라 홍수 때 떠내려가 버립니다. 그래서 트랙터를 쓰면 땅심의 저하로 이어지는 겁니다. 트랙터는 똥이나 오줌도 싸지 않고, 흙을 만드는 데에는 전혀 공헌하지 않는 것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식사에 매우 중요한 우유와 기ghee(불순물을 뺀 탈지유), 커드curd도 만들지 못합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그것은 번도 못합니다. 한 대가 죽으면 다른 트랙터를 사와야 합니다.

물론 트랙터는 노동력을 절감시키고 늘 얘기하지만, 저의 직업은 늘 논밭에 나가야 하는 농업입니다. 그것이 저의 삶입니다. 물론 저는 하루 종일 자고 싶지도, 이웃과 한담을 나누는 데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높은 실업률의 나라에서 노동 절약의 핵심이 무엇인가요. 옛날에 노동 절약 장치는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가족과 지역사회가 온전하여, 충분한 사람들이 쟁기질, 씨뿌리기, 수확, 저수지 유지에 나섰습니다.

저수지 부흥에는 전통 문화의 부흥도 빠질 수 없다

S : 만약 그런 협동이 없었다면 저수지를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고,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나 폴로나루와Polonaruwa 문명도 존재하지 않았겠지요. 어쩌면 현 인구와 필적하는 1500만 명이란 인구도 유지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G : 정부는 지금 옛 관개 체계를 복구하려 하지는 않나요?

세나나야케 : 그들은 세계은행의 원조로 많은 저수지를 복구했습니다. 하지만 큰 저수지만 그렇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큰 저수지는 마을의 작은 저수지가 침전물로 막히는 경우에만 유용합니다. 그것들을 유지하는 것이 관개 당국의 일인데, 관료 제도로는 그럴 수 없습니다. 만약 마을의 사회구조가 붕괴된다면 침전물로 막힐 겁니다. 전통농업을 회복하고 싶다면 먼저 사회생활과 문화를 회복해야 합니다.

T :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복구해야 하는 것은 저수지가 아니라 모든 저수지 농사의 체계입니다. 관료는 그것을 할 수 없습니다. 5개 유형의 저수지가 있었습니다. 먼저 마을의 위에는 정글에 파 놓은 숲 저수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관개가 아니라 정글에 사는 야생 동물에게 물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몇 천 년이나 걸려서 동물들은 그것이 자신의 것임을 배웠고, 물을 구하려 마을에 내려와 농업을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저수지는 산의 저수지입니다. 그곳의 목적은 운하가 아니라 첸나에서 농사짓는 물을 공급하는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포타 웨팅PPota Wetie으로 알려진 모래막이 저수지입니다. 그것은 쉽게 준설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네 번째는 저장용 저수지로서 보통 그것은 2개가 같이 있어 쌍둥이 저수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곳은 차례대로 쓰여서 한쪽이 유지되는 동안 다른 하나가 쓰였습니다. 이것은 수많은 마을 저수지로 이어졌습니다.

S : 이러한 저수지는 전통 농촌에 꼭 필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우리는 사원이나 논도 없는 건조한 지역의 저수지가 없는 마을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 마을의 세 가지 기본 구성요소는 사원(불사리탑), 논(Kumbura), 저수지(Wewa)였습니다. 물론 테네콘 씨가 말했듯이, 그것 말고도 중요한 요소가 있었습니다. 위쪽의 정글, 채소밭과 첸나 농사가 이루어진 떨기나무숲입니다.

T : 물론입니다.

 

G : 전통적인 마을은 어떠했습니까?

T : 집들을 매우 가깝게 붙여서 지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귀중한 땅을 최소한으로 차지하도록 했습니다. 이 배열은 마을의 빠질 수 없는 협동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여성이 여러 이웃의 아이를 맡았습니다. 작물 수확과 저수지를 유지하는 등 많은 사람이 필요할 때 이것은 중요했습니다.

 

G : 저수지를 유지하는 조직은 어떻게 되나요?

T : 그것은 왕의 권한인 라자카리야Rajakariya 봉사의 일부였습니다. 누구나 1년에 40일은 이 봉사를 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왕의 개인적인 욕심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구나세카라 : 실제로 어떤 왕은 라자카리야의 일이라며 캔디Kandy에서 자신의 왕궁 정면에 있는 인공 호수의 진흙을 치우라고 시켰는데, 사람들이 ‘이는 지역사회의 일이 아니다’라며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그것은 왕의 개인적인 책임이라 개별적으로 처리해야 했습니다.

S : 물론 영국인들은 라자카리야의 완전한 원칙을 오해하여, 학정이라 여기고 캔디의 봉건적인 과거의 유물이라며 철폐시켰습니다. 이는 영국인이 지금까지 한 일 가운데 가장 파괴적인 일의 하나였습니다. 이 나라에서 협동의 원칙을 파괴한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그것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고 초보적인 모양으로 남아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공익을 위하여 아직도 1년에 14일은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1970년에 관개 당국이 최종적으로 폐지한 관습입니다. 관료들은 마을 사람들이 협동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지요. 그것은 봉사를 위한 수요를 감소시켰습니다. 만약 라자카리야 체계가 여전히 기능하고 있다면, 관개 당국의 관료들은 전혀 필요 없을 겁니다. 물론 지금은 저수지를 유지하는 것이 그들의 책무이지만, 그에 대해서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G : 저에게 말한 모든 이야기를 통해 서양식 기술 농업의 모든 선물을 완전히 거절하는 것이라 해석해도 좋습니까?

T : 그렇습니다.

 

G : 옛 농민들의 전통농법을 좋아하는 거네요.

T : 네, 좋아합니다만 모든 여건이 가능하지 않게 만들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관점으로 보면, 저는 ‘자급 농민’이기에 가난합니다. 서양식 교육도 받지 않아서 무교육자입니다. 특히 저의 모든 지식, 전통과 문화는 계량화할 수 없습니다. 정규 경제로도 다룰 수 없기에 실업자라고 합니다. 저는 시장에 공헌하고 있지 않으며, 거지라고까지 불렸습니다.

 

 

스리랑카는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S : 이 모든 것이 금세 바뀔 거예요. 당신이 모범이 되어 우리의 전통을 배우려고 젊은이들이 모일 겁니다. 지금의 경향은 지속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플랜테이션을 계속하려고 정글을 모조리 베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전례가 없는 속도로 토양침식이 늘어나고, 저수지는 진흙으로 틀어 막히고 있습니다. 모래막이 저수지나 쌍둥이 저수지, 마을의 저수지를 유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완전히 침전물로 저수지가 막힌 마을도 존재합니다. 당장은 누구나 시내와 도시로 이주하려 합니다. 현재 콜롬보에는 10년 전에는 없었던 커다란 빈민가가 있습니다. 지금의 경향이 계속되면 콜롬보는 캘커타처럼 되어 버리겠지요. 사람들은 자신의 식량을 시장경제에 의존하게 되고, 그 가격은 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람들을 먹이는 일보다 수출하는 돈벌이작물을 생산하려 하고, 습지 지역에서 우리 토지의 절반이 묵혀지고 있습니다. 또는 마하웨리 계획을 세워 커다란 댐 들을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 과거의 농업 체계를 부활시켜야 합니다. 물론 현재 우선시되고 있는 개발주의를 포기하지 않으면 이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이 나라를 서양과 같은 열대판 산업 국가로 바꾸려는 시도는 자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섬뜩한 영양불량과 기아를 가져올 뿐입니다. 이 스리랑카에 있어야 할 것은 과거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어야 합니다.

 

자신의 농장 앞에 선 테네쿤 씨.

 

 

<참고자료>

Edward Goldsmith, Traditional Agriculture in Sri Lanka, interviews Mudyanse Tennekoon, Goviya: Traditional Sri Lankan agriculture,2000.

 

 

translated by 김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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