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거위를 방사하다
1) 시작하며
거위의 고기나 알을 먹은 적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래 거위는 어떤 가축일까? 하고 물었을 때, 답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서는 거위의 인지도가 아직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 한편으로, 고급 식재료로서 푸아그라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푸아그라는 거위에게 곡물 사료를 강제로 급여하여 만들어내는 '지방간'입니다. 그러나 푸아그라의 생산은 동물복지(이전 장 참조)의 관점에서 현재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조금 벗어났지만, 제가 거위를 만난 건 20년 정도 전의 일. 그때의 거위에 대한 인식은 잡종 오리보다 훨씬 큰 물새 정도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과수원에서 제초에 이용을 행하는 와중에 거위가 지닌 제초용 동물로서의 잠재력이 높음에 놀랐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번 장에서는 거위의 제초용 동물로서의 매력과 방사 방법에 대하여 소개하겠습니다.
2) 거위의 종류와 특성
기러기가 선조로 초식성
거위는 잡종 오리와 똑같이 물새인데, 그 식성이나 행동 특성은 전혀 다릅니다. 앞서 소개한 대로 잡종 오리의 선조는 물오리로 잡식성입니다. 이에 반해 거위의 선조는 기러기로 초식성입니다. 거위는 기러기의 식성을 이어받아 푸른 풀을 즐겨 섭취합니다(표1).
표1 거위와 집오리의 차이
| 거위 | 집오리 | |
| 회색 기러기(유럽계) 개리(아시아계) |
선조 | 물오리 |
| 초식 | 식성 | 잡식 |
| 계절(봄) | 산란 | 만 1년 |
| 있음 | 알 품는 성질 | 없음 |
거위(오리과 기러기속)은 초식인 기러기의 식성을 이어받았다. 집오리(오리과 물오리속)는 잡식.
일본에서 구할 수 있는 거위
거위는 중국과 유럽에서 각각 가축화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아쉽지만 전문업자에 의한 판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주로 애호가가 사육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계인 중국 거위는 부리가 달린 부분에 혹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그림1). 체중은 다 크면 수컷이 4~5kg, 암컷이 3~4kg입니다. 한편, 유럽계인 서양 거위에게는 혹이 없습니다. 체중은 다 크면 수컷이 5~6kg, 암컷이 4~5kg입니다.

그림1 거위의 종류
앞쪽 2마리가 중국 거위(왼쪽부터 수컷과 암컷), 뒤쪽 2마리가 서양 거위(왼쪽부터 암컷과 수컷)
풀만으로도 잘 자라고, 고기도 이용할 수 있다
논에 방사한 잡종 오리에게는 곡물 등의 보조 사료를 급여해야 한다는 걸 이미 소개했습니다. 이에 반해 거위는 풀만으로 키워도 고기를 이용할 수 있는 크기로 자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거위의 특기할 만한 능력으로, 큰 매력입니다.
그림2에는 배 과수원에 방사한 2마리의 거위를 보여줍니다. 왼쪽은 곡물 사료를 보조적으로 주면서 방사한 거위. 그 체중은 7개월령에서 3500g 가까이 되었습니다. 오른쪽은 배 과수원에서 자란 풀만 먹이고 키운 거위. 놀랍게도 이쪽도 3000g 가까운 체중이 되었습니다. 잡아먹는 데에는 충분한 크기이지요.
거위의 식성

그림2 풀만으로도 크게 자란 거위 그림3 풀을 먹는 거위와 그 똥
왼쪽이 곡물 사료를 급여한 거위, 오른쪽이 풀만으로 키운 거위. 똥은 녹색으로 섬유질이 남아 있다.
거위는 섬유질을 많이 포함한 풀 종류를 소화, 흡수하기 위해 발달한 근위(모래주머니)와 맹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소화능력은 닭, 잡종 오리 등 다른 가금류, 물새의 3~4배나 됩니다. 거위가 풀만으로 자라는 비밀은 여기에 있습니다.
단, 거위는 되새김질 가축이 아니기에 단단한 섬유질을 소화할 수 없습니다. 거위가 먹이로 이용할 수 있는 건 수분을 많이 함유한 푸른 풀(들풀이나 목초)뿐입니다(그림3).
또한 충분한 양의 푸른 풀을 거위에게 먹이면 알을 낳는 것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초식성인 거위는 인간의 식량과 경합하지 않고 우리의 식탁에 축산물(알과 고기)을 보내주는 이상적인 가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강한 세력권 의식으로 다 큰 거위는 '파수꾼'도 된다
다 큰 거위는 야생 조수에게 습격 당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세력권 의식이 강해 침입자에 대하여 요란하게 울며 위협합니다(그림4). 해외에서는 파수견이 아니라 파수조로 농장이나 민가에서 사육하는 일도 있습니다.
거위의 행동 특성

그림4. 강한 세력권 의식
위는 머리를 내리고 침입자를 위협하는 거위. 아래는 함께 사육하고 있는 잡종 오리의 알을 가지고 가는 까마귀를 쫓고 있는 모습.
알을 품는 성질이 있다
많은 조류는 자손을 남기기 위하여 알을 낳고, 그걸 품어서 새끼를 부화시킵니다. 낳은 알을 따뜻하게 하는 걸 '알을 품는 성질(就巣性)'이라 합니다. 닭이나 잡종 오리는 개량이 진행되는 중에 그 성질이 제거되고, 이를 통해 1년 내내 알을 낳습니다. 이에 반해 거위의 산란에는 계절성이 있어, 대부분의 경우 봄에 번식철을 맞이합니다(표1). 산란할 때, 거위는 깨끗한 둥지를 만들고 그곳에 알을 낳습니다. 그 알을 회수하지 않으면, 10개 정도 모였을 시점에 암컷은 포란을 시작합니다(그림5). 알을 품는 성질을 지닌 거위의 산란 수는 한 계절에 20~30개 정도. 닭이나 잡종 오리의 1/10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림5 거위 한 쌍
포란하는 암컷과 둥지 앞에서 그걸 지키는 수컷. 참으로 흐뭇한 광경.
그러나 저는 알을 품는 성질을 지닌 것이 거위의 매력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닭이나 잡종 오리의 새끼를 부화시키려면 부화기가 필요한 데 반해, 거위는 암컷이 알을 품어서 스스로 생명을 이어갑니다. 자급적인 축산을 추진하는 관점에서도 이 성질은 매우 귀중합니다.
3) 제초에 대한 적성
제초 능력은 잡종 오리의 3배
여기에서 이전에 행했던 배 과수원에서의 제초 시험 결과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때는 배 과수원에 잡종 오리와 거위를 5마리씩(면적은 30평씩. 방사 밀도는 300평당 50마리) 풀어놓았습니다.
거위는 배나무의 아래에 무성히 자라는 벼과의 풀(주로 돌피)을 활발히 섭취해, 5일 뒤에는 그 제초 효과를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그림6). 과수원 부지의 풀 양을 비교해 보면, 잡종 오리 구역과 아무것도 풀어놓지 않은 무방사 구역에서는 일수의 경과와 함께 풀 양이 증가해 있는 것에 반해, 거위 구역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그림7). 시험 종료할 때 거위 구역의 풀 양은 잡종 오리 구역의 1/3로, 거위는 잡종 오리의 3배나 되는 제초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림6 배 과수원에서 거위의 제초 능력
왼쪽이 방사 개시 무렵, 오른쪽이 방사 5일 뒤. 배 과수원 30평에 거위 5마리를 방사했을 때로 제초 효과가 뚜렷함.

그림7 배 과수원에서 거위와 잡종 오리의 제초 능력 비교
거위와 잡종 오리를 비교한 바, 거위를 풀어놓은 구역만 부지의 풀이 억제되었다. 제초 능력은 잡종 오리의 3배임.
배 과수원에서는 잡종 오리가 섭취하지 않는 벼과 풀의 잎을 부리로 집어 잡아 찢으면서 섭취하는 거위의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식성이 다른 잡종 오리와 거위의 부리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그림8).

그림8 거위의 부리
[1]외관 [2]내부 [3]잡종 오리의 부리
잡식성인 잡종 오리의 부리는 수면에 떠 있는 잡초나 물속의 소동물을 채기 쉽도록 끝이 둥글고 납작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에 반해, 거위는 풀을 꽉 붙잡도록 끝이 약간 뾰족합니다. 놀랍게도 배 과수원에서 거위는 풀만이 아니라 배나무에 붙어 있는 이끼도 깔끔히 섭취했습니다(그림9).

그림9 배나무에 붙은 이끼를 먹는 거위
좋아하는 풀과 싫어하는 풀
닭이나 잡종 오리 등의 가금류, 물새는 '맛을 모른다'고 흔히 이야기됩니다. 확실히 사람 같이 세세한 맛의 차이를 느끼는 건 어렵겠지만, 최근에는 유독 식물에 함유된 쓴맛이나 아린맛을 느끼며 섭취를 피한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거위에게도 좋아하는 풀, 싫어하는 풀이 있습니다. 피 등의 벼과 풀, 토끼풀 등의 콩과 풀, 금방동사니나 닭의장풀 등은 즐겨 섭취합니다(그림10). 거꾸로 개여뀌, 소루쟁이 같이 아린맛 물질(옥살산)을 함유한 풀이나 양미역취, 조릿대 등 줄기나 잎이 단단한 것은 섭취하지 않습니다.

그림10 벼과의 풀을 섭취하는 거위
과수원, 휴경지, 논두렁... 여러 장소에서 높은 제초 능력을 발휘
배 과수원에서 뛰어난 제초 능력을 발휘한 거위. 지금까지 블루베리 과수원이나 포도 과수원, 차밭, 그리고 동백나무 과수원에서도 제초용 동물로 활약하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그림11).

그림11 다양한 장소에서 행하는 거위의 방사
그밖에도 거위가 활약할 수 있는 장소는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휴경지. 특히 습한 논 등 물기를 싫어하는 염소가 힘들어하는 장소에서도 거위는 괜찮습니다. 저는 논의 두렁에도 풀어놓고 있습니다.
다만, 그 장소는 주의가 필요. 거위는 잡종 오리와 달리, 벼과 풀을 매우 좋아합니다. 만약 논 안에 들어가면 기르고 있는 벼가 사라집니다. 이전에 잡종 오리의 새끼 대신에 거위 새끼를 풀어놓아 본 바, 맛있어 보이는 벼를 쪼아 먹어, 논은 아주 새로운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거위와 잡종 오리, 똑같은 물새이지만 식성이 다르기에 저마다 활약할 수 있는 장소가 다른 점이 재미있습니다.
4) 방사, 사육의 방법
기르기 시작하는 것은 다 큰 새부터
잡종 오리는 논에 방사하기 위해 새끼를 준비했는데, 거위는 우선 다 큰 새를 도입하세요. 그 이유는 다음의 2가지입니다.
①잡종 오리에 비해 새끼의 관리가 어렵다.
②새끼가 야생 조수에 의한 피해를 받기 쉽다.
저도 처음으로 거위를 새끼부터 키우기 시작했을 때, 닭이나 잡종 오리와 마찬가지로 사육해서 몇 마리나 죽여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선은 다 큰 새를 사육하고, 그 행동이나 습성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다음의 단계로 번식에 도전해 주세요.
비상력이 없어 그물망 울타리를 친다
거위는 비상력이 없습니다. 놀랐을 때나 쫓길 때, 몇 미터 앞으로 나르는 정도입니다.
단기간이라면 높이 1.2~1.5m의 그물망 울타리를 치고 그곳에 거위를 풀어놓으며 풀을 먹게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장기간 방사한다면, 그물망 울타리와 전기 울타리를 병용함으로써 야생 동물(특히 너구리와 여우)에게 습격당하는 위험이 대폭으로 감소해 거위도 암심하고 풀을 먹을 수 있습니다(그림12).

그림12 장기간 방사할 경우
높이 1.2m의 그물망 울타리를 치고, 그 주변에 전기 울타리를 20cm와 40cm 높이로 치면 탈주와 야생 동물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다(사진은 전선이 들어가 있는 그물망 울타리).
300평당 5~6마리부터 효과를 발휘
거위의 사양 마리수에 대해서는 풀의 양이 많은 휴경지 등은 300평당 10~15마리, 배 과수원 등의 부지에서는 5~6마리 방사함으로써 충분한 제초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4시간 방사가 가능
잡종 오리와 마찬가지로 24시간 방사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필요한 관리는 음용수의 교환, 탈주하는 개체가 없는지의 확인, 전기 울타리의 전압 확인 등으로 그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목욕장은 필요없습니다.
겨울철의 사육과 먹이의 확보
여름은 풀을 중심으로 사육할 수 있는 거위이지만, 염소처럼 겨울철의 먹이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①잡종 오리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있는 사료 자원(싸라기쌀이나 쌀겨 등)을 잔뜩 주어 사육한다.
②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 추운 시기에 재배할 수 있는 목초를 길러, 베어서 주거나 그곳에 방사한다.
저는 논에 뿌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자라기까지 ①의 방법으로 사육합니다(11~12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급여할 수 있는 크기로 자랐을 때에 베어 거둔 풀(첫번째 풀)을 줍니다(1~2월). 그리고 3~5월의 번식철에는 논에 풀어서 키워 바라는 만큼 풀(재생 풀)을 먹게 합니다(그림13).

그림13 논에다 방사
봄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뿌린 논에서 방사한다. 염소와 함께 풀어놓기도 한다.
사육의 포인트
거위를 붙잡으려면?
떨어진 장소로 이동할 때에는 거위를 잠시 붙들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천천히 사육장 귀퉁이로 몰아서 긴 목을 움켜쥡니다. 거위의 선조인 기러기는 철새로, 장시간에 걸쳐서 머리를 수평으로 유지하고 하늘을 날아갑니다. 그 때문에 거위의 목은 튼튼해서 목을 쥐고 들어올려도 경추가 어긋나는 일이 없습니다.
이어서 '날개 움켜쥐기'를 하면 얌전해지기 때문에, 날개의 밑동을 쥐고 이동합니다. 날개 움켜쥐기를 하지 않고 날개를 자유로이 놔두면 파닥파닥 날개짓을 합니다. 날개가 얼굴을 치거나 하면 상당히 아프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붙잡는 방법
[1]처음에 귀퉁이로 몬다. [2]그물로 잡는다. [3]목을 쥐어서 포획. [4]날개를 움켜쥔다. 움직이지 못한다. [5]날개의 밑동을 쥐고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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