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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한 급우가 복싱을 배우겠다며 체육관에 다닌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기는 3개월 다니다 때려치웠는데 3개월 동안 배운 게 줄넘기랑 가드 올리는 것뿐이어서 그랬다고 했다. 당시 그 이야기를 들은 나와 다른 급우들은 모두 깔깔 대고 웃었다.

 

학교에 축구부와 유도부가 있어 가끔 창 밖으로 멍하니 그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축구부는 늘 패스와 센터링 연습만 하고, 유도부는 타이어를 매고 뛰거나 철봉에 고무줄을 걸고 잡아당기는 연습만 하는 모습을 보며 왜 매일 저러고 있나 우습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 그때의 일들을 다시 생각하니 모두 기본기를 닦기 위한 연습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부도 마찬가지 아닌가. 지루하고 따분하며 괴롭기까지 한 과정을 거치며 무언가 얻게 된다. 그 과정이 바로 운동으로 비유하면 기본기를 쌓는 일일 것이다.

 

나는 모든 일이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기본기는 하루아침에 금방 쌓이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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