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어린 시절, 나는 <파브르 곤충기>를 좋아했다. (그렇다 시튼 동물기보다 파브르 곤충기를 더 좋아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동물보다 곤충을 더 좋아하던 어린이였다.)

그 책에서 읽은 쇠똥구리 편은 지금도 기억이 나곤 한다. 쇠똥구리가 쇠똥을 동그란 공 모양으로 뭉치고 뒷발로 열심히 굴려서 굴 속으로 가지고 간 다음, 거기에 알을 낳고 하는 장면 묘사에 너무나 매료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진짜 쇠똥구리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저 책으로만 보고 머릿속에 그렸을 뿐이다. 

갑자기 생각나서 찾아보니, 파브르는 50살부터 곤충을 관찰하기 시작해 42년 동안 곤충에 대한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정말 꾸준함(성실)이 최고의 덕목 가운데 하나인 것 같다. 엊그제 쟁기 교수도 농민의 꾸준함이야말로 투쟁을 위한 최고의 무기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농민의 꾸준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때를 놓치지 않고 묵묵히 자연 속에서 땀 흘려 일하는 데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렇게 하나하나 켜켜이 쌓아보자.

그러고 보니 쇠똥구리는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는 시지프스와도 닮았구나. 그래서 내가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728x90

'농담 > 雜다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생태학>을 모두 한국어로 옮기고  (0) 2019.06.05
타이어 교체  (0) 2019.06.04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0) 2019.05.11
기네스의 화학적 성질  (0) 2019.03.18
물수리 멋있다.   (0) 2019.03.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