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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지방이나 마찬가지로 거제도의 다락논들도 사람들의 엄청난 노동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다락논이나 계단밭을 만들기 위해서는, 논밭을 일구는 과정에서 나오는 돌이나 주변에서 가져온 돌로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축대를 쌓고 또 쌓아 논밭의 형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과정이 필수이다.
이 축대를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면 그 엄청난 노력이 느껴지는 것 같아 나까지 온몸이 뻐근해진다.
산골의 다락논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뒷도랑'을 파서 활용한다는 점이다.
뒷도랑은 산에서 내려오는 찬물을 그대로 논에 들일 경우 벼가 찬물로 인해 생육이 저해되는 걸 막기 위해 물을 한 번 빙 돌려서 햇볕 등으로 데운 다음 논 전체로 퍼지도록 하는 물길이다.
벼를 한 포기라도 더 심으면 심을 수 있는 공간을 과감히 포기하면서까지 뒷도랑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 그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이 공간이 있고 없고에 따라 얼마만큼 수확량에 차이가 나는지는 농사짓는 분에게 물어보거나 과학적 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거제에 와서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다니면서, 거제도의 이러한 다락논이 현재 하나둘 묵정논이 되거나 싹 밀려 관광 관련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농지와 개발, 둘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관광객들을 위한 농업 경관의 보존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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