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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에는 '심수 벼(Deepwater rice)'라는 종류가 있다. 

이 벼는 보통 연중 적어도 1달 이상 50cm보다 깊은 물에 잠겨 자라는 벼를 가리킨다. 동남아에선 아직도 1억 명 정도가 이 벼를 주식으로 삼아 살아간다고 한다.


이 심수 벼에 또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뜬벼(浮稻, floating rice)라 하고 다른 하나는 그냥 키가 큰 품종을 가리킨다. 키가 큰 벼는 일반 벼보다 키가 크고 잎이 길어서 50~100cm 깊이의 물에서도 잘 살아가고, 뜬벼의 경우에는 100cm 이상의 물에서도 줄기가 쭉쭉 자라며 문제없이 살 수 있다. 뜬벼의 쭉쭉 자라는 성질로 인해 우기가 되어 점점 물이 차올라도 그 속도보다 빠르게 줄기의 마디들이 자라서 항상 잎이 물밖으로 나오도록 만든다. 뜬벼는 주로 인디카 계통의 벼인데, 자포니카 계통도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지에서 극소수가 발견된다고 한다. 


뜬벼의 줄기가 얼마나 잘 자라는지에 대해서는 조형택이란 한국인 연구원이 참여한 다음 연구를 참조하라. http://www.plantphysiol.org/content/118/4/1105.full

홍수에 강한 두 가지 유형의 벼에 대한 일본인 연구자들의 연구도 읽으면 좋다. http://www.plantstress.com/articles/up_salinity_files/Deep%20water%20rice.pdf


<Rice in Deep Water>의 9장에 나오는 그림과 사진만 보아도 심수 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https://books.google.co.kr/books?id=LIt8LgSNfE0C&pg=PA113&lpg=PA113&dq=rice+in+deepwater&source=bl&ots=_NSOFEXDso&sig=Huts2yVSqmByMl7v21ICu8k-NvM&hl=ko&sa=X&ved=0ahUKEwjys5fLpeXPAhVImpQKHT7bD4kQ6AEIVzAK#v=onepage&q=rice%20in%20deepwater&f=false




현재 심수 벼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갠지스-브라마푸트라 강 유역과 버마(미얀마)의 이라와디 강 삼각주, 태국의 차오프라야 강,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메콩강 일대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그런데, 메콩강 일대는 현재 대형 댐들이 들어설 예정이라 재배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러한 심수 벼들이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메콩강의 대형 댐 건설에 대한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192241035&code=970207)



댐=치수사업으로 이제 심수 벼들이 살기에 좋은 환경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키가 작고 수확량이 많은 녹색혁명의 볍씨들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 거기에서 생산된 그 많은 쌀은 모두 어디로 갈까? 국내에서 소비하지 못하면 수출을 할 텐데 말이다.


또 대형 댐이 건설되어 강의 흐름이 막히고 비옥한 양분이 하류로 전달되지 못하면 메콩강 삼각주에 있는 너른 들판에선 더욱더 외부투입재인 화학비료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테고, 그렇게 넘치는 영양분은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가 '죽음의 구역'을 만들지 모른다.


쌀 생산은 비약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이런 일은 어떻게 감당할까? 

전통적으로 논은 벼만 생산하는 공간이 아니라, 물고기 등도 함께 키워 단백질을 공급하는 근원이기도 했다. '벼논양어'라는 형태로 말이다. http://www.fao.org/docrep/009/a0444e/a0444e04.htm




이 책이 번역 출간되면 좋겠는데 그럴 수 있을까? 

https://www.amazon.com/Rice-Research-Development-Flood-Prone-Ecosystem/dp/971220197X/ref=sr_1_1?s=books&ie=UTF8&qid=1476825400&sr=1-1&keywords=978971220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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