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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066428


Abstract

Several studies have shown that global crop production needs to double by 2050 to meet the projected demands from rising population, diet shifts, and increasing biofuels consumption. Boosting crop yields to meet these rising demands, rather than clearing more land for agriculture has been highlighted as a preferred solution to meet this goal. However, we first need to understand how crop yields are changing globally, and whether we are on track to double production by 2050. Using ∼2.5 million agricultural statistics, collected for ∼13,500 political units across the world, we track four key global crops—maize, rice, wheat, and soybean—that currently produce nearly two-thirds of global agricultural calories. We find that yields in these top four crops are increasing at 1.6%, 1.0%, 0.9%, and 1.3% per year, non-compounding rates, respectively, which is less than the 2.4% per year rate required to double global production by 2050. At these rates global production in these crops would increase by ∼67%, ∼42%, ∼38%, and ∼55%, respectively, which is far below what is needed to meet projected demands in 2050. We present detailed maps to identify where rates must be increased to boost crop production and meet rising dem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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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천조국의 농업에서는 돌려짓기의 중요성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곤 한다.

그게 옥수수-호밀-콩 같은 작부체계로 돌려짓기를 하는 방식인데, 호밀이 이러저러한 역할을 많이 한다고 한다. 즉, 옥수수 농사지으며 남은 질소 성분을 붙들고 있기도 하고, 콩을 심기 전에 잡초를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고.


이와 비슷한 작부체계가 조선에도 있었다. 일본인 농학자들이 지적한 2년3작식이 바로 그것이다. 대개 조-밀 또는 보리-콩을 돌려짓기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조와 밀 또는 보리에 지친 땅심을 콩을 심어 회복시켜주기도 하는 것이고, 또 밀 또는 보리가 지닌 타감효과를 이용해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행은 돌고 돌듯이, 농법도 돌고 도는 것일까?



아래의 사진은 땅을 파고 조사하니 땅속 50cm 깊이에까지 콩의 뿌리 잔재와 뿌리혹박테리아가 발견되더라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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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6월 21일 14~16시

장소: 전통농업 연구소

출석:

   주인혜  김초희 김정석 우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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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ㅣ 윤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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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환  김석기   태완



내용; <금양잡록> "서문"과 "농가 1"의 벼 품종, 콩과 팥 품종, 녹두, 동부, 완두까지 강독


<금양잡록>은 1470~1480년대에 지어진 책으로서, 경기도 시흥 및 안산, 안양, 과천 일대의 농사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서문: 강희맹과 동시대의 조위라는 사람이 금양잡록의 의의를 중국의 여러 고사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서문에 나오는 <시경> 빈풍豳風 칠월편七月篇은 주공周公이 지은 시로서, 농업에 관한 일을 노래함.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


농가1: 


"곡품"


먼저 다양한 벼 품종을 설명한다. 벼를 가장 앞에 두고 가장 많은 품종이 설명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이미 벼를 중시했으며 그 농사기술도 상당히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벼 품종에 대한 설명은 주로 1)까락의 유무 2)이삭의 빛깔 3)쌀과 벼의 특징 5)농사지을 때 유의점에 집중되어 있다.


다음은 콩 품종을 설명한다. 역시 쌀과 콩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곡물들이다. 콩 품종의 특징은 당시 대개 개암만 한 알이 커다란 콩을 심었다는 점이다. 현대의 신품종은 그에 비하면 알이 너무나 자잘한 편일 정도이다. 콩 품종과 관련해서는 1)깍지의 특징 2)알의 특징 3)농사지을 때 유의점을 다룬다.  


세 번째는 팥 품종을 다룬다. 팥도 앞의 콩과 비슷한 방식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녹두와 동부, 완두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고 그저 이런 것이 있다는 정도의 설명으로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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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다가 발견한 일본의 토종 콩.

아주 흥미로운 건, 한국의 토종 콩과 비슷한 것들이 꽤 많다는 점이다.


먼저 아래의 콩들은 메주콩과 닮았다. 일본은 이걸로 무얼 만들어 먹을까?

특히 푸른색의 콩들은 제주에서 장을 담가 먹을 때 쓰는 '푸른독새기콩'과 비슷하다.

역시 두 지역은 화산섬이라 유사한 점이 많을 것일까?

윗줄의 가장 왼쪽은 '노세'라는 지역에서 심던 푸른콩. 그 옆의 '오오츠루'와 '후쿠유타카'라는 이름의 콩은 그 유래와 내력을 모르겠다.

아랫줄은 야고우라는 지역에서 심던 토종 콩.



푸른콩과 노란콩을 비교.

푸른콩 같은 경우에는 밥밑콩으로 쓰는 것과 비슷하게 생겼고, 노란콩은 나물콩 같이 생겼다.

그런데 일본만 해도 콩나물은 별로 먹지 않는다. 주로 숙주나물을 먹지.



아래의 두 장의 사진은 강낭콩이다. 이 모습만 보면 그냥 한국에서 재배하는 것이라고 해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팥. 한국의 팥과 아무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이런 콩도 한국에 존재한다. 주로 밥밑콩으로 씀. 아주 흥미롭다. 

오사카에 갔을 때 전통시장에서 콩을 파는 곳을 발견한 적 있는데, 주인 아저씨가 싫어해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한 기억이 난다. 

언제 일본에 가서 콩들만 싹 조사해봐도 재미나겠다.




밥에 주로 넣어 먹는 서리태나 검정콩처럼 생겼다. 그런데 일본도 콩밥을 먹는가?




이건 6~7년 전 이일형 형님께 얻어서 심던 콩과 똑같다. 이름은 잘 모른다며 줘서 심었는데, 콩알의 크기가 엄청 크다. 강낭콩의 하나임. 먹어보지는 않았는데 별로 맛이 없을 것 같았다. 꽃이 붉은색이라 홍화채두, 즉 붉은꽃 강낭콩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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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의 쭉정이나 겨를 가려내는 농기구 '풍구'. 지역에 따라서는 '풍로'나 '풍차'로도 불린다. 


양쪽에 큰 바람구멍이 있고, 큰 북 모양의 통 내부에 넓은 깃이 여러게 달린 바퀴가 있다. 

곡물을 풍구 위 투입구로 넣고 바퀴와 연결된 손잡이를 돌리면 바람이 나오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낟알과 티끌, 쭉정이, 왕겨 등의 잡물을 가려낸다. 여기서 가려진 쭉정이는 땔감이나 거름이 된다.

지금은 골동품 가게나, 농업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풍구가 아직도 쌩쌩하게 돌아가는 곳이 있다. 

경남 하동군 양보면 우복리 서촌마을에서 콩농사를 짓는 김형갑(67), 이금자(63) 씨 부부는 아직도 풍구를 쓴다. 

풍구의 나이를 묻자 이금자 씨는 "시집오기 훨씬 전 시아버지가 이웃 북천면에 있는 공작소에서 가져왔으니, 족히 8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함께 콩농사를 짓는 15가구 중 풍구를 쓰는 집은 이 집 밖에 없다. 

80년 넘은 풍구는 아직도 쌩쌩 잘 돌아간다. 할머니가 풍구 돌리는 모습을 갓 돌이 지난 외손녀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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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에 병 하나 없이 깨끗함. 이건 초록물의 효과일까? 


호박은 별로 달리는 게 없음. 


오이는 오늘 잔뜩 땄다. 반 푸대는 되겠다.



토마토는 이례적으로 사상 최초로 병으로 시들거림. 


고구마는 폭풍 확산 중. 거기에 섞어짓기하는 조도 이삭이 나와 잘 크고 있음.



기장은 이삭이 나와 조금씩 익어가고 있다. 이걸 새들에게서 어떻게 보호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



콩은 무럭무럭 자라서 꽃이 피었음. 하얀꽃과 보라꽃.



팥은 튼실하게 자라고 있음. 


녹두는 이제 꽃이 피면서 하나씩 꼬투리가 달리기 시작. 



밭벼는 아직 이삭이 패지 않았음. 논벼들은 벌써 이삭이 패기 시작하던데 좀 늦다.



이상 오늘의 텃밭.




마지막으로 텃밭 지킴이...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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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얼굴"이란 제목으로 제작된 동영상.

미국의 콩 농사가 얼마나 엄청난 규모인지 살펴볼 수 있다.

정말 무시무시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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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시장의 농산물 판매상들이 보유한 다양한 콩의 모습을 보자.










우간다의 시장 풍경이나, 한국 농촌의 장터 풍경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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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식량안보와 영양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위급 패널(HLPE)에서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서는 식량가격의 상승 원인으로 생물연료가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2013년 6월의 그 보고서의 제목은 “생물연료와 식량안보(Biofuels and food security)”이다.  이 종합적인 문서는 흥미로운 그림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생물연료 생산의 모든 측면을 다루고자 한다. 

이따금씩 생물연료가 식량가격 상승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주기적으로 홍보하는 기사 등을 보곤 한다. 이 문서에서는 생물연료가 그렇게 한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생물연료의 생산과 소비의 파급효과가 광범위하고  소농들에게 일부 소득의 증가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 사업은 특히 농기업의 이익을 위해 촉진되고 있다. 

이번주 듀폰은  Pioneer Hi-Bred 사업단이 위치하고 있는 아이오와 주 존스턴의 식량, 농업, 그리고 대안에너지 “혁신센터”를 홍보하면서 자기만족의 광고를 내보냈다. 그 과대선전은 실제 무엇에 관한 것인가? 옥수수 줄기와 잎으로 셀룰로우스 에탄올을 만드는 것이다. 

부언하자면 납세자들은 2세대 생물연료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낚였고, 옥수수 줄기와 잎으로 만드는 셀룰로우스 에탄올은 그 자격을 얻었다. 돈을 따르라. 현재 유럽연합에서 생물연료 정책은 수정되고 있으며, 생물연료 산업은 미국에서처럼 생물연료에 식량작물의 사용을 제한하는 의회와 위원회의 새로운 제안에 맞서 열심히 로비를 벌이고 있다.

여기 유엔의 보고서에서 몇 가지 핵심 진술을 뽑아 보았다. 

1.단기 농상품 식량의 가격이 상승한 지난 몇 년(2004년 이후) 동안 생물연료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2. 모든 작물은 똑같은 토지 또는 수자원, 노동력, 자본, 투입재, 투자를 놓고 경합하며, 현재 한계농지에서 더 조화롭게 생물연료를 생산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비식량작물은 없다. 따라서 비식량/사료작물은 그것이 직간접적으로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식량/사료작물과 같이 엄격한 잣대로 평가되어야 한다.
3. 미국의 사례에서, 세계적 전송을 통한 식량안보에 대한 영향은 근본적이다. 
4. 생물연료를 위한 최첨단 기술에 대해, 몇몇 국가는 2세대 생물연료를 향하기 위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술은 고유의 특성상 많은 자본의 투자와 기반시설과 물류, 인적 자본에 대한 높은 수요가 필요하다.
5. 더 낮은 원료비를 필요로 하는 생물연료 산업의 발전은 농학의 발전보다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 
6. 화석연료의 상승하는 가격과 생물연료의 더 효율적인 생산을 감안할 때, 공적인 지원 없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문의 발전을 추동할 요인은 점점 정책보다 오히려 시장이 될 것이다.
7. 생물연료 개발은 세계적이고 지역적인 영향,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영향, 단기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이 있다. 이러한 영향의 대부분은 식량, 토지, 수자원과 더 많은 경쟁을 하는 형태를 취한다. 생물연료와 식량안보 사이에는 연결이 되어 있다. 따라서 생물연료 정책은 주요 관심사로 식량안보와 통합되어야 한다. 

미국에서 옥수수 에탄올이 다른 농상품에 영향을 미쳤는지 다음과 같이 잘 요약되어 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세계 옥수수 무역의 50% 이상을 담당할 정도로 주요 생산자이자 수출국이었다.  에탄올 생산에 쓰이는 미국 옥수수의 점유율은 2010~2011년 10% 미만에서 40% 이상으로 증가했고, 2011~2012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 결과 국제적 옥수수 무역에서 차지하던 미국의 수출과 점유율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옥수수 생산이 확대되면서 콩을 포함한 다른 주요 세계적 작물은 희생되었다. 이는 두 가지 영향을 미쳤다. 세계 시장에서 밀과 같은 가까운 대체재와 옥수수의 가격이 상승하고,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식량과 사료의 생산하도록 자극하는 동시에 많은 양의 옥수수가 사료 시장에서 제거되었다. 


아래의 지도는 개별 국가의 정책이 어떻게 생물연료의 무역과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내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생물연료의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1. 온실가스 배출의 생활주기.
2. 토질.
3. 목재 자원의 수확 수준. 
4. 유독물질을 포함한 비온실가스 대기오염물질의 배출.
5. 수자원의 이용과 효율성.
6. 수질.
7. 경관의 생물다양성.
8. 생물에너지 원료 생산과 관련된 토지 이용과 토지 이용의 변화.

물론 미국에서는 여기 나열된 악영향의 사례를 모두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정책 형태와 같은 옥수수 에탄올 생산은 매우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환경을 파괴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수송용 연료에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혼합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생물연료를 어떻게 조달하려는 것일까? 국내 생산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테고, 결국은 해외농업개발이라든지 아니면 수입선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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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게으르게 농사짓는 방법을 선호한다.

그래서 작물을 심을 때도 모종을 내기보다는 씨앗을 그대로 심는 방법을 선호한다.


곧뿌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특히 어려운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콩과 배추, 무 등이다.

배추와 무는 초기에 벌레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이 된다.

그리고 콩은 초기에 새들, 특히 비둘기에게 먹히기 쉽다.

꿩은 땅을 파서 콩알을 꺼내 먹는다고도 하는데, 내가 있는 곳에는 그런 일이 없다.

대신 비둘기가 떡잎을 주로 공격한다.



웬 걸. 이번에도 비둘기에게 일부 습격을 당했다. 으, 지킨다고 지켰건만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지 못했다. 비둘기에게 떡잎이 뜯어먹힌 콩들.



하하하, 떡잎만 공격을 당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아예 목을 뎅강 자르듯이 먹힌 콩들도 발생한다. 

밭에 신나서 갔는데 그런 모습을 발견하면, 그야말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건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비유하자면, 아이를 만나러 신나서 가는데 만나니 누군가에게 쥐어터져 멍들고 코피가 나고 있는 상태랄까?


보라. 잔인한 비둘기들... 물론 나의 입장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비둘기들이 사실 무슨 죄가 있겠는가. 먹고 먹히는 삶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여 살아가는 것일 뿐.



작년에는 어떻게 할까 하다가 한랭사를 설치해서 모종을 내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1년 다시 해보니 너무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올해는 그냥 곧뿌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곧뿌림을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심는 시기를 잘 택해야 한다. 새들의 산란철을 피해야 한다. 아무래도 새가 알을 까려고 하면 영양보충이 필요하고, 그래서인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새들의 산란철은 주로 5월 말이라고 들었다. 그러니까 중부 지역에서는 5월 말에 밭에다 콩을 곧뿌림하는 걸 금기시해야 한다.



이놈, 바로 이놈이다! 도시에 사는 비둘기보다야 백배 천배 예쁘게 생겼지만, 콩 심을 때 나에게는 그 어떤 모습보다 흉흉하다. 머리는 또 얼마나 좋은지... 누가 새대가리래? 새가 얼마나 영악스러운데. 



둘째, 노농들은 6월 중순 무렵이 콩을 심는 적기라고 했다. 과연 그때 심으면 좋다. 5월 말~6월 초는 조금 이른 감이 있고, 6월 말은 좀 늦은 감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6월 중순에 할일이 산더미처럼 많다는 것이다. 요즘이야 모내기도 5월이면 끝나서 별 문제가 없지만, 예전에는 6월 중순이 모내기하는 때였다. 그래서 밀과 보리를 심었으면 그거 수확하랴, 부랴부랴 콩 심으랴, 모내기도 준비해서 하랴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철이었다. 이를 '삼그루판'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때가 바로 '부지깽이 손이라도 빌린다'고 하는 그 시절이다. 얼마나 바쁘면 부지깽이한테 손을 빌리려 하겠는가. 아무튼 난 올해는 6월 10일 무렵 심었다. 


셋째, 이 역시 심는 시기를 선택할 때 고려할 요소이기도 한데 비가 오기 전날 심으면 좋다는 것이다. 콩은 심은 다음 비를 두 번 정도 맞히면 어김없이 싹이 난다. 올해는 뜻하지도 않게 이른 장마가 와서 더 도움이 되었다. 6월 10일을 파종기로 잡은 것은 그 다음날인가 다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이다. 심은 뒤 비를 한 번 맞히고, 다시 사나흘 뒤에 비가 내려서 아주 좋았다. 과연 두 번 비를 맞히고 난 다음날 밭에 가보니 막 고개를 디밀고 나오기 시작했더라. 



두 번 비를 맞은 다음날의 콩. 어김없이 올라오고 있다. 모든 생명은 어릴 때 가장 이쁘다. 그건 인간도, 동물도, 식물도 마찬가지다. 11년째 텃밭 농사를 짓지만 해마다 새롭고, 늘 보는 싹들이지만 늘 어여쁘다. 위 사진을 보라! 너무너무 예쁘지 않은가? 너무나 경이롭지 않은가! 



넷째, 은폐엄폐가 중요하다. 낙엽이 있으면 낙엽으로, 풀이 있으면 풀로 잘 덮어서 새들이 찾지 못하도록 하라. 덮개는 이후 콩이 자라서도 흙이 그대로 노출되지 않게 해줌으로써 콩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콩의 본잎이 나올 때까지는 떡잎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다. 본잎이 나오면 새들이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다. 본잎이 나올락 말락 하는 그 순간에 떡잎이 가지고 있는 양분을 먹으려고 덤비는 것이다. 그러니 콩을 심고 덮개로 잘 덮어 놓으면 그 밑에서 콩이 서서히 밀고 올라와서 세상에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본잎이 나와 있는 상태가 된다.   


콩들이 덮어놓은 풀을 뚫고 나왔다. 이렇게 본잎이 나온 상태로 나오기에 새들도 더 이상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엉성하게 덮어 본잎이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노출되는 떡잎들이다. 또한 그렇다고 너무 두껍게 덮으면... 콩들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길쭉하게 웃자라 버리니 주의하라.




모든 농사가 그렇듯이 쉬우려면 한없이 쉽고, 어려우려면 한없이 어렵다. 때를 알고, 땅을 알고, 일머리를 알면 이것보다 쉬운 일이 없다. 옛말처럼 "하늘의 때를 알고, 땅의 이로움을 알며, 사람의 일을 다한다"는 자세랄까.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역시나 게으름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맡은 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기후가 안 좋아도, 흙이 안 좋아도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래도 안 된다면, 그건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의 일을 다하지도 않고 무언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마지막까지 노심초사하게 만든 콩. 다른 콩보다 너무 늦게 나와서 새들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루이틀만 버티면 강한 햇살을 받아서 얼른 본잎을 낼 텐데 그 사이에 새들이 찾아올까봐 걱정한 것.



하늘도 무심하지 않으신지 걱정했던 콩이 하루 만에 강렬한 햇살과 함께 광합성을 하여 색도 푸르러지고 본잎도 삐죽이 비집고 나왔다. 물론 새에게 먹히지도 않았고. 고맙습니다. 잘 커라. 내 계속 지켜보마. 아이만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크는 것이 아니다. 생명이라면 어떤 것이나 관심과 사랑을 먹으며 소통하면서 자란다.



밭에 다가가자 푸드드득 비둘기 한 마리가 밀밭에서 날아오른다. 아마 여기 떨어진 밀 이삭이라도 주워먹고 있었나 보다. 콩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니 그걸 건드리기보다 여기서 먹을 걸 찾는 게 더 이득이란 걸 알았던 게다. 그래, 이런 이삭이라면 내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 여기서 놀아라. 이렇게 밭에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니 새도, 벌레도, 미생물도, 그리고 사람도 다양하게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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