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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

 

 

편지를 태웠습니다.

일기장을 태웠습니다.

사진도 태웠습니다.

내가 보낸 문자, 그 수첩도 태웠습니다.

전화번호도 지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기억들,

내 머릿속에 있는 기억은 희미해지고,

어느 것은 아예 잊혀질 겁니다.

 

하지만 그대를 만났다는 사실.

그대의 모습.

함께 나눈 시간...

남을 겁니다.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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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

 

 

손을 내밀면 닿을 것 같은데,

소리 높여 부르면 달려올 것 같은데,

눈을 감으면 보일 것도 같은데,

바람소리에 그대 음성 들릴 것도 같은데,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디에도 없습니다.

텅 빈 방 안에 내 목소리만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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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해질녁이면 거미는 새로운 거미줄을 칩니다.

아침에 이슬이 달린 거미줄은 전날부터 친 겁니다.

그 모습에 내 반성 없는 모습을 돌아봅니다.

난 내일을 맞을 자격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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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

 

 

머리 위로 높이 떠

따갑게 내리쬐던 햇살.

어느덧 비끄러미 옆으로 돌아누웠고.

쭉 뻗은 수숫대에는

빨간 낱알들이 다닥다닥.

한여름 무더위처럼 시퍼렇던 벼에는

메뚜기들 하나둘 소풍 나오고,

무성한 이파리 잔뜩이던 나무들은

바쁘게 별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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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산을 돌아 기차는 어데로 갈까?

상채기 난 기차는 울고,

우연히 만난 소년의 외침도,

기억 잃은 할매의 마음도.

기차는 달린다.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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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너머 지는 해

어린 누이 눈망울 같구나

 

서산 너머 지는 해

잠든 누이 얼굴 위에 떴다

 

오빠 오시는 날

다시 뜰 그 해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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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

 

 

다른 이와 다르게 패인 얼굴.

바라보는 시선들 날아와

자국마다 박힌다.

 

세수하면 없어질까?

문대도 보고.

메우면 사라질까?

시냇물에 얼굴 담군다.

 

"어무이, 왜 내 얼굴 이렇소?"

어무이 무릎에 박혀 치마폭 적신다.

 

잠든 곰보 얼굴 위로

별들이 내려와,

어머니 손길이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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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친구여!

그대 오실 때 술 한 말 받아오소.

말못한 사랑이야기 안주 삼아

그대 눈물을 받아 만든

술 한 말 받아오소.

 

지나가는 새들이야 알 리 없는

골아픈 이야기는 놓아 두고

걸쭉한 찌끄미 술이라도 좋으니

술 한 말 받아오소.

 

오시다가 귀뚜리 소리 묻히면 더욱 좋겠소.

돈 걱정일랑 하지 마소.

주머니 가득 달빛 들지 않았소.

 

친구여!

생명이 웃는 그때까지

서로 나누는

술 한 말 받아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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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바닷가,

노래하는 파도는

자신이 지나온 순간이 그리워

남몰래 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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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1

 

 

새벽향기 가득한 고요한 예배당

텅 빈 의자에 앉아

속죄의 면사포 쓰고

나즈막히 기도드립니다.

 

나의 무지와 위선과 거짓과 고민...

 

내 안에서 나에게 미소짓는 그 모습,

떨어지는 눈물이

고요한 예배당에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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