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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도 언론에서 떠들어서 도시농업이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겁니다. 도시농업은 무엇일까요? 네, 말 그대로 도시에서 농사짓자는 것이지요. 먼저 그 역사를 돌아볼까요. 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있어야 하죠. 부모를 보면 그 자식이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떠한 일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역사를 돌아보면 좋습니다.


도시농업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널리 퍼진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입니다. 그러니까 아직 10년이 안 되는 나이를 가지고 있는 셈이죠. 그런데 그 이전에도 도시에서 농사짓는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집 근처 골목을 지나다니면서 유심히 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화분이나 화단 등에 이런저런 작물을 심어서 가꾸어 먹는 분들이 있지요. 그것도 일종의 도시농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이 지금처럼 퍼지기 전에는 주말농장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주5일 근무제 등이 조금씩 시작되면서 주말의 여가를 보낼 방법을 찾던 사람들이 주말에만 가서 농사짓고 돌아오는 주말농장이 도시농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여기 안산의 바람들이 농장도 처음에는 주말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지요. 처음 농촌으로 농사지으러 가려는 사람들의 교육 등을 하는 귀농운동본부라는 단체의 실습농장으로 역할을 하다가, 도시농업 운동을 펼치는 텃밭보급소가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도시농업의 실현지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2000여 평의 규모에 10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바람들이 농장의 다른 주말농장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농사지을 때 농약, 화학비료, 비닐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농약과 화학비료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나요? 모두 농사를 더 잘 짓기 위해서, 아니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농자재들입니다. 작물에 찾아오는 병해충은 작물의 수확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병해충을 죽이고 쫓아내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농약입니다. 그리고 식물이 성장하는 데에는 필수 영양분이 필요합니다. 그걸 공급해 주는 것이 화학비료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농약과 화학비료는 참 필요한 물질이고 좋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문제는 농약을 뿌리게 되면 우리가 의도하는 병해충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농사에 유용한 익충과 지렁이, 그리고 미생물들까지 죽는다는 점입니다.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흙을 잡아서 들어올리는 걸 자밤이라고 합니다. 그 흙 한 자밤 속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수억 마리의 미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 미생물들이 식물과 함께 공생하면서 식물이 살아가는 데 이로운 물질과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렁이는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이 관심을 가지고 책을 썼을 정도인데, 땅속의 농부라고도 불립니다. 지렁이가 흙을 먹고 싸는 똥인 분변토는 최고의 거름이라고 하지요. 또 지렁이가 꿈틀꿈틀거리며 흙속을 뚫고 다니는 굴은 흙에 공기와 물이 잘 통하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식물이 더 잘 자랄 수 있지요. 익충들이야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해충을 잡아먹어서 식물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농사에 도움이 되는 지렁이나 미생물, 익충들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네, 식물들은 더욱 살기 어려운 환경에 처합니다. 자신들을 도와주는 생물들이 없으니 위험에 그대로 노출이 된 상태이지요. 그런 상태의 식물들은 더욱더 병해충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더욱더 많은 양의, 더욱더 독한 농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지요.


화학비료는 식물에게 꼭 필요한 질소, 인, 칼륨을 주요 성분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걸 흙에다 주면 화학비료가 물기에 녹으면서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이온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그 효과가 얼마나 좋은지 비료를 주고 나면 금방 식물들이 쑥쑥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그래서 농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너무 많은 양의 화학비료가 흙속에 들어가면 흙에 사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지렁이의 경우 화학비료 성분이 몸에 닿으면 따가워서 견딜 수 없어 몸부림을 친다고 합니다. 덩치 큰 지렁이가 이 정도인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흙에는 생물들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런 흙을 우리는 척박하다고 표현합니다. 심할 경우 흙이 죽어버려 사막화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닐은, 그걸 사용하면 풀이 덜 자라고 작물이 더 잘 자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비닐을 자꾸 쓰면 그걸 만드는 데 들어가는 석유가 더욱 많이 필요합니다. 석유는 점점 고갈되어 가고 있는 자원이지요. 지금은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나 필기도구, 책상 등등 석유로 만들지 않은 물건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석유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세계의 강대국들은 그래서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도 일으켜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비닐은 환경에도 좋지 않습니다. 흙속을 한증막처럼 만들어서 흙에 사는 생물들을 쫓아내곤 하지요. 당장은 작물이 잘 자라는 것 같아도 결국은 흙을 나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됩니다.



그러면 농약과 비료 등이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그걸 유기농업이라고 합니다. 농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보기는 했을 겁니다. 유기농업에서는 농약도 쓰지 않고, 화학비료도 없이 농사를 짓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화학물질로 만드는 농약 대신 미생물이나 은행잎, 담배 등과 같은 천연물질을 이용한 농약을 만들어서 병해충을 쫓아내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화학비료 대신 직접 퇴비를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화학비료에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만 들어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비타민 영양제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사람이 영양제만 먹고 살 수 있나요? 밥과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지요. 그런데 화학비료만 주는 건 식물에게 영양제만 먹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식물이 건강하게 잘 살려면 흙을 건강하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흙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퇴비입니다.





퇴비를 만드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고 어떻게 보면 어렵습니다. 낙엽이나 풀과 같은 재료에 집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와 오줌, 그리고 똥이 섞이면 최고로 좋습니다. 우리가 집이나 학교에서 사용하는 양변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한 번 누는 오줌의 양은 대략 1리터 정도가 됩니다. 그 1리터의 오줌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린 10리터가 넘는 물을 그냥 변기에 버리고 있습니다. 물 부족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겠지요. 물이 부족하다면서 물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또 똥은 어떤가요? 냄새나고 더럽다고만 생각하는 똥은 똥차가 와서 퍼가지요. 그렇게 퍼간 똥은 처리를 거쳐 바다에 버려집니다. 바다가 워낙 넓어서 티가 안 나서 그렇지, 그렇게 버리면 바다라고 오염이 안 되겠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버려지는 똥오줌을 모아서 거름을 만들면, 물과 같은 자원도 절약하고 작물도 건강하게 잘 키우며 돈도 아낄 수 있는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정직하게 제대로 짓는 농사야말로 가장 환경에 유익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농사가 그렇게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여전히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해서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일이 존재하니까 잘 구분해야겠습니다.


이렇게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도시에서 농사를 지으면 무엇이 좋을까요? 네, 건강한 먹을거리를 직접 재배하여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은 대형마트나 시장에 가면 먹을거리가 넘쳐나서 사람들이 농사짓는 일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지요. 그런데 마트에 있는 농산물들은 어디에서 온 것들일까요? 저 멀리 제주도에서부터 올라온 것도 있는가 하면, 강원도에서 온 것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떤 것들은 바다 건너 필리핀이나 미국 등지에서 온 것들도 있지요. 이렇게 멀리서 오는 것들은 배나 비행기, 자동차를 이용해서 운송된 것입니다. 그러한 교통수단은 무엇을 사용해서 움직이나요? 바로 석유를 사용합니다. 석유는 참으로 놀라운 연료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편하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편리함에는 대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온실가스입니다.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온실가스의 배출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지요. 기후변화 문제는 이제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해서 해결해야 될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도시의 텃밭에서 농사를 지으면 그러한 운송거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즉 온실가스의 배출이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좋은 농사 방법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도 먹으면서 지구의 환경도 지킬 수 있는 일이 바로 도시농업인 것이지요.


바람들이 농장은 10년 남짓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농사짓는 회원들 모두 환경과 먹을거리, 농업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천하려고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도시농업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러한 점일지 모릅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려는 노력 말이죠.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도시를 버리고 떠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손을 놓고 있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시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앞으로도 도시농업의 바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오히려 더 크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점점 환경문제, 에너지 문제 등이 심각해지면 심각해질수록 도시에서 농사지어서 먹고 사는 일은 큰 관심을 받게 될 것입니다. 혹시 농사를 짓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손에 흙을 묻히고 퇴비를 만지는 일이 더럽고 힘들어서 싫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앞으로 가장 소중한 일로 대우를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 바로 농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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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널리스티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 씨가 2008년 4월 예일 대학에서 강연하고 있다.



고기를 먹는 행위는 지구에 해로운가? 점심으로 고민하는 햄버거는 주로 공업형 농업 체계에서 사육된 소로 만들어진다. 그건 지구의 기후가 한계점에 이르도록 하는 탄소에 기반한 물질인 석유로 재배된 엄청난 양의 옥수수를 먹여 사육된다. 공업형 농업에서 석유는 트랙터만이 아니라 파종, 수확, 옥수수 가공에 사용되는 여타의 농기계를 움직이는 원료가 된다. 또한 수확량을 최대로 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비료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 


특히 소고기를 먹는 것은 환경파괴적이다. 소는 옥수수 사료를 몸무게로 전환시키는 효율이 닭이나 돼지보다 떨어진다. 그래서 다른 가축보다 더 많은 양의 사료를 소비한다. 그 결과 공업형 농업 체계에서는 1칼로리의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 55칼로리의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한편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가축 생산은 인류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 가운데 적어도 25%를 차지하는 농업 부문의 탄소발자국 대부분을 발생시킨다.


거대한 탄소발자국에도 불구하고, 농업 부문은 기후정책 논의에서 늘 간과된다.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변화에 대한 연설에서, 농민들이 어떻게 더 극단적인 날씨에 적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농업에 대해선 다루지 않았다.  


아마 공업형 농업의 환경문제에 대한 비판에서 마이클 폴란 씨보다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06년 그는 <잡식동물 분투기>에서 어떻게 기업의 이윤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및 편의에 중점을 두는 행위가 미국인에게 저렴하지만 건강에 해로우며, 또 그걸 생산하는 데 필요한 토양과 공기, 물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밝혔다. 


그런데 요즘 폴란 씨는 그의 새로운 책 <Cooked: A Natural History of Transformation>에서 좀 더 낙관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공업형 농업 체계의 잘못을 드러내는 대신 인간과 지구 모두를 위해 작동하는 농업을 만들기 위한 급진적인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그의 전망에서는 기술이 핵심이다. 그는 “기술 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단지 장비와 지적재산권을 의미합니까? 그러한 정의로 제한할 경우, 엄청나게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탄소를 격리시키도록 토양을 관리하며 식량을 재배하는 방법 같은 여러 놀라운 기술들이 제외될 것입니다.” 왜 케케묵어 보이는 “기술”인가? 왜냐하면 “기술은 우리 문화에서 너무 매력적이며, 사람들은 기술에 대한 대가를 치르길 바라기” 때문이다.

올바른 기술과 함께 폴란 씨는 육식이 실제로는 지구에 좋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 제대로 가축을 사육하면 지국온난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폴란 씨나 세계 혼농임업센터의 데니스 게리티 전 사무총장, 워싱턴에 있는 밀레니엄 연구소의 한스 헤렌 씨 등과 같은 전문가들이 설파하고 있는 패러다임 전환의 한 요소일 뿐이다. 그들은 새로운 농법이 우리 문명에 의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일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이미 배출되어 있는 가스의 총량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 농사짓느냐에 따라 농장은 탄소를 격리하거나 방출할 수 있습니다”라고 폴란 씨는 말한다. 현재 미국과 세계에 있는 농장 대부분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건 주로 화학비료와 화석연료의 사용만이 아니라 파종 전의 쟁기질에 의해서도 그렇게 된다. “쟁기질하자마자 탄소가 배출됩니다.” 왜냐하면 노출된 흙이 저장하고 있는 탄소를 대기 중으로 날아가도록 하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을 막는 방법의 하나는 무경운 농법이다. 쟁기질하는 대신, 기본적으로 땅을 그대로 두고 흙에 작은 구멍을 내서 씨앗을 심는 것이다. 그런데 개선된 농업 체계는 탄소의 배출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대기에서 탄소를 추출하여 저장하여 격리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탄소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지 못하도록 한다. 


탄소 격리는 지구온난화를 제한하려는 목표로 기후 체계에 인간이 개입한다는 용어인 지구공학의 한 형태이다. 이건 계속되는 정치적 나태함에 직면하여 가속화되는 기후변화로 인해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분야이다. 지난달, 대기 중 탄소의 양이 400ppm을 돌파하며, 260만 년 전 플라이오세 시대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당시에는 세계의 해안 도시들 대부분이 물에 잠길 정도로 현재보다 해수면이 9m 더 높은 온난기였음). 한편, 연비 낮은 차를 운전하는 것부터 석탄을 태우고 숲을 파괴하는 인간의 활동으로 대기의 탄소는 1년에 약 2ppm씩 증가하고 있다.  


지구공학은 400ppm은 그대로 두더라도 문제가 되는 2ppm만이라도 해결하자며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천연가스보다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등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해결책"을 이야기한다. 확실히 연간 2ppm이라는 배출 증가율을 줄이는 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허나 그걸로는 충분치 않다. 400ppm에서도 이미 지구온난화는 기록적인 날씨를 출현시키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해도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나 가장 뜨거운 여름으로 고통을 받았고, 가장 큰 허리케인이었던 샌디가 휩쓸고 지나갔다. 세계적으로는 기후와 관련된 극단적 기상재해가 훨씬 증가했다. 


무엇보다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없애도 기후 체계의 관성 때문에 세계의 기온은 계속 오를 것이고, 기후의 영향은 앞으로도 심해질 것이다. 아마 앞으로 그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근본적으로 현재 400ppm에 이르는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몰아내는 것이다. 


폴란 씨에 따르면, 광합성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지구공학 방법이다.” 그건 또한 지금까지 논의된 지구공학 계획 대부분과 뚜렷하게 다른 방법이기도 하다. 태양 에너지를 차단하기 위해 우주에 거대한 거울을 설치한다거나 성층권에 엄청난 양의 에어로졸을 살포한다는 등 허무맹랑한 공상과학의 이야기 같은 계획들 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광합성은 확실하게 작동한다. 사실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광합성은 인간이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이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입하여 우리가 호흡하는 데 필요한 산소를 배출하는 것과 함께 우리가 먹는 먹을거리도 공급한다. 


고기를 먹는 것과 함께 이 모든 일을 어떻게 하는가? 폴란 씨가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격리의 대부분은 땅속에서 일어납니다.”


“초지가 있으면 거기에 사는 식물들은 태양 에너지를 잎과 뿌리에 거의 같은 양을 변환시킨다. 반추동물(예를 들어 소)이 초지에서 풀을 뜯으면 풀의 길이는 90cm에서 7cm로 잘린다. 식물은 새로운 평형상태를 찾기 위해 이 변화에 반응한다. 바로 반추동물에게 뜯겨 잃은 줄기와 잎의 양에 맞먹는 막대한 양의 뿌리를 죽인다. 그렇게 죽은 뿌리에 선충과 지렁이, 여타 토양생물이 달려들고, 그들이 토양에서 뿌리를 탄소로 바꾼다. 이것이 바로 지구의 흙이 생성된 방법이다.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말이다.”

결론적으로, 세계의 기후정책과 개인의 식단 선택은 모두 공업형 농업으로 고기를 생산할 때에만 커다란 탄소박자국이 생긴다. “풀을 먹인 고기를 먹는다면, 탄소발자국을 가볍게 하고 마이너스로 할 수도 있다”고 폴란 씨는 말한다. 


전부는 아니지만, 폴란 씨의 분석 가운데 일부는 올해 초 TED에서 강연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초지의 전체론적 관리를 주장하는 짐바브웨의 생물학자 Allan Savory 씨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새이버리 씨에게는 Slate에 기사를 쓴 텍사스 주립대학의 역사학자 James McWilliams 씨와 같은 반대자들이 있다. 맥윌리암 씨는 전체론적 방목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학술적 분석에서는 그 방법이 식물의 성장을 개선하거나 함축적으로 탄소를 격리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다고 한다. 새이버리 씨와 지지자들은 맥윌리암 씨가 인용한 그 연구는 전체론적 관리의 규정된 방법을 따르지 않았기에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 일환으로, 폴란 씨는 옥수수 사료를 먹이다가 적절히 소를 방목하는 것으로 전환하면 여러 혜택이 따른다고 강조한다. 탄소 격리는 토양비옥도와 보수력을 개선하여, 수확량과 가뭄, 홍수 등에 대한 탄력성을 높인다. 폴란 씨는 “나는 매우 특정한 종류의 지구공학 신자입니다. 그것이 생명의 모방에 기반해 있을 때 말이죠”라고 말한다. 즉, 그것은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다. “최첨단 기술의 개입보다는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기후변화와 토질, 식량안보와 같은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묘책이 될 수 있습니다.


폴란 씨는 “오픈 소스 탄소 격리”라는 접근법을 요구한다. 그는 그것을 가장 잘 적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데,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강조한다. 대기의 탄소를 추출하고 땅속에 저장하기 위한 광합성의 활용과 방목법의 개량이 “먹고 살면서 동시에 지구를 구할 수 없다는 제로섬”의 최악의 관점을 털어내도록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작지 않은 앞으로의 과제에 관한 우리의 정신을 고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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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비더미에 음식물 찌꺼기를 버리다 보니, 비가 와서 그런지 속부분이 좀 썩어가는 듯했다.

그래서 오늘은 퇴비를 뒤집기로 함.


사실 난 퇴비도 술렁술렁 만드는 엉터리다.

이걸 잘 만들려고 하면 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질소질도 팍팍 넣어서 고온으로 똭 발효를 시켜야 하는데, 난 그게 아니라 밭에서 풀이 나오면 나오는 대로, 집에서 음식물 찌꺼기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오줌이 모이면 모이는 대로 슬슬 섞어서 말 그대로 오랜 시간 뜸들이듯이 만든다.

그래서인지 솔직히 거름발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대신 흙은 좋게 만들겠다는 느낌은 든다.

이것도 느낌일 뿐 과학적으로 확답을 하기는 어렵다.


거름대가 있으면 좋겠으나 찾지 못하여 그냥 쇠스랑으로 한 번 슬쩍 뒤집어 보았다. 음, 좋구만!



퇴비더미를 뒤집으니 비에 노출되었던 부분은 빗물+음식물 찌꺼지가 섞이면서 썩는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을 건져서 마른 퇴비 위에 착 쌓고, 다시 그 위에 마른 퇴비를 덮어 켜켜이 쌓았다. 

이렇게 잘 뒤집어 놓고서 혹시 몰라 물을 몇 번 끼얹은 다음 가빠로 덮고 끝!

퇴비도 참 술렁술렁 쉽게 잘도 만든다. 


한 가지 확실히 좋은 점은, 집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를 돈을 들여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무지하게 좋다.

이를 통해 각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찌꺼기들이 텃밭 농사가 활성화되면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구를 살리고, 자원을 재활용하고, 경제를 살리는 첫 걸음... 그건 농사가 아닐런가 몰라.



퇴비더미를 뒤집는데 지렁이가 드글드글... 어후 징그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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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지렁이 분변토에 대한 뉴욕타임즈의 기사다.

지렁이 분변토로 축산 분뇨를 처리한다는 대목은 한국에서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올해(2013년)부터 한국도 가축분뇨의 해양투기가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지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자원화(축산퇴비)한다며 대규모 시설을 지었는데, 거기서 생기는 문제도 골치가 아프다. 자원화 시설이 지어질 곳의 주민들이 악취와 지하수 오염 등을 들며 반대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러한 대규모 자원화 시설의 주변에 가보면 냄새가 나기는 나더라.

대규모 자원화 시설을 짓는 데에는 경제성이란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그 크기를 조각조각 나누어 작은 규모의 지렁이 분변토 업체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이 기사를 보면서 들었다. 그렇게 분산된 만큼 기존 자원화 시설의 규모와 운영을 좀 줄여서 악취 같은 문제를 완화할 수는 없을까?


물론 분변토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한때 지렁이 분변토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적이 있다. 그렇다고 자세하고 깊게 파지는 않아서 어설픈 지식이긴 하다만, 지렁이 분변토를 사용해 보니 가장 큰 장점은 토양의 성질을 개선하는 개량제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거름기가 약하다는 데 있다. 한국의 토양은 화강암이 모암이라 그런지 거름이 잘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의 토양과 달리 거름기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그런데 지렁이 분변토는 그를 보완해줄 만큼 거름기가 세지 않다. 지렁이 분변토를 쓰더라도 함께 거름기를 좀 보충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전적으로 내 짧은 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것이니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일러주시길...


아무튼 미국에서도 지렁이 분변토는 매우 일부의 일이겠지만, 다양한 중소규모의 기업들이 벤처자금 등을 받으며 설립되어 운영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역시 사업가 정신의 나라답다. 이런 점이나 배울 것이지 한국은 이상한 점만 본받으려고 한다. 




퇴비 만들기 붉은줄지렁이는 캘리포니아 Sonoma Valley의 지렁이농장에서 분변토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오래된 닭장들을 따라, Jack Chambers 씨는 소똥과 수백 마리의 줄지렁이가 가득 찬 거대한 금속상자의 제국을 건설했다. 


“내 친구들은 모두 비행가와 배를 가지고 있다”고 전직 비행기 조종사인 Chambers(60) 씨는 말한다. “나는 지렁이 농장을 한다.”

스스로 "지하운동"이라 부르는 Chambers 씨의 20년의 투자가 성과를 올릴 것이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그가 선구자를 도와 제조한 생산물인 분변토라 부르는 지렁이가 만든 토양첨가물이 식물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 —다른 종류의 퇴비나 화학비료를 주는 것보다 더 활기차게 자라도록 돕고, 병해충에 강해지도록 만든다.

지렁이의 소화과정은 “미생물에게 정말로 좋은 배양기”임이 판명되었다고 하와이대학 원예학과의 Norman Q. Arancon 조교수는 말한다. 

그리고 지렁이가 배설할 때 빠르게 증식하는 이러한 미생물들은 토양생태계를 바꾸어 놓는다. 일부는 식물이 더 잘 성장하도록 뿌리에 유용한 질소를 공급한다. 미생물의 다양성과 숫자가 많아지면 토양의 병원균을 이기도록 한다. 

Arancon 조교수는 이와 대조적으로 인공적인 화학비료와 농약에 과도하게 노출된 토양은 미생물의 숫자와 다양성이 부족하고 질이 떨어지는데, 분변토의 미생물을 넣어줌으로써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와 사업가들은 지렁이가 다른 문제도 도와주기를 바란다: 목장이나 다른 축사에서 나오는 동물 똥의 처리. 

뉴욕 에이번에 있는 회사인 Worm Power는1년에 한 목장에서 나오는 똥 4535톤을 —젖소가 싸는 양의 약 40%— 1134톤의 분변토로 변환시킨다. 2003년 회사를 설립한 전직 지방자치단체의 폐기물 기술자 Tom Herlihy 씨는 벤처자금에서 600만 달러 이상과 주로 코넬대학에서 200만 달러의 연구교부금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 캘리포니아 북부 Chambers 씨의 Sonoma Valley Worm Farm 은 약 50만 파운드의 분변토를 생산했는데, 봄에 더 늘릴 계획이다. 그는 뚜껑이 달린 기다란 금속상자에 소똥과 30~40만 마리의 줄지렁이를 넣었다 —무게로 136~181kg. 지렁이가 활동하여 소똥을 좋은 피트모스처럼 보이는 비옥하고 무른 분변토로 만든다.

수백만 마리의 지렁이가 헤집고 다녀 완전히 부숙된 분변토가 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린다. Chambers 씨는 계속하여 2m 정도의 똥을 추가하고 1주일에 분변토 1m 정도를 얻는다. 완성된 분변토는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고 상자에서 한번에 들어낸다. 자리를 잡은 곳에서 몇 년이고 계속할 수 있다. 

소똥을 지렁이 상자에 넣기 전에 전 처리 과정을 거친다. 쌓아놓고서 풀씨나 대장균 같은 병원균이 죽을 만큼 자연적으로 뜨거워지게 한다. 

분변토의 특성은 화학비료나 퇴비와 다른점이 있다. “그건 재밌고 복잡하다”고 30년 이상 전 세계에서 분변토에 대해 가르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외부전문가 Rhonda Sherman 씨가 그 주제로 열린 연례회의에서 이야기했다. 

그녀는 “어떤 식물은 젖소의 똥으로 만든 분변토에 잘 반응하”고, “다른 식물은 음식물쓰레기 분변토에 더 잘 반응한다”고 말한다. 그 점이 다양한 식물에 맞춘 “전문 분변토(boutique composting)”를 낳게 했다.

미국 서해안의 회사인 California Soils는 재활용하기에 너무 짧은 마분지 폐기물을 부수는 데 지렁이를 활용한다. 종이를 붙이는 데 사용된 접착제는 지렁이에게 중요한 질소 공급원이 된다. “이건 견과류나 매실 농민에게 정말 좋은 제품이다”라고 회사의 대변인 Mitch Davis 씨가 말한다. 또한 호두나무를 괴롭히는 몰식자와 세균성 병을 억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찰스 다윈이 좋아하는 유기체로 지렁이를 꼽은 건 이유가 있다: 그들은 어떠한 것이라도 부술 수 있을 것 같다. 연구에 따르면 그들은 토양의 독성과 기타 중금속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지령이 분변토로 만든 다른 제품으로는 Chambers 씨가 통기장치를 사용하여 추출하여 때로는 tea라고 부르는 농축액이 있다. Arancon 조교수는 이 추출물의 1% 용액만으로도 분변토와 똑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코넬대학의 식물병리학자 Eric Nelson 씨는 어떻게 퇴비가 질병을 억제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는 Worm Power의 제품이 기존의 퇴비보다 더 효과가 좋은데, 아마 높은 균일성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핵심은 왜 이러한 미생물이 그런 일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라고 Nelson 씨는 말한다. 그러고 나서 아마도 그 작용기제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지렁이 분변토는 다른 퇴비의 약 10배의 가격으로 충분히 값을 매길 수 있다고 여겨진다.

아직도 업계에서는 이미지 문제로 골치를 앓는다. “뒤뜰에 귀여운 지렁이가 담긴 상자를 가져다 놓고 페기물을 처리하도록 하는 전략을 실행하게 하기가 어렵다”고 코넬대학에서 분변토를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따고 아리조나의 프레스컷 전문대에서 강의하는 Allison Jack 씨는 말한다. 

제품의 품질이 너무 다양하고 산업표준이 없기에 누구나 분변토 제품을 팔 수 있다.

한동안, 지렁이 사업은 사기꾼 천국이었다. 회사들이 농민에게 더 많은 지렁이를 키워 분변토를 생산하여 되팔 수 있다고 꼬시며 지렁이를 팔았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다단계 사기로 밝혀졌다.

그래도 분변토의 특성은 농민들에게 오랫동안 인정받았다. Napa Valley에 있는 Round Pond Estate 양조장의 포도밭 관리자 Jeff Dawson 씨는 자신이 10년 이상 써온 Chambers 씨의 분변토를 신뢰한다.

“포도를 심을 때 포도나무 한 그루의 구멍에 반 컵 정도 넣으면 포도나무가 훨씬 빨리 뿌리를 내려 안정된다”고  Dawson 씨는 말한다. “그리고 더 건강하게 자란다.”

이는 캘리포니아에 Cambers 씨의 고객 가운데 일부인 의료용 마리화나 재배자들도 그런 반응을 보인다. “그들이 현금을 안긴다”고 그는 말한다.




출처 http://goo.gl/0XW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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