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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서 보도한 오징어에 관한 아주 좋은 기사.

어린 시절, 외가가 강원도 묵호에 있어 여름방학이면 한 달 정도 묵으면서 오징어는 정말 지겹도록 보고 먹었다.

오징어배가 들어오면 집집마다 리어커로 받아다가 그를 손질해 오징어 건조대에 널어 말렸다. 건조대라고 해서 특별한 건 아니었다. 소나무로 된 통나무를 세우고 빨랫줄을 너댓 개 걸치는 식이었다. 몸통을 갈라 내장을 다 빼고 눈알을 떼어 버린 뒤 빨랫줄에 척척 걸어서 말린다. 어느 정도 마르면 모양이 잘 나오도록 다리에 대나무 조각을 끼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그때 기억이 떠오르며 코에서 오징어 말리는 냄새가 나는 듯하다. 햇빛에 반짝이는 오징어의 갈색 몸통, 바닥에 나뒹구는 오징어 눈알과 먹물통, 내장 등이 떠오른다. 묵호항 옆의 해변에는 늘 오징어 눈알들이 파도에 쓸려 왔다리 갔다리 했다.

오징어회, 반건조 오징어, 오징어 내장탕, 오삼불고기 등은 모두 내가 80년대에 맛보았던 지역 특유의 음식이었다. 이후에는 수도권에도 퍼져서 지금은 한번쯤 먹어본 음식이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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